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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탐라도

[제주 202305]#09. 해녀의 부엌

이번 제주 여행 때에는 다른 때도 그렇지만, 미리 가 볼 음식점들을 다 찾는 건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번에는 사전 예약을 해야지만 입장이 가능한 음식점들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아침의 롱플레이가 그랬지만, 점심이었던 '해녀의 부엌'도 그런 곳 중 하나였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베이글을 몇 개 포장해서 챙겨 놓고는 동복에서 종달리로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면서, 좀 더 내려가서 광치기 해변도 좀 바라보고는 다시 종달리의 우도도항선 선착장 근처로 이동했습니다. 

예전 어촌 창고의 외형은 그대로인 채인 건물이 바로 점심 식사를 하러 간 곳인데요. 점심만 먹는 건 아니고 공연이랑 토크쇼 같은 게 병행 진행되는 그런 체험형 공간입니다. 아직 오픈 시간이 되지 않아서 앞에 입간판으로 시간만 공지되어 있어서, 차를 주차하고는 조금 기다리고 있었더니, 저 문이 열리고, 직원분들이 예약자를 확인하더니, 미리 지정해둔 좌석에 앉혀 주시더군요. 

연극의 실제 모델이신 해녀 분의 간단한 소개 인사(우측 사진)

모든 참가자들이 좌석에 앉고 나니, 조명이 꺼지고 나서는 행사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간단한 행사 소개 이후에는, 구좌 해녀 분 중 한 분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만든 1~20여 분의 연극을 감상하고 난 뒤에, 그 뒤에는 해녀 분들이 실제 물질하시면서 잡아올리신 제주 특산 해산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그 특산물로 만든 뷔페식 식사를 진행 되었네요. 

뷔페식만이 아니라, 국이랑 특정한 하나의 메뉴는 별도로 요리해서 나눠주셨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사전에 알레르기 같은 것도 다 챙기셔서, 나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실제 연극의 내용의 소재가 된 일기를 직접 쓰셨던 해녀 분의 이야기를 듣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역사학도를 꿈꿨다 보니, 제주(탐라국)에서의 삶이 대대로 편하지만은 않았다는 건 잘 알고 있는데요... 원래는 아예 다른 소국이었다가 우리에게 편입된 이후에는, 특히 조선시대에는 섬을 떠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진상품만 바쳐 올리고, 대역죄인들이나 정치범들이 위리안치되어 오는 귀양처였던 곳. 그리고는 일본과 가깝다는 이유로 일본이 대륙으로의 야욕을 부릴 때 전초기지로 쓰여서, 여러 자연 경관에 몹쓸 짓을 하고 간 곳. 그리고는 맞이한 해방에서 38선의 최전방도 아닌데 사상투쟁의 결과를 가장 아프게 겪어야 했던 곳.....이라는 게 해녀 분의 인생사에 점철되어 이야기되는데 참 가슴 아픈 얘기였습니다. 

이런 행사는 많이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