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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86]Liberte(2002)

디자이너: Martin Wallace
제작사: Warfrog
인원수: 3~6인
소요시간: 90~120분


프랑스 혁명은 세계사에 아니 범위를 좁히면 서양사에 크나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죠. 앙시앙 레짐을 무너뜨리기 위한 제 3세력-신흥 부르조아 및 농민-의 불만 표출과 봉기, 그리고 이를 막으려는 기존 귀족들과 교회 세력을 포함하는 왕당파와의 다툼. 혁명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이웃 국가의 개입. 공화정 선포를 통한 혁명 세력의 주도권 장악, 그에 뒤 이은 온건파와 급진파간의 분열, 전황의 불리에 의해 급진파의 득세가 이루어지고 뒤이어 이어진 공포 정치, 이에 반대하는 시민과 이를 이용한 왕당파의 반격, 이를 제압하고 등장한 나폴레옹의 총재 정치, 그 뒤를 이은 쿠데타에 의한 황제 등극 및 이웃 국가로의 원정.

프랑스 혁명은 그 역사적 의미로 볼 때 매우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에 많은 수의 관련 글이 나와 있고 해석 또한 각각이어서 간단히 말하기에는 아주 어려운 소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프랑스 혁명 당시의 분위기를 보드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AoS를 만들었던 Martin Wallace입니다. 게임은 전적으로 카드에 의해서만 플레이가 됩니다. 프랑스 전역을 나타내는 보드와 당파와 소유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색의 마커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사용한 카드에 의해서만 게임이 진행됩니다. 카드에는 인물카드와 특수 카드가 있습니다. 인물카드에는 해당 인물의 출마 지역이 배경색으로 표시되고 지원하는 세력과 지원 정도가 카드 한 쪽 구석에 stack의 갯수와 색깔-왕당파(흰색), 온건파(파랑), 급진파(빨강)-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특수 카드는 뭐 특수 기능을 하는 거죠...^^:


게임의 진행은 매 라운드 프랑스 전역에 걸쳐서 국민투표가 실시됩니다. 각 지역별로 득표를 많이 한 세력에게 의원 한 명이 추가가 되죠. 이렇게 해서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의원을 획득한 세력이 여당이 되어 그 다음이 야당이 되죠. 이 야당과 여당에서 가장 많은 의원을 선출하게 만든 플레이어들에게 승점이 지급됩니다. 그래서 4 라운드를 진행해서 승점을 가장 많이 번 사람이 승자가 되죠. 승점을 버는 방법에는 2가지가 더 있습니다. 혁명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 전투 승점이 주어지고 특정 지역에서 표를 획득하면 지역 점수가 주어집니다만 이는 매 라운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라운드마다 달라집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되면 카드 한 장을 받아 오거나 인물 카드 한 장을 사용하고 원한다면 추가로 특수 카드 한 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물 카드를 사용하면 해당하는 지역에 해당하는 당파의 마커를 카드에 그려진 갯수만큼 배치하면 됩니다. 한 지역에는 3명의 당파 마커가 들어갈 수 있으며 서로 교환은 불가합니다. 인물 카드에 대포가 그려져 있다면 지역에 배치하는 대신 전장에다 자신의 색깔 마커를 하나 둬도 됩니다. 그리고 난 후 사용한 카드는 버리거나 원한다면 자신의 앞에 내려 놓습니다. 자신의 앞에는 기본적으로 최대 4장까지 둘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당파의 마커가 다 떨어지게 되면 해당 라운드가 끝나고 투표 결과를 공개합니다. 기본적으로 가장 많은 갯수의 마커를 해당 지역에 쌓아 둔 사람이 그 지역의 의원-또는 표-를 획득한 것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앞에 해당 당파의 마커 하나를 가져와 둡니다. 만약 동점이 생기면 자신의 앞에 놓여진 인물 카드를 사용하여 동률를 해결합니다. 만약 동률이 해결이 안되면 아무도 표를 못 얻은 게 되죠. 이런 식으로 해서 투표가 완료되면 여당과 야당이 결정되고 점수가 주어지죠. 또한, 라운드에 따라 특정 지역에 대한 점수와 전투에 대한 점수가 주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게임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특수 종료 조건이 있어서 4라운드가 가기 전에 게임이 끝날 수 도 있습니다. 먼저, 급진파가 의원 수 얼마 이상을 얻는 거대 여당이 되어버리면 혁명 완수에 의해 게임은 그 즉시 끝나고 게임은 점수와는 상관없이 각 플레이어가 획득한 급진파 의원 수와 소유하고 있는 급진파 카드에 그려진 stack 수의 합에 의해 승자가 결정이 납니다. 반대로 왕당파가 보드에 표시된 특정 지역 중 정해진 숫자 이상의 의원을 획득하게 되면 왕당파의 역혁명이 성공하여 이번에는 왕당파 의원수와 소유하고 있는 왕당파 카드에 그려진 stack 수의 합에 의해 승자가 결정이 됩니다.


따라서, 누가 과반수이고 어디 줄에 따라 서야 하나만을 고민할 게 아니라 현재 어느 정파가 어디어디를 획득하고 있어서 급작스런 게임 종료가 생기는지 아닌지도 체크를 해야 하죠. 또한 내려놓은 인물카드는 동률 시에 사용되기 때문에 잘 골라서 내려 놓아야 하지만 상대방의 특수 카드에 의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구요. 내용물의 질은 뭐 그냥 그렇습니다만 일단 프랑스 혁명 당시 상황-세 당파간의 싸움, 혁명 전쟁, 인물 카드-을 잘 재현하고 있고 또한 그 급박한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파가 잘 나가는 지 보고 무작정 그 정파로 따라가다가는 특수 종료 조건에 따라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손익계산을 잘 해야 하죠. 또, 모나지 않게 여기 저기 기웃거려야 하고... 처음 하시는 분에게는 좀 정신 없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력 게임이면서 각자 자신만의 세력을 보유하지 않고 게임에서 설정된 세력의 주도권을 서로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는 Carolus Magnus와 유사한 면도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여기서는 주사위는 전혀 없고 단지 카드 뿐입니다. 그래서 카드 운이 중요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죠. 뭐 그걸 이겨내서 게임을 잘 꾸려가는 게 플레이어의 능력이긴 하지만요. 게임 시스템의 특이성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여러 번의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전체적인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게임의 재미가 증가되지 않을까 싶군요. 그렇지만 그 전에 포기하실 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