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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소회(素懷)

여러 가지 이야기

1. 어제 파견 온 곳의 간부급 직원들의 회식에 나도 끌려갔다. 나도 명색이 본사에서는 간부급이니까...

근데 아직 난 간부급하고 어울리기엔 너무나 먼 거리가 있나 보다. 여가로 골프를 즐긴다는 이야기부터 해서... 가장 나이 차이 적은 과장님과 4살차이이고... 대부분 학부형이고.... 여전히 난 이런 자리는 어렵다. 아직 철이 안 든 건가...

2. 각 주요 일간지에 그룹 R&D 투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대부분이 여기 얘기지만 그 귀퉁이에 적힌 전자재료는 전적으로 본사에만 해당하는 얘기고 그 중에서도 전적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 얘기다. 여기 사람들이 다 그런다. 이제 여기는 다 큰 거대 공룡 조직이라 정말 출세의 길은 좁다고... 거기에 비해 나는 이제 커 가는 조직에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 잘만 하면 '별'은 문제 없을 거라고... 음.. 군대서 못 딴 별 여기서 따 볼까... 근데 내가 이런 정치적인 조직에서 버텨낼 수 있을까?

3. 정치는 모르겠지만 술 좀 하고 생긴게 허술해서 상대방을 잘 무장해제시키나 보다. 여기 사람들이 날 되게 좋게 봐준다. 솔직히 너무 정들까 겁난다.

4. 오늘 상사가 시켰다는 이유만으로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일을 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걸까... 상사에게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지만, 또 하라 그러면? 처음이 어렵다고 하지 한 번 한 거 두 번 못 하겠냐라는 생각이 오늘 하루 종일 날 자괴감에 빠트린다.

5. 간만에 입사 동기이자 대학 후배를 만났다. 소문이 무섭고 정치가 무섭더라. 난 본사에서는 아주 대단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 그래서 잔업비 못 올린다고 툴퉅 댔더니 그런 걸 나한테 줬구나... 제길... 역시 나도 돈만 밝히는 속물이 되는 건가...

6. 나한테도 직속 부하 직원이 생겼다. 여기로 또 한 명이 내 신세가 되기 위해 왔다. 불쌍하다. 내가 겪은 고민을 그 녀석을 다 겪을 생각을 하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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