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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71]삼국이야기(2003)

제작사: 게임 엑스포(제작사)/다고이(유통사)
인원수: 2~4인
소요시간: 30~45분


보드 게임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으로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아마 언어 문제일겁니다. 그나마 룰 북에만 영어가 적힌 경우는 괜찮습니다만 카드나 보드 상에 설명이 원문으로 적힌 경우에는 외국어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괴로움으로 다가오게 되죠. '놀려고 왔는데 여기서도 영어 공부를 해야 된단 말야!'라고 버럭 화를...^^:

그런 의미에서 이 글에서 소개할 게임은 게임이 발매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


'삼국 이야기.' 삼국지가 아니라 우리 나라의 옛날 삼국 시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보드 게임입니다. 다른 것보다 게임 내용물에 적힌 텍스트가 외국어가 아닌 한글이 적혀 있다는 게 반갑고 적어도 사전을 뒤질 필요 없는 아는 사람, 아는 지명이 나온다는 게 반갑습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내용물의 질이나 Text의 세련미등에서는 수 십 년을 제작해 온 외국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군요. 이런 건 예상했던 문제라고 생각하고 바로 게임 얘기로 들어가 보도록 하죠 게임은 크게 두 페이즈로 나뉘어서 진행되고 페이즈에 따라 사용되는 보드는 나뉘어집니다. 일단 '세력판'이라고 불리는 보드를 사용하는 라운드가 먼저 진행됩니다. 이 때에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손에 쥐고 있는 세력 카드 또는 이벤트 카드를 최대 2장까지 사용하고 추가로 원한다면 1장의 카드를 버린 후 5장으로 손을 채웁니다. 해당 라운드는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진 삼국의 칸에 플레이어들의 말들이 다 배치될 때까지 진행됩니다.

세력 카드라고 불리는 카드에는 나라, 분야, 힘이 나타나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세력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에 해당되는 위치에 자신의 말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누군가가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그 자리는 현재 놓여진 카드보다 힘이 센 카드가 놓여지지 않는 한 다른 플레이어가 카드를 놓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턴에 사용하는 2장의 세력 카드를 조합해서 더 큰 힘을 가지는 조합을 만들어도 됩니다. 또는 손에 쥐고 있는 이벤트 카드를 사용해서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 올 수 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당 라운드를 진행하다가 세력판의 모든 칸에 말들이 배치되면 그 즉시 점수 계산 라운드로 넘어갑니다. 이 라운드에는 삼국의 지도와 그 테두리에 점수 트랙이 그려진 보드를 사용합니다. 마지막 말을 배치한 플레이어의 옆 사람부터 전 라운드에 세력판에 배치했던 자신의 말을 지도 상에 해당되는 국가에 배치합니다. 이 배치는 처음부터 차례대로 빈칸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해당 칸에는 점수가 적혀 있습니다. 이 점수를 말의 종류에 따라 장군 점수-지도 테두리를 도는-를 이동하거나 또는 문화 점수-보드 아래쪽-를 변화시킵니다. 문화 점수 트랙을 이동할 시에는 트랙에 적힌 숫자만큼 그 즉시 장군 점수를 늘리거나 문화 카드를 획득하여 그 즉시 실행합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말의 배치가 끝나면 세력판의 카드들을 모두 치우고 새로운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게임은 한성이 점령되면 종료되고 이 때 마지막 배치를 끝낸 후 장군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문화 점수의 마지막 위치에 따른 점수 변화도 감안해서 마지막 점수를 계산합니다. 3갈래의 트랙을 따라 진행되면서 점수가 주어지고 게임 종료 조건이 가까워진다는 점에서는 경주 게임을 약간 연상시킵니다. 그리고 카드를 통한 말을 배치한다는 점에서는 카드가 적어도 세력 카드의 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긴 좀 어렵다는 인상입니다. 하지만 말의 배치 순서에 따라 획득하는 점수가 달라지고 문화 점수가 장군 점수에게 종속되긴 하지만 마지막에 가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카드가 많이 사용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카드의 질이 별로 안 좋았다는 게 내용물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외국 게임과 비교해서 크게 흠 잡힐 게 없고 오히려 게임 시스템 면에서 참신했습니다. 한 번 쯤은 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