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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64]Pueblo(2002)

디자이너: Michael Kiesling/Wolfgang Kramer
제작사: Ravensburger USA/Rio Grande
인원수: 2~4인
소요시간: 1시간


보드 게임을 즐기다 보면 한동안 같은 종류 또는 같은 디자이너의 게임을 독식해서 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됩니다. 예전엔 주로 Knizia의 게임을 하게 되더니 요즘은 이상하게 Kramer의 게임을 하게 되는군요. 오늘도 Top Secret Spies에 더불어 Pueblo까지 글을 올리게 되네요. 근데 이 두 게임은 둘 다 Kramer의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인 AP(Action Point)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메카닉이나 테마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구요.



하지만 AP 개념이 없다고 해서 이 게임이 그리 간단한 건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줄었을 뿐 게임 전체적인 느낌은 Torres와 비슷합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일단 게임 내용물부터 보죠. 아이보리색-중립-과 4가지 색으로 각각 갯수가 다르게 같은 모양의 블럭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색깔별로 1개씩의 점수 마커와 족장(Chieftain) 마커가 있으며 게임보드와 점수 트랙보드가 들어 있습니다. 일단 사진으로만 봐도 Torres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 각 플레이어는 색을 고른 후 플레이어 수에 따라 정해져 있는 색깔 블럭 여러 개와 그보다 하나 적은 수의 중립-아이보리색- 블럭을 가져가고 점수 트랙의 자신의 점수 마커를 올려 놓습니다. 족장 마커는 게임 보드의 바깥쪽 트랙에 배치합니다. 또한 가져온 블럭은 (색깔+중립)을 쌍으로 만들어서 쌓아둡니다. 그러면 색깔 블럭이 하나 남겠죠. 그게 처음에 써야 하는 블럭입니다.

게임은 가장 점수 페널티를 적게 받는 사람이 이기게 됩니다. 그럼 페널티는 어떻게 얻게 되느냐... 그건 턴의 구성을 설명하면 바로 알 수 있는데요,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다음과 같은 2가지 행동을 차례대로 합니다.



하나의 블럭을 게임 보드에 배치한다.

족장 마커(흰색 마커)를 4칸 이내로 이동시키고 각 플레이어들의 점수를 계산한다.

일단 블럭을 놓는 것부터 살펴보면 놓여지는 블럭은 아래 쪽 3면 중 하나라도 공중에 떠 있으면 안 됩니다. 또한, 블럭의 선택은 자신의 첫 턴에는 잉여분의 색깔 블럭을 써야하고 그 다음 턴부터는 블럭 쌍(색깔+중립)을 하나 선택해서 둘 중 아무거나 먼저 사용한 후 그 다음 턴에는 나머지 블럭을 써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족장의 이동인데요 왜냐면 바로 점수 계산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게임 보드 바깥쪽 칸들을 이동하는데 특정 칸에 들어가게 되면 그 칸에서 게임 보드 쪽으로 직선으로 바라봅니다. 쉽게 말해 길거리를 걷다가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을 쳐다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때, 같은 열(또는 행)에 들어 있는 블럭 표면중 가려지지 않고 바로 보이게 되는 블럭 표면들에 벌점을 가합니다. 이 때, 높은 층에 있을 수록 벌점이 높게 부과됩니다. 만약 족장 마커가 마커 트랙의 꼭지점에 위치하면 이때는 해당 꼭지점을 포함하는 4분면을 위에서 내려다 봐서 보이는 색깔 블럭에 대해 각각 1점씩 벌점을 주게 됩니다.



게임은 마지막 플레이어가 마지막 블럭을 놓게 되면 끝나고 끝이 나는 턴에는 족장이 놓여준 해당 위치에서만 벌점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칸을 다 돌면서 전부 확인하고 감점합니다. 이렇게 해서 가장 적게 페널티 점수를 받으면 승자가 됩니다.
여러 번 해 본 결과 일단 AP 시스템이 없고 턴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명시되어 있고 또 그 수가 적어서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 도형의 개념에다가 족장 마커의 이동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보면 결국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더군요. 무작정 놓다간 게임 뒤로 갈수록 바깥쪽이나 높은 곳으로 밀려서 그 쪽 면을 지날 때마다 자동적으로 감점 당하는 사태가 생기죠...--; 쉬운 규칙이지만 그에 비해 깊은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꽤 괜찮은 수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자체의 밸런싱은 괜찮습니다만 플레이어의 능력에 의해 게임은 큰 점수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찬사와 악평이 오갈 수 있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 하고 나면 지치게 만들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