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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19]War of the Ring(2004)

제작사: Fantasy Flight Games
인원수: 2~4인
소요시간: 3시간


일단 세부적으로 게임을 설명해 들어가면 글이 길어질 거 같으니 감상부터 쓰고 시작하겠습니다. 


세세하게 구분해 놓은 유닛과 캐릭터의 피규어와 반지 팬이라면 제목만으로도 감동받을 카드는 만족스럽습니다. 유닛과의 크기를 맞추기 위해 보드가 좀 크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쉽다고나 할까요. 



게임은 내용물에서 보시다시피 시스템 자체도 소설의 내용을 잘 살렸습니다. 추후 아래서 상세한 기술이 있겠지만, 반지 팬이라면 소설을 새로 쓴다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전쟁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기존의 주사위 전쟁 게임에 추가적으로 포함된 시스템들에 의한 변화를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적인 군대 및 전투와 관련된 규칙은 기존의 명중 굴림수 주사위를 사용하는 게임과 유사합니다. 명령 수행에 있어서 또 다른 주사위 결과를 사용하는 게 핵심적인 차이점이며, 이 결과를 이용해서 카드를 통한 명령 수행을 한다는 점은 또 다른 주사위 전쟁 게임인 Battle Cry를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게임 제목이 'War of the Ring'이어서 전쟁 게임임을 당당히 밝히지만, 이는 암흑 세력 플레이어에게 좀 더 다가오는 문구이고, 적어도 자유민 플레이어에게는 반지 원정대의 임무를 어떻게 훌륭히 수행하느냐라는 의미에서 Knizia의 'Lord of the Rings'을 칼 들고 설치는 Sauron 확장판을 추가한다는 느낌이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그럼 세세하게 살펴보죠.


게임의 진행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바로 적의 허를 찌르는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원정대' 파트와 Middle Earth을 지배하고자 하는 Sauron과 이를 막으려는 자유민들간의 '전쟁' 부분입니다. 이 두 파트는 게임 턴을 이루는 전체 6 단계에 골고루 버무려져 있어서 따로 나누어 설명하기가 참 애매합니다만 일단은 이렇게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원정대' 부분입니다. 반지 원정대의 진행 상황과 반지 소유자(프로도)의 타락 정도는 보드 상단의 원정대 진행 트랙 위에 놓은 진행 마커와 타락 마커로 표시가 됩니다. 원정대는 사우론과 암흑 세력의 눈을 피해 비밀스럽게 전진해 나가야 하죠. 이 점을 게임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피규어로 나타나지는 원정대의 위치는 마지막으로 원정대가 위치를 밝힌 곳에 놔두고 액션을 통해 원정대가 이동할 때마다 진행 마커를 한 칸씩 전진하여 현재 밝혀진 위치에서 어느 정도 멀리 이동했는지만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원정대가 이동할 때마다 암흑 세력은 추적 시도-주사위 굴림-를 행합니다. 원정대가 한 턴에 여러 번 움직일수록 이 명중 굴림수는 이동한 숫자만큼 낮아지게 되므로 원정대가 무한 질주해서 게임이 금방 끝나는 걸 막아주는 안전 장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추적이 성공하면 원정대가 입게 될 피해를 표시해 둔 추적 타일을 뽑습니다. 뽑힌 타일의 피해는 타락 수치의 증가 또는 원정대 중 한 명의 죽음 중 하나를 자유민 플레이어가 선택하게 되며, 추가로 현재 위치를 강제적으로 밝혀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위치가 드러나면 다시 숨지 않는 한-마커로 상태 표시- 원정대의 추가 이동은 막히게 됩니다. 


'원정대'는 사우론과의 '전쟁'에도 영향을 줍니다. Middle-Earth의 각 국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Sauron과의 전쟁에 나서길 꺼려 하고 있습니다. 뱀혓바닥에게 정신이 나가버린 세오덴 국왕이나 아들의 죽음에 판단력을 잃어 버린(영화에서는 아예 섭정 자리에 목숨 건 걸로까지 묘사된) 곤도르의 섭정 데네소르, 그리고 인간의 약속을 믿지 못하는 리벤델의 엘론드를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이러한 국가의 상태는 보드 오른쪽의 정치 트랙에 나타나 있으며 위치 뿐만이 아니라 마커의 앞 뒷면에 의해서도 세부적인 구분이 들어갑니다. 아무튼, 이들 국가는 게임 초기에는 군대와 관련된 일반적인 명령(소집, 이동, 공격)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즉, 자유민 플레이어는 초기에 할 수 있는 액션에 제한이 많이 생깁니다. 


따라서 이들 국가를 전쟁에 참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 트랙 상에 서의 위치를 전진시킴과 동시에 각 국가에 동기 부여-활성화, 마커를 뒤집음-를 줘야 합니다. 동기 부여가 안 되면 마지막 상태인 '참전 선언'으로 내려갈 수가 없어서, 제약을 계속적으로 받게 되죠. 이 동기 부여의 한 방법이 바로 '원정대'가 해당 국가의 도시나 성채에 가서 자신의 위치를 자발적으로 밝히는 겁니다. 무책임한 행동이죠. '나 여기 있으니 나 잡아봐라'라고 사우론에게 알려주고 '원정대'와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사우론의 미움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끌려 나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거죠. ^^: 하지만 원정대는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해당 국가에 동기 부여를 함과 동시에 반지 소유자를 치료해서 타락 수치의 감소도 얻는 1타2피의 효과를 얻습니다. 



플레이를 해 본 결과로는 '동기 부여'를 받는 다른 방법으로 암흑 세력의 해당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있는데, 전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사우론 플레이어와 게임을 한다면 이 '동기 부여' 없이도 활성화가 쉽게 이루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주요 성채를 영토로 가진 곤도르, 로한, 엘프의 경우엔 말이죠. 즉, 소유자의 치유의 효과 정도로 반감되지 않나 싶습니다. 뭐, 제대로 된 군사 행동을 하고 싶어하는 자유민 플레이어라면 원정대의 선언 말고도 아래의 방법도 가능합니다만 이는 반지 소유자를 좀 더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이라...


이 동기 부여는 원정대에 포함된 각 캐릭터들의 공통된 특수 능력이기도 합니다.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원정대에 함께 있는 경우에는 단지 피해를 대신 입어주는 몸빵 역할만을 수행하지만, 자발적으로 원정대를 떠나게 되면(뭐 소설에는 우루크하이의 추적에 의해 뿔뿔이 흩어진 거지만) 각자 해당되는 국가-각자의 캐릭터 카드에 표시되어 있음-에 들어가 해당 국가에 동기 부여를 하는 겁니다. 보로미르가 곤도르로 돌아가 '아빠, 나 우루크하이한테 쫓기느라 무서워 죽는 줄 알았수, 복수해줘!' 뭐 이런 식으로 생떼 쓴다고나 할까요. ^^: 그리고 이렇게 한 번 분리된 캐릭터들은 각 전투의 야전사령관으로 참여해서 '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되죠. 


따라서, 자유민 플레이어는 원정대의 진행과 구성에 있어서 캐릭터를 내보내서 군사적 잇점을 취할 것이냐 아니면 곱게 원정대 안에 숨어서 때가 되면 알아서 몸빵이나 하면서 프로도와 샘을 지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죠. 한 번 떨어져 나간 동료는 다시 원정대에 복귀할 수 없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 보면 마지막 전투가 끝나고 반지가 파괴되어서야 겨우 살아남은 이들끼리 재회하던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암흑세력의 플레이어는 이 원정대의 진행에 있어서 앞서 언급한 액션 주사위를 좀 더 많이 배분해 원정대에게 겁주는 정도의 일밖에는 원정대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배치하면 전쟁을 수행할 액션 수가 줄어드니 잘 분배해야 하죠. 무식한 오크들을 데리고 원정대를 추적하려다 보니 뭔가 계획적으로 쫓아다니지는 못하고 그냥 쪽수로 밀어 부치는 거죠 뭐.


앞서 언급한 부분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샘을 따라가는 부분으로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소설 '반지의 제왕'이 아닌 영화 '반지의 제왕'의 묘미는 펠렌노르 평원 전투와 같은 광대한 스케일의 전투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거죠. 자 그럼 이 펠렌노르 평원 전투를 재현하기 위한 게임 '반지 전쟁'을 살펴 보겠습니다. 


전쟁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는 겁니다. 이 제약 조건을 설명하는 세세한 규칙 때문에 '간략 규칙'부터 하라고 디자이너가 손수 부탁하게 만든 이유라고나 할까요.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초반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에게 제약된 액션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에 있어서도 제약이 있습니다. 바로 주사위 운이라고 불평할 수 있는 액션 주사위를 이용한 액션 수행 방식입니다. 


원하는 액션 중 아무 것이나 취하는 기타 전쟁 게임들과는 달리 '반지 전쟁'에서는 기본적으로 특정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되는 액션 주사위 결과가 나와줘야 합니다. 소집을 하기 위해서는 소집 주사위 결과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군대 주사위나 캐릭터 주사위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해당 턴에는 이벤트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한 액션을 수행할 수 없다는 거죠. 



와중에 기본적으로 자유민 플레이어는 암흑 세력보다 더 적은 수의 액션 주사위를 가지고 게임을 임합니다. 따라서, 한정된 액션으로 원정대와 전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거죠. 서로 턴을 주고 받는 방식에서 맘대로 액션을 고르는 것보다 이렇게 주사위 숫자로 일단 원정대의 수세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거기에 여러 가지 이유-자유민 간의 불화나 자원적 압박-로 인핸 액션 선택의 제한을 주사위 굴림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사위 운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좋은 시스템 선택이 아닌가 봅니다. 이벤트 카드의 활용-카드운이라고 반박하시면 또 할 말 없습니다만-만 잘 한다면 제한된 액션에서 일반 규칙을 위배하는 액션을 통해 뜻하지 않은 이득도 얻을 수 있습니다.


군대 유닛의 기본적인 이동과 소집 방법은 다른 전쟁 게임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중간계의 어려운 자원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한 번에 배치 가능한 유닛 수와 한 지역에 놓을 수 있는 유닛 수는 제한됩니다. 또한, 암흑 세력은 무한한 유닛의 재사용이 가능-우르크하이를 막 찍어내던 걸 생각하시라!-하지만, 자유민 세력은 한 번 제거된 유닛은 게임에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또 다른 제약을 얻습니다. 즉, 어케든 잘 버티고 호빗 녀석들이 제발 '로또 당첨' 하길 빌라는 거죠. ^^;


전투는 여러 번의 전투 라운드로 진행됩니다. 매 전투 라운드마다 해당 라운드에만 적용되는 전투 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전투는 주사위에 의해 결정됩니다. 유닛 수에 따른 전투력에 의해 굴릴 수 있는 주사위 수가 정해지고 리더 유닛이나 캐릭터 유닛에 의해 다시 굴릴 수 있는 주사위가 정해집니다. 이 주사위 수에는 최대치를 둠으로써 한 지역 내 배치 가능한 유닛 수의 제한과 함께 사우론의 무한정 유닛 뽑기 신공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즉, 적은 자원의 자유민에게도 전투에서 희망을 주는 부분이죠. 다시 굴리기까지 끝나면 각자 상대방의 명중 굴림수에 해당하는 만큼 유닛을 제거합니다. 


정규 유닛과 엘리트 유닛의 차이는 단지 체력-완전 제게에 필요한 명중 굴림 주사위 갯수-뿐입니다. 한 쪽이 전멸하거나 매 전투 라운드가 끝날 때 양 측은 후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형의 영향에 의해 명중 굴림수의 변화가 생기며, 성채의 경우에는 수비군이 야전 또는 농성전을 선택해서 전투의 진행방식에 약간의 변화가 오기도 합니다. 캐릭터들의 활약이 펼쳐지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이 전투 라운드입니다. 



이제 그럼 정리하는 과정으로 게임 진행 단계를 살펴 보겠습니다. 


6단계로 구성된 게임의 첫 단계는 이벤트 카드의 뽑기입니다. 각자 2가지 이벤트 카드 덱에서 한 장씩 카드를 가져 오죠. 당연히 핸드 제한이 있습니다. 두번째 단계는 원정대 단계로 자유민 플레이어가 원정대의 위치를 밝혀서 얻게 되는 이득을 취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합니다. 이 때, 일부 캐릭터의 특수 능력을 추후 사용하기 위해 원정대의 안내자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 단계는 암흑 세력 플레이어가 원정대 추적에 사용할 액션 주사위 갯수를 결정합니다. 많이 놓을수록 원정대의 이동을 더 위협하지만전쟁 수행에 있어서는 명령 수의 부족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네번째 단계에서 각자 남은 액션 주사위를 굴리고 다섯번째 단계에서 자유민부터 시작해서 번갈아 가면서 주사위 하나를 선택해서 그 결과에 따라 가능한 액션을 취합니다. 기본적인 액션-군대의 이동, 소집, 전투, 캐릭터나 원정대의 이동-도 가능하고 그 주사위 결과와 일치하는 표식을 가지는 이벤트 카드의 사용도 가능합니다.


모든 액션 수행이 끝나면 여섯번째 단계에서 승리 조건을 확인합니다. 이 때 확인하는 승리 조건은 군사적 승리 조건입니다. 암흑 세력은 점령한 상대방의 성채나 도시의 점수가 10점 이상이면, 자유민은 점령한 상대방의 성채나 도시의 점수가 4점 이상이면 군사적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게임 진행 과정 중 언제라도 반지 소유자가 타락 수치가 12가 되면 암흑 세력이, 반지 원정대가 운명산 분화구에 도착하고 타락 수치가 12 미만이면 자유민이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승리 조건을 획득한 사람이 없다면 다음 턴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일단 한 번 해 본 느낌은 확실히 전쟁 게임 맛이 난다는 겁니다. 성채 하나당 2점이기 때문에 자유민의 경우에도 전쟁에 올인하면 인접한 성채 Moria, Mount Gundabard 중 하나만 점령해도 상대방에게는 심대한 타격이 들어가게 되죠. 마찬가지로 암흑 세력의 무한한 유닛 생산 능력 때문에 암흑 세력의 한 방 러쉬에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해 자유민 역시 군대 생산 및 배치에 신경을 써야 하구요. 


전쟁만 신경쓰다간 게임의 또 다른 축이자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반지 원정대의 임무 수행 결과를 너무 손쉽게 상대방의 생각대로 진행되도록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쟁 게임과 임무 수행 게임을 적절히 잘 조화하도록 플레이어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만 하는 플레이어들-특히, 자유민 플레이어가 원정대는 안 보내고 전쟁만 원한다면-끼리만 전쟁을 벌인다면 지리한 전투 끝에 자원력에 앞서는 암흑 세력의 승리 또는 주사위 신의 축복을 받은 플레이어의 승리로 끝나버리고 마는 경우도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자유민 플레이어가 원정대에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게임의 진행 상황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확실히 소설을 완벽은 아니더래도 그에 가깝게 게임으로서 재해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반지 팬인 저로써는 Two Thumbs Up!을 날릴 수 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2인용이 주이다 보니 플레이할 사람 찾기도 그리 어렵지 않고 왠만한 전쟁 게임 해본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도 Middle Earth로 가서 미스란디르의 안내를 받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