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이 묻힌 장릉은 분명히 왕릉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왕릉과 달리 일반인들을 기리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입장하고 나면, 바로 앞에 단종역사관이 하나 보이고 그 오른쪽을 장릉 능침 공간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옆에 보면 박충원이라는 영월군수를 기리는 비석이 있습니다. 단종이 조선왕조 6대 임금인데, 11대인 중종 때가 되어서야 조선이라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제사를 지내고, 봉분을 관리하기로 했고, 그 때 봉분을 조성한 이가 당시 영월군수였던 박충원이어서, 그에 대한 석비가 장릉 영역 내에 존하더군요.
그리고 오르막길을 올라가지 않고 단종역사관 앞으로 해서 홍살문쪽으로 올라가면,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서 묘를 만들고 안장했던 엄홍도를 기리는 엄홍도 정려각이 있습니다. 나중에 공조판서로 추존되었는데요. 이런 의인들 덕분에 어쨌든, 단종의 능침이 아직까지 전해질 수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그리고 좀더 홍살문 근처로 가면 홍살문을 바라보고는 왼쪽으로는 배식단이, 오른쪽(언덕, 능침 쪽)으로는 장판옥이 있습니다. 장판옥은 단종을 위해 살다가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름들이 기록된 목판이 있는 전각입니다. 가운데 칸에는 안평대군, 금성대군 등 왕족과 단종과 정순왕후의 인척, 그리고 사육신 등이 적혀 있구요. 오른쪽과 왼쪽에는 단종과 정순왕후를 모셨던 궁녀들이나 내관들, 그리고 일반 관리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있는 배식단은 이 장판옥에 있는 이들을 추모하는 제를 지내는 제단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왕릉과 관련된 전각/건물들을 보고는 왕릉천행의 마지막 행사인 국악 공연을 1~20 여분 봤습니다. 그리고, 장릉으로 가는 길에서 개울물을 건너 있는 쪽에는 숲길과 연못도 있고, 또 단종과 정순왕후를 귀엽게 만들어 둔 대형인형도 있더군요.
그렇게 2024년의 3번째 왕릉천행을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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