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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les

[Paul in Seoul - Soundcheck]구입부터 그 역사적인 현장까지의 기록

세상에 이런 일도 생기는군요. Paul 이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고 가게 되는 날이.... 작년(2014년)에 공연 티켓까지 구매했으나, Paul의 건강 사정으로 공연이 취소되고 나서는 정말 Paul과 한국은 인연이 없나 했었고... 올해 다시 계획이 잡히고 예매까지 했지만, 정말 내 눈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걸 봐야 믿는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생겼네요.


2015년 2월 5일 PMC 공홈에서 공식적으로 Paul의 서울 공연을 발표했죠.


공홈에서 날아온 공연확정소식etix에서 날아온 Soundcheck 확인 메일


현카에서 공식판매 시작하기 전인 2월10일, 공홈을 통해서 미친듯한 광클 끝에 겨우겨우 Soundcheck Package 티켓을 구매했었습니다. 


사실 2009년 Good Evening New York City 공연을 갔을 때 G1 을 구입했을 때, 꽤 앞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좋아했는데, 저보다 더 앞에 앉는 특별한 티켓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길래 물어봤더니 별도 판매하는 이 'Soundcheck Package'라고 해서, 다음에는 꼭 이라고 다짐했었죠.


2014년에 무산될 때도 이 Soundcheck 를 구매했지만, 공연이 취소되고 오히려 돌려받는데 환손실도 보고 해서 좀 그랬었지만, 2015년에 또 다시 이걸 구매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건 바로, 옆 사진의 공연 1주일 전 안내 메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무대 앞 3~6열 자리를 확보해줌과 동시에 사전 리허설(Soundcheck)를 참여할 수 있고, 또 여러가지 공식 공연 상품과 특별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이었죠.


Soundcheck 확인용 팔찌입장 후 일부 뜯어가버린 공연 티켓



공식 프로그램북Soundcheck 참가자 전용 Ticket가방



5월 2일 공연 당일, 8시에 예정된 공연 대비 무려 6시간이나 이른 2시부터 Soundcheck 구매 관객은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티켓박스 근처의 Information에서 모여서는 일정 인원이 모이는대로, 다들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서 Soundcheck를 위한 별도의 Reception 장소로 이동했죠. 그러면서, 중간에 일단 소지품 검사와 위의 라미네이트 티켓 목걸이를 받고, Reception 입구에서는 별도의 가방, 그리고 그 안에 든 공식 프로그램북을 받았답니다.



Soundcheck 입장 대기줄Soundcheck 리셉션 장소Soundcheck Reception이 있던 그 복도.



이 Reception 장소는 Soundcheck 전후에 계속 있으면서 여러가지 다과 및 저녁 식사까지 제공받는 장소였습니다. 자리에 잡고 앉아서 이것저것 둘러봤는데, 일단 무엇보다도 일본인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의 공연인데 한국 분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더랬죠. (장기하C가 있었다는데, 내부가 좀 어두워서 못 알아봤습니다.)


Soundcheck 전에 간단한 다과가 제공되어서 빵이랑 과자 그리고 음료수(및 맥주/샴페인)를 가져와서는 조금 요기를 하고, 그리고는 별도의 Photowall 앞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기다렸드랬죠.





그렇게 기다리기를 무려 2시간, Soundcheck가 시작되리고 한 4시가 될 때까지 옆자리 일본 아주머니의 수다를 들어가면서(듣고 싶어 들은 거 아니에요)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SLO Staff(Soundcheck 운영 회사)가 나와서는 Paul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Soundcheck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에.... 구매 안내 메일에서 당일 사정 또는 Artist의 사정상 Soundcheck를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던 문구가 생각나서 불안에 떨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고는 얼마나 지났을까, 개인적으로는 정말 몇 일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던 한 10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아까의 그 Staff가 나와서는 이제 곧 Soundcheck를 보러 갈 거니 입장 준비하라는 말에 심장이 두근두근. 그러고는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달리지 말라는 Staff의 말에도 좋은 자리를 잡고 싶은 마음에 좀 달리다가 바로 외국인 Staff에 지적질 당했죠. ㅠㅠ




자리를 잡고 보니, 무대에는 Paul을 제외한 Brian, Abe, Rusty, Paul Wickens 등이 먼저 사전 조율을 하고 있었습니다. Abe는 Temporary Secretary를 Rusty와 맞춰보고 있었고 205블럭 뒤의 Sound Engineering HQ와 대화를 나누더군요.



그렇게 사전조율 하는 사이 SLO의 Soundcheck 안내자인 Shelly가 나와서는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이야기하면서 지나갔습니다. Paul이 Soundchecker들의 반응에 따라, 한 두곡 더하기도 하고, 여러분들이 소리쳐주고 반응하는 걸 너무나 즐긴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박수치고 소리 지르라면서..... 그러곤 또 하나의 기념품을 나눠주더군요.



Shelly



또 하나의 기념품. 기타피크




Sir Paul!!!!Sir Paul!!!!


 그렇게 설명을 듣는 사이, Sir Paul 입장. Soundchecker들은 미친 듯이 소리쳤습니다. (저도 잠깐 정신이 나갔던듯)


Band Crew 들과 반갑게 인사하시고는, Soundchecker 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 '안녕하세요' (헉, 눈물이.....)


그리고는 첫 곡인 Matchbox를 필두로 Soundcheck를 시작했습니다.






첫 노래가 끝나고는 Paul이 'Korea~, What's Up?' 라고 외쳐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Matchbox를 부를때부터 몰래(--;) 녹음을 했는데, 녹음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막 소리 지르고, 앞 사람하고 얘기 나누고 또 다른 앱 실행하고 하다 보니 음향 상태가 영 엉망이네요. 혼자. 그 때 분위기를 느끼기엔 좋은데..... 공유하기에는 참.


그 녹음 파일을 다시 들으며 그 때 생각하고 글을 쓰는데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요.


일단, 전체 Setlist는 다음과 같습니다.


1. Matchbox

2. Honey Don't

3. Letting Go

4. Got to Get to Into My Life

5. C Moon

6. Let Them In

7. San Francisco Bay

8. Hope of Deliverance

9. Midnight Special

10. Ram On

11. Bluebird

12. Lady Madonna


신나게 Honey Don't을 부르고 나서는, 신청곡이 들어왔다면서 Letting Go를 시작하셨네요.


Got to Get to Into My Life 까지는 Hofner Bass를 들고 있다가,  C Moon부터는 Piano로 악기를 변경하고는 다시 Setlist를 시작하셨습니다.





Let Them In을 부르시고 나서는 다시 통기타로 악기를 바꾸시고는, Soundcheck Crew인 Shelly가 이야기했듯이, 정말로 Paul이 Shelly를 위한 노래라면서 'San Francisco Bay'를 노래하기 시작했고, Shelly는 신나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Bay Area 출신인 저도 'San Francisco Rules'를 외쳐대면서 즐겼습니다.



SF Bay를 부르고 나서는 음향을 체크하시면서, 다음 곡은 'Hope of Deliverance'라시면서, 같이 부를까요? 혹시 노래 아는 사람?'이라고 하시더니 Soundcheckers 중에 한 명이 손을 들고 외치자 Paul 경이 앞으로 데리고 오라고.... 진짜 그 분을 데려가더군요. Bruce라고 하는 프랑스인이었는데, 이 공연 보러 한국에 왔다고 그러더라구요. 얼마나 Bruce 가 부럽던지.....



노래가 끝나고 나서 Bruce라는 친구가 내려가자 Paul이 '한국사람인 줄 알았네'라고 조그맣게 말하시는데, 정말로 한국 분이 올라갔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Midnight Speical을 부르시기 전에는 기차에 관한 노래라고, 여러분과 저는 지금 감옥에 있고, 이 기차를 타면 감옥에서 나갈 수 있다면서 노래 설명을 해주시고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가사는 If you're ever in Houston 인데 이걸 Korea라고 바꿔 불러주셨어요. 근데, 한국 분들이 별로 없으셔서 환호성은 없었답니다. ㅠㅠ


그 뒤엔 Magic Piano를 체크하시더군요. 그리고는 본공연에서도 불렀던 Lady Madonna를 마지막으로 Soundcheck는 끝났습니다.



Soundcheck 끝나고 돌아오는 게 아쉬워 일부 팬들이 소리 높여 Paul을 불렀지만 Band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돌아보진 않더군요. 그나저나 이 Soundcheck를 보는 동안 앞자리에 서 있던 일본인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복장부터가 Sgt. Pepper 앨범의 Paul이 입은 파란색 군악대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왔던 중년의 아저씨였는데, 제가 옷이 멋있다고 Paul 꺼 직접 만든거냐고 말을 거니 신이 나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해주더군요. 부도관에서 할 때 그 옷을 입고 아들과 함께 갔는데, 아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 했는데, 공연 끝나고 나서는 자기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면서 자랑스러워 하고, 또 부도관, 오사카 공연을 갔는데 그 모두가 다 Soundcheck 였다고... 그런데 식사 제공은 안 해줘서 가격이 한국보다 많이 싸다라고.... 그리고 늘 일본은 실내 공연이었는데, 한국은 야외 공연이라 너무 기대가 된다면서... 그러면서 자기가 찍은  Paul의 공연 사진을 보여주더니 그 중 2 장을 제게 선물이라면서 주더군요. (^^)




Soundcheck의 감동을 뒤로 한 채 다시 Reception 장소로 돌아가니 이제 저녁 식사가 제공이 되더군요. 채식주의자인 Paul의 취향이 드러나는 그런 뷔페식 저녁이었는데, 정말로 고기는 하나도 없더군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심지어 생선류도 없는... 기억에 남는게 한국이라 그런지 나물비빔밥(나물은 아니고 당근이랑 뭐 2가지 채소 정도)이 있었고, 버섯 볶음밥, 샐러드 류와 으깬 감자, 파스타, 익힌 채소, 미트볼 아닌 베지터블볼 등이 있었드랬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꽤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식사를 즐기면서 Staff에게 물어봤더니 7시 40분까지 식사 즐기면서 공연장이랑 맘대로 왔다갔다 해도 된다고 해서, 밥 먹다가 운동 겸 공연장 산책 갔다 오고 뭐 그러고 있었드랬죠. 그리고, 식사 제공이 마무리 될 무렵, Reception 장소 내의 포스터를 사람들이 하나둘씩 떼서 가져가길래 저도 급하게 달려 가서 2장을 챙겨 왔드랬습니다. 그러고는 한 장을 마주보고 앉아있던 노란색의 Live and Let Die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일본 중년 여성 팬 일행 2분께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평소 일드 보면서 어줍잖게 알게된 일본어로 얘기 조금 나누고는 바로 본 공연이 열리는 운동장으로 다시 나갔드랬습니다.




제 자리인 104블럭 5열에 가서 앉으니 또 옆자리는 일본인. 그리고 이미 팬클럽에서 자리마다 놔둔 'NA'와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보고는 이 일본인에게도 이벤트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세번의 이벤트에 대해서 일본어 영어를 섞어 가며 설명을 해줬더니 일본인 치고는 유창한 영어로 고맙다고 답해주면서는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눴습니다. 2015년의 일본 전 공연을 다 다녀왔는데, Soundcheck가 가고 싶었지만 한국과 달리 일본은 신청자 중 추첨이라 원래 가격은 800불 선이지만 Auction에 가면 이 티켓이 2만불(다시 물어봤드랬습니다. 2천이 아니고 2만이냐고... 그랬더니 2만도 봤다고 하더군요)에도 판매가 되는지라, 그냥 일반석을 사서 봤는데, 꼭 Soundcheck로 보고 싶어서 한국으로 왔다고... 그러면서 2013년 공연부터 모두 8번을 봤다고 하더군요. 2003년에 오고 10년만에 일본에 왔는데, 이후로는 두 번 다시 못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조건 간다고 하는 일본인 부부를 보면서 나의 덕력은 아직도 모자라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후 공연은 여기저기에 많은 후기들이 남겨져 있고 동영상도 많이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2009년 NYC 공연하고 비교하면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실 Setlist나 무대 연출만 보면 2009년의 Good Evening New York으로 시작된 Summer Live 09나 On the Run, 그리고 지금의 Out There는 거의 유사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본 Citi Field나 잠실은 모두 야외이다 보니 더욱 더 유사해 보였구요. Setlist 상에서 몇 곡 정도 달라지는 것 빼고는 큰 차이도 없구요. George를 추모한다면서 우클렐레에 Something을 부르는 건 동일했지만... Citi Field는 이 구장의 개장 공연이기도 하면서 British Invasion의 상징인 Shea Stadium 공연과의 연속성 때문에 66년 당시 불렀던 I'm down을 불렀다는 점, 그리고 이 New York이라는 곳이 John Lennon이 미국 생활을 하면서 지냈던 곳이기 때문에 John에 대한 노래 구성이 더 많았었습니다. 잠실에서는 Here Today 한 곡이었지만, New York에서는 A Day In The Life 에 John의 노래인 Give Peace A Chance 를 부르면서 V 표시를 했던 게 절 펑펑 울게 만들었었죠.


하지만, 그런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제겐 한국 공연이 더 좋았던 건 Soundcheck 때문 만이 아니라,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6년 전의 Paul의 목소리가 좀 더 힘이 있어서 NYC 공연이 더 좋아야 하지만, Paul의 공연을 자주(?) 본 미국 팬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흥얼거리는 수준이었다면, 한국 팬들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Paul의 공연에, 마치 내일은 더 이상 없을 거라는 듯이, 왜 이제서야 한국에 왔냐는 한풀이를 하듯 했죠. 저도 그점에서는 마찬가지였구요. 그런 간절함이 느껴졌는지, 그리고 그 간절함을 드러내는데 훌륭한 기재가 되었던 한국 비틀즈 팬클럽에서 준비한 이벤트들이 Paul과 그 Band들에게도 전달이 되어서 더욱 더 멋진 공연으로 바뀌어 갔구요.




Paul이 목 메어 하며 Too Good 을 외치고 대박을 외치고 할 때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에서 눈물이 주르르.....


Ringo의 공연도 보고 조용필 형님의 공연도 보고 나름 버켓 리스트에 해당되는 공연 포함 참 많은 공연도 보고 했지만, 한 Artist의 두번째 공연을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두 번 다시 이런 공연을 또 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고 벅차고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이미 2일 전의 일이지만 제겐 남은 평생 절대로 잊지 못할, 눈만 감으면 그 실황이 전개될 거 같은 그런 일생일대의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발, 다시 한 번 한국에 돌아와서 공연해주시길 빕니다. 아니, 다시 한 번 어디에서라도 Paul의 공연을 또 보고 싶은 맘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