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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24]Axis & Allies:Europe(2000)

디자이너: Larry Harris
제작사: Avalon Hill/Hasboro
인원수: 2~4인
소요시간: 3시간 이상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플레이어간의 경쟁이라고 한다면 그 정점에는 '필요악'이라고 불리는 전쟁 게임이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국지의 제갈량이나 조조, 사마의 또는 주유가 되어 한 나라의 군대를 지휘하는 상상을 다들 한 번씩은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삼국지가 '남자들의 로망'을 부추긴다면, 서양의 보드 게임에서는 가장 최근에 발발했던 제 2차 세계 대전이 그런 역할을 하는지 전쟁을 소재로 한 전략 게임의 50% 이상이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포함되는 유일한 '대전'이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요...

Axis & Allies: Europe 역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차 대전'을 소재로 하여 발매된 보드 게임으로 원래 Axis & Allies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던 보드 게임을 전 세계에서 유럽으로 전장으로 한정시키고 룰을 조금 더 보충한 시리즈 물의 하나입니다. Axis & Allies: Europe의 제작 배경은 물늑대님의 홈피에서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전장이 유럽으로 한정된 관계로 연합국은 영국, 미국, 소련, 그리고 동맹국으로는 독일만이 나옵니다.(이태리는 그냥 독일 점령지로 표시되더군요.) 2인에서 4인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며 몇 명이 하던지 간에 독일만은 한 사람에게 할당됩니다. 당연하겠죠... 왜냐면 게임은 독일 vs. 나머지 국가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게임 목적도 예상하시다시피 독일의 패망(베를린 함락)이나 또는 연합국 중 한 국가의 패망(수도의 함락)이 됩니다.

게임 시작은 독-소 불가침 조약을 독일이 기습공격을 감행하면서 위반하는 순간부터입니다. 전쟁 보드 게임이지만 규칙은 간단합니다. (룰북이 두꺼워서 겁이 좀 나는데 대부분 예시 사항뿐입니다.) 각각의 육해공 Unit에 대해서 명중굴림수가 정해져 있으며-이것도 친절하게 따로 미니보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두가지 예외 규정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턴에 부대를 이동시켜 상대방과 주사위를 굴리면서 서로 포화를 나누면 됩니다.(^^) 명중 굴림수가 나오면 상대방의 Unit 하나를 부서뜨린 것으로 간주하며 어느 한 편이 전멸할 때까지 계속 주사위를 굴립니다. 각 지역을 점령하게 되면 그에 따라 생산력이 증가하게 되며 생산력에 따라 얻어진 수입으로 필요한 Unit을 생산한 후 자신의 턴에 부대 이동을 통해 적국과의 전투를 끝내면 새로이 생산한 Unit을 보급지에 배치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계속 턴을 진행하여 어느 한 국가가 패망할 때까지 진행합니다. 물론 중간에 지쳐 항복하는 경우도 포함합니다.



간단한 규칙에 비해서 게임 내용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단 님께서 한 나라의 수반이 되어서 또는 참모총장이 되어서 전쟁을 수행한다고 생각하시면 아마 간단할 겁니다. 상대적으로 좁아진 유럽이라는 공간에서 다방면의 전선을 걸쳐 전투를 수행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많아집니다. 거기다 주사위 신의 장난도 약간 들어가죠. 하지만 전쟁 역시 전쟁의 신 아레스가 도와 줘야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보드 위에서 유닛들을 직접 이동시켜 가면서 전쟁을 한다는 점입니다. 영화 같은 데 보시면 작전 상황실 같은 곳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 전선과 군대 배치가 직접 눈으로 보이고 상관이 지시하면 그게 '사사삭~' 하고 이동되는, 또는 집 지하실에 어느 특정 지형 모형을 만들어 놓고 말들을 배치하여 막대기로 삭 밀며 전쟁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기분을 이 보드 게임을 통해서 즐겨 보실 수 있다는 얘기죠. 물론 초기 배치할 때와 이동해줄 때마다 번거로움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직접 '2차대전'을 시뮬레이션 해 본다는 즐거움에 비교하면 그 정도 쯤이야..



다른 게임에 비해 초기 배치가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지도(보드)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깔끔하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유닛은 게임을 더 할 맛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다른 전쟁 게임에 비해서는 간략화된 유닛 및 전투 규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상황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놓았습니다. 2차 대전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 해 보신다면, 역사 속의 사실을 직접 확인하면서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만약 히틀러가 ...와 같은 선택을 했다면' 이라고 가정했던 일들도 직접 해 보시면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좀 더 사실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게임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면 'Historical Rule'이라는 이름의 수정된 규칙이 존재합니다. 즉, 그만큼 많은 전쟁 보드 게이머들이 사랑하는 명작이라는 얘기죠. 전략 보드 게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명작입니다. 시리즈 물로는 태평양 전쟁을 다룬 Axis & Allies: Pacific이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게임이므로 둘 중 하나 골라서 전쟁 게임의 맛을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