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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Life in San Jose

첫 Rounding을 하다

6 Class로 구성된 Golf Lesson, 2 Set을 끝내고, 대충 Driver/Iron/Chip/Putting/Bunker Shot등을 배우고 난 룸메 형과 저는 아무래도 Lesson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어케든 나가 놀고(!) 싶어서.... Field에 한 번 나가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괜히, 초짜 둘이 갔다가, 그것도 미국 생활 초보인 주제에 나갔다가 좀 그럴 거 같아서, 일전에 용품 살 때 금전적으로나.. 등등등 많은 도움을 받은, 사무실에 같이 일하는 교포분의 남편 되시는 분-자빈이 아빠-을 꼬셔서.... 함께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 분도 PGA Pro 등록을 하실려고 본격적으로 6개월 째 치시면서, 낮에는 일하고 아침 일찍이나 또는 저녁 늦게 나가서 연습하시는 분인지라... 염치 불구하고 사사해달라고... 스승님으로 모시게 해달라고 해서는.... '머리 올려주겠다(처음 나가는 걸 이렇게 부른다고 하더군요)'는 승낙의 말을 듣고는... 드디어...

주중에만 일하는 저희랑 주중에 하루 날 잡아쉬는 자빈이 아빠와 시간이 안 맞아서, 결국 토요일 새벽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 있을 때나 일어나던 새벽 5시에 기상해서는... 약속 장소에 토요일 아침 6시에 만났죠. 요즘 80도를 상회하는 날씨였지만, 그 날만은 구름이 좀 끼어서 새벽바람이 꽤 쌀쌀해서... 반팔 반바지 입고 나갔다가 엄청 떨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6시에 만나서, 차 1 대로 이동한 후 Golf Course에는 6시 20분에 도착. Course가 시내에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여긴 시내가 넘 넓어요... 땅땡이가 넓으니 요만큼에 모여살고 그 주거지 사이는 완전 평지니, 원하는 대로 이것저것 짓다 보니 Golf Course가 시내에... 

자빈이 아빠 말에 따르면 일반 72타 18 Hole 짜리보다는 짧은 Short Game 연습하기에 딱 좋은 곳인데, 시간도 조금 그렇고 해서 여기로 했다고 하는데..... 일단 18 Hole이 60타로 Par 5 짜리는 전혀 없습니다만, 그래도 총 길이가 3300 yard, 즉 3 km가 넘는 거리더군요.

새벽? 6시 반의 18 Hole 모습.

1번 Hole, Pin은 오른쪽 나무 뒤에 있습니다. 즉, Slice를 내서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죠.

잠도 덜 깨고 몸도 안 풀리고, 결국 1 Hole의 첫 Driver Shot은 왼쪽 나무를 강타... --; 룸메 형은 오른쪽 나무 옆이 있는 호수에 빠트리고... ㅋㅋㅋ 원래 Amateur들이 할 때는 1번 Hole의 첫 타는 몸이 안 풀려서 다시 치는 걸로 하기도 하니 그렇게 하라고 해서.. 일단 다시 쳤는데, 어째 잠이 덜 깬 게 몸에 힘이 안들어가서인지 오히려 부드럽게 쳐서는 원하는 Course에 딱...

Green에 올라가서 Putting 했을 때,  1~2 feet 내에 들어오는  건 안 치고 그냥 +1해서 끝내는 걸로 하고 하긴 했지만, 의외로 초반 Hole에는 Driver랑 Iron도 잘 맞아서는... 비록 비거리가 안 나와 Par 3든 Par 4이든 모두 2 On 하긴 했지만 잘 되가더군요...

하지만, 어째 잠이 깨고 해도 나고 땀도 좀 나고, 또 잘 맞으니 욕심 나서 몸에 힘이 들어가더니, 결국 7 Hole에서만 공 3개를 잃어버리고는 벌타만 +3 해서 결국 Par 4에서 13타를 쳤다는... 

그리고, 이게 이 Course에서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치다 보니 앞 Group과 뒷 Group 사이에 끼어 있는데, 앞 Group의 한국인(한국말들을 하더군요)들 역시 저희 같은 초짜라, 계속 진행이 늦고, 뒤 Group의 백인들은 완전 Pro급이라 Par 4인 Hole에서 1 On 해버리고는 순식간에 따라 오니, On Green 하거나 Green에서 Putting으로 씨름하다 잠시 T-Shot 하는 곳을 돌아보면 기다리고 있는 뒤 Group. 이게 엄청 Stress더군요. 그러니, 점점 더 초조해지고, 또, Shot 하고 나면 옆 사람 Shot을 보거나 좀 shot이 왜 그리 갔는지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져 본다기 보다는, 어케든 쫓기는 상황은 면해보자고, 엄청난 잰 걸음으로 전진전진... 결국 Pace도 잃고는 전반 9 Hole 다 돌고 나니 +20. 

그렇게 쫓기고 쫓기다 보니 뭐 3시간 동안 주구장창 달리고 치고 하다 보니 어케 끝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샌가 18 Hole을 다 끝냈더군요. 점수가 의미 없긴 하지만, 벌타 줄 거 다 주고 해 한 번도 다시 치기 같은 거 안 하고... 뭐 이렇게 해서 60이 Even인데 제 기록은 99. 어째 후반에도 좀 잘 한 거 같은데, 한 번 Bunker 빠져서는 헤어나질 못했더니.. ㅋㅋㅋ 뭐 나가기 전에 Double(그니까 Even의 Double)만 하지 말자고 했는데, 그건 해 내서리.. 거기다 첫 Rounding에 Par도 두 번 하고(뭐, 룸메 형은 Birdie도 한 번 했지만)... 무엇보다도 연습장에서 그냥 주구장창 Swing 연습만 하는 거 보다 계속 걸어다니면서 얘기도 하고 공도 치고 하니까, 의외로 땀도 나고 하더군요. 하긴 최근에 3Km를 그것도 무거운 봇짐 하나 매고 다닌 적이 있어야 말이죠.

새벽에 상쾌하게 3시간 땀 빼고 와서 아침 먹고, 하루를 시작하니 좋더군요. 비록 간만에 너무나 무리하게 운동해서, 삭신이 쑤시고 결국 저녁 9시도 안 되서 곯아 떨어지긴 했지만요.

새벽이 의외로 Rounding이 하는 가격이 비싸더군요. 1인당 36불인데, 오후 3시 넘어서 가면 20불이더군요. 다음에는 해 짱짱할 때 한 번 가볼까... 그냥 Swing 해 대는 거 보다는 이게 훨씬 재밌고, 또 룸메 형도 좋아하고 해서, 둘이서 또는 스승님(자빈이 아빠)이랑 종종 나갈 듯 싶습니다. 뭐, 이래저래 또 소일거리가 생기네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