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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Life in San Jose

미 대선보다 뜨거운 동성 결혼 찬반투표

Obama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 미 대선이 이제 다음주면 치루어집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대선이 치뤄질 때,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만 투표를 따로 하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이 대선이 치뤄질 때 오만가지에 대한 투표가 동시에 치루어집니다. 크게는 미국 상/하원 투표를 하기도 하고 각 주의 상/하원 투표도 치뤄지기도 하고, 작게는 각 주 또는 각 카운티의 소소한 법안들까지 투표에 붙여지는데요...

지금 California에서는 미 대선보다더 더 큰 Issue가 되고 있는 건 바로 'Proposition 8'이라고 하는 '동성 Couple의 결혼에 대한 권리 박탈 조항'의 'California 결혼 법'에 삽입하는 여부에 대한 투표인데요... 뭐, 이걸 놓고 방송 광고전부터 해서 개인차량에 붙여진 Sticker까지 장난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투표 의제인데요..

발단을 따져 들어가보면, 현재 미국에서 동성 Coule이 결혼한 것을 Marriage로써 '결혼법' 상에서 인정하는 주는 Connecticut, Massachusetts과 California 밖에 없습니다. 다른 동성 Couple을 인정하는 주는 'Domestic Partnership'이나 'Civil Union'(굳이 한국말로 하자면 사실혼 관계?)이란 명칭을 통해 법적으로 인정하지만 'Marriage'로써는 인정하지 않고 있죠.


올해 6월 California 대법원에서 결혼의 정의를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 제한하는 Proposition 22와 기타 조항들을 California 주 법 내에서의 주민의 결혼할 권리를 제한한다라고 4-3의 근소한 차로 판결을 내리면서, California 주에서는 적어도 'Domestic Partnership'과 같은 대체 용어가 아닌 '결혼(Marriage)'으로써 동성 Couple의 결혼을 인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판결이 나자, 이에 반대(동성 결혼 반대)하는 종교 단체와 보수 단체들이 서명 운동을 벌여서, 일정 숫자 이상의 서명을 확보함으로써, 주민 발의를 통해(이것도 대단하지 않나요.. 한국에선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거죠) '동성 Couple의 결혼할 권리의 박탈'이라는 조항을 이번 대선과 함께 투표에 붙이도록 했답니다. 



TV 광고에서 'Yes or No on Proposition 8'이라는 광고가 계속 나와서 뭔지 하고 Proposition 8에 대해서 검색하다 보니 이런 것까지 알게 되고 그래서 이렇게 나름 뒤져보기까지 했는데요... 역시 San Fransisco/Bay Area가 미국에서도 동성애에 대해 가장 개방적인 동네로 알고 있는데, California에서의 동성 결혼에 관한 인식 및 법의 변화된 내용을 찾아보니 SF/Berkeley가 주도적인 입장이었더군요.

뭐, 나름 정리해 보면, 원래 '결혼법' 상에는 결혼에 대해 정의할 때 성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합니다. 뭐, 미국이라도 예전엔 당연히 결혼을 '남녀의 결혼'이라고 생각했겠죠. 

1948년에 결혼에 대한 California 주 대법원의 판결에서 '결혼은 자유인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결혼에 대한 권리를 왈가왈부하는 조항들은 편견이나 기타 차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 때 이 판결은 동성애가 아니라 피부색(1940년대에도 아직 이런 게 남았드랬습니다. 요즘도 뭐 그런게 있긴 하지만요)이나 각 개인의 속한 집단에 의한 결혼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 앞서와 같이 판결을 내리면서 '결혼'은 '법'이 제한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자유 의지'에 의한 사회적 계약일 뿐이라고 판결을 내립니다. 이 판결이 올해 6월 동성 Couple의 결혼을 '결혼'으로써 허용하는 가장 큰 판결 배경이 되는데요.

한참 뒤인 1970년대 동성애 Issue가 격랑을 타게 되면서, 1977년에 급기야 법 조항으로 '결혼은 남녀 사이의 계약'이라는 조항이 삽입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결합을 '결혼'으로써 인정받고 싶은 동성애자 또는 그 지지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드디어 법률상으로 '동성 Couple'을 인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으로써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Domestic Partnership'이라고 하는  '18세 이상, 계약을 맺을 수 있을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한 이들이 서로에게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라는 대체 용어로써 'Couple'임을 법으로써 인정하지만, '결혼'임은 인정하지 않죠.

이 판결 이후, 동성 결혼 인정에 대한 찬반 양측의 서로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계속되는데요. 

일단, 반대 측에서는, 동성 결혼이 '결혼'으로써 인정 받는 걸 막기 위해, '결혼'을 정의한 '결혼 관련 법'에 이런 저런 조항을 자꾸 집어 넣으면서 (현재의 Proposition 8과 같이 주민 발의를 통해 2000년에 채택된 Proposition 22 외 기타 조항들) '결혼'은 '이성간의 결합'임을 분명히 법에 명시하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동성 결혼 지지자이자 민주당원인 San Francisco의 시장 Gavin Newson이 2004년부터 동성 Couple의 결혼에 대해서 결혼 증명서를 발급(3,995쌍)함으로써, 이와 관련한 빈번한 소송이 야기되고 결국 이게 California 주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서는 앞서 말씀들인 올해 6월에 결국 동성 Couple의 결혼을 법률상의 결혼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게 된거죠.

처음 이 Proposition 8이 투표에 붙여지기로 한 이후의 설문 조사에서는 찬성(동성 결혼 반대) 입장이 54:35로 무려 11% 차이로 앞서 나갔드랬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의 동성 결혼 찬성 입장과 이들의 엄청난 기부금(상대 진영에 비해 기부금 모금액이 2배)을 통핸 광고를 통해 한 때 법안 부결 쪽이 55:38까지 앞서 나갔드랬습니다만, 가장 최근에 나온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그 차이가 달랑 3%로 아직까지는 법안 부결(동성 결혼 찬성)이 앞서고 있지만, 바로 그 이전 2번의 조사에서는 서로 엎치락뒤치락을 했드랬죠.

재밌는 분석 결과가 있던데, 지난 8~9월 사이의 여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California에 나름 많이 거주하는 Asia계의 경우에는 57%가 이 조항에 반대(즉, 동성 결혼 찬성)하며 32%가 찬성, 11%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Asian계가 나름 미국에서는 차별을 많이 받는 인종인지라 차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드러난 게 아니냐고 분석하던데요.... (근데 내 주위의 한국인은 다 법안에 찬성입니다) 반대로 Afro American이나 Latino는 58%가 법안에 찬성, 38%가 법안에 반대이며, 백인의 경우에는 거의 50:50이라고 합니다. 

뭐 얘기가 무지 길어졌는데요. (재밌다거나 흥미롭다는 표현이 적절치 못한 표현이지만 다른 적당한 표현을 못 찾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법'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에 '동성 결혼'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입니다만.... 이 내용을 가지고 한국 Website들을 검색해 보니 아무래도 미국 현지 거주 한인들을 통해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대부분 'Yes on Proposition 8'이 많더군요. 뭐, 한국적 정서 + 종교적 성향을 고려해 보면 뭐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인류의 '행복 추구권'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막는 일이 없었으면 하네요. '남과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이윤기 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책에서 읽었던 '반쪽이'라는 게 생각나네요)

@왠지 엄청난 댓글들이 달릴 꺼 같은 불길함.

@주인장은 Straight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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