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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64]Napoleon in Europe(2001)

디자이너: Glenn Drover
제작사: Eagle Games
인원수: 2~7인
소요시간: 1~20시간


전쟁을 테마로 한 보드 게임이 아마 제 생각에선 다른 어느 것보다도 많이 다뤄지고 있는 테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면 인류 역사상 일어났던 전쟁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전쟁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많은 이들이 역사에 대해서 한 번 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만약에 여기서 이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인지 정말 많은 전쟁을 테마로 해서 게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질구레한 미국 독립 전 French-Indian War 같은 우리가 모르지만 미국인들은 관심 있을만한 것들-때때로 한국전쟁도 보이죠-부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제 2차 세계 대전까지요. 그리고 또 하나 종종 보이는 것이 Napoleon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이것 역시 WW처럼 세부적 전투를 다루기도 하고 전체적인 개요를 다루는 등 종류가 많죠.

이 글에서 얘기할 이 게임은 세부적 전투라기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중요시한 전쟁 게임입니다. 플레이어 국가만 해도 7인데다가, Napoleon가 활동하던 시절을 년도별로 세부적으로 나눠서 만든 시나리오는 당시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제작자의 세심한 노력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덕분에 이것저것 해야 할 게 많고 외울게 많아지긴 했습니다만 말이죠. 뭐 쉽게 하려면 Basic으로 돌려도 됩니다만 일단 Standard 룰로 여기서 설명하고 마지막에 Basic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게임은 각 국가 별로 돌아가면서 한 번씩 턴을 가지고 진행하는 방식을 가집니다. 이동 및 전투에 해당하는 턴을 몇 번 반복한 후 생산력에 따라 부대를 생산하죠. 부대의 종류는 기본적으로 기병, 보병, 포병, 해군, 지휘관이 있으며 기병과 보병은 세부적으로 또 나뉩니다. 그리고, 각 부대별로 능력-이동력, 전투력, 특수 능력-들이 다르죠.

인접한 적국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전투가 발발하며 전투가 발발하면 전투 보드에 해당되는 유닛을 모르게 배치한 뒤 공개하고 이 보드 내에서 이동 및 전투를 합니다. 전투 결과는 기본적으로 주사위 눈 수와 유닛에 따른 보정값으로 해결합니다. Napoleon 시대 당시에는 부대를 좌-중-우로 나누어 그 중 하나만 뚫으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전투 보드에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전투중인 부대를 좌-중-우로 나눠 배치하고 그 중 하나라도 비면 지게 말이죠. 그래서 그냥 주사위 굴림이 아닌 이동 및 배치에도 신경 쓰게 만들었죠, 전투 안에서도 말이죠....^^:

하지만 전투 벌이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Standard 버전에서는 기본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외교 행동의 하나로 취급되어 외교 포인트를 써야 합니다. 선전 포고, 강화 조약, 동맹 맺기, 동맹 파기 등등이 전부 외교 포인트가 있어야 하죠. 기본적으로 생산 턴 마다 하나씩 주어지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여러 가지 정치 외교 행위를 하는 데는 좀 모자라죠. 생산력과 직결되는 영토의 소유권 역시 외교 행위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땅을 점거하고 있어도 상대방이 생산을 못하게 할 뿐, 자신의 소유가 되지 않습니다. 전쟁의 승리를 통해 승전국들의 전후 처리 회으를 통해 패전국으로부터 할양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쟁을 벌여야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듯이 정치 포인트가 적어서 함부로 선전 포고를 해서 전쟁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원래 게임 시나리오 자체에는 프랑스 vs. 비프랑스이지만 가상 모드에서는 맘대로 설정이 가능하며 정해진 시간 내지 턴을 끝내고 나면 본토 소유권, 확장된 영토 등에 따라 남은 국가에게 평가가 내려져서 이를 비교해서 게임에서 이긴 사람이 결정됩니다. 즉, 공동 승자가 나올 수 있는 아주 재밌고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프랑스에 힘의 균형이 좀 기울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프랑스 육군이 그 당시에는 막강했습니다만 프랑스 군대가 여기저기 유랑군을 시작하면 나머지 국가가 단합해서 집결 부대를 보내지 않는 한 각개 격파 당하기가 쉽더군요....--; 뭐 그것도 물론 사실적인 내용이고 나름대로 게임이 테마를 잘 살린 듯 합니다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그리고 세세한 규정이 좀 많은 편이고 시나리오 별 특성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할 게 많아서 좋지만 자주 할 수 없는 게임 시간 때문에 쉽게 손대기는 좀 어렵지 않나 보입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간략화 된 Basic 버전이 존재합니다. 이것도 초기 세팅은 여러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군대를 주거나 아님 프랑스와 나머지 국가가 대충 밸런스가 되도록 주어집니다. 크게 다른 점은 생산이 Mare Nostrum과 같이 카드 조합-Standard에서는 사용 안됨-을 이용해서 만들어지고 외교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맘대로 외교를 쉽게 하면 된다는 점입니다. 유닛 수도 많이 떨어져서 이 경우에는 정말 한 나라만 남을 때까지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되면 단순 주사위 게임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뭐 해보지 않아서 함부로 얘기하긴 그렇지만요. 사실적인 역사의 재현 및 테마의 완벽한 적용, 그리고 보드 내용물은 만족스럽습니다만 일단 너무 세세하다는 점-어쩔 수 없었겠죠.-과 결국은 주사위 전쟁 게임이라는 점이 게이머들의 기호에 따라 장점이냐 단점이냐를 작용할 듯 싶습니다. 언제 날 잡고 징하게 전쟁 게임을 하시고 싶은데 A&A 시리즈는 그만 했으면 하시는 분들께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