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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01]Hase & Igel(1978)/Hare and Tortoise(2000)

디자이너: David Parlett
제작사: Ravensburger(1978)/Rio Grande(2000)
인원수: 2~6인
소요시간: 45~60분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름의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토끼 여러 마리가 달리는 경주 게임입니다.

깔끔하고 간결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보드 위에 여러 가지 종류의 특수 칸들의 조합으로 된 레이싱 트랙이 있고 그 위를 주사위가 아닌 당근의 힘으로 달리는 토끼들이 놓여집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오는 숫자만큼 달리는 경주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에서 토끼가 달리려면 당근을 줘야만 전진합니다. 근데 이 놈의 토끼가 n칸을 갈테니 (1+2+3+...n)개의 당근을 먹어야지만 된다고 배째니 환장할 노릇이라는 거죠. 따라서 5칸만 가려고 해도 당근이 무려 15개나 필요하죠... 완전히 돼지이지 않습니까, 아니 연비 떨어지는 고물 자동차라고 해야 되나.... 그러니까 당근 양을 아끼면서 천천히 가자니 뒤쳐질 꺼 같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달리자니 당근이 모자라고... 그래서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듯 보드 곳곳에 있는 특수 칸에서 당근을 벌어야 합니다. 숫자가 쓰여진 칸에 멈췄을 경우에는 자신의 턴이 돌아왔을 때 그 숫자 등수를 유지하면 등수의 10배나 되는 당근을 줍니다. 또 양배추 칸에 가서 한 턴을 쉬면 그 다음 자신의 턴에 자신의 등수 10배의 당근을 주죠. 또 가장 가까운 거북이 칸으로 후퇴하면 후퇴한 칸수의 10배만큼 당근을 줍니다. (거북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군요.) 


이런 식으로 당근을 벌자니 서로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무턱대고 달리는 게 아니라 남은 당근 못 먹게 하면서 난 당근을 먹어야 되니.... 단순 경주가 아니라 전략이 필요해지는 거죠. 이렇게 머리를 잘 써서 달려나가면 또 하나의 난간에 봉착합니다. 가난한 자, 아니 날씬한 자만이 결승점을 통과한다는 거죠. 무슨 말인고 하니 결승점을 지나려면 자신의 등수의 10배 이하의 당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 2등이면 20개 이하) 그러니까 중간에 잘 달리라고 당근 좀 저축해 두었더니 나중엔 또 많다고 투덜대니 이 놈의 토끼는 참 불평불만이 많은 놈이라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가서는 당근 칸에 눌러 앉아 그 비싼 당근을 10개씩 버려야 하죠. 아니면 토끼 칸에서 주사위를 굴려서 눈 수에 해당하는 Action을 통해 당근을 처리하던지.... 

2인용부터 6인용까지 다 해봤지만 역시 재미있게 하려면 적어도 4인은 되야 하더군요. 그래야 경쟁이 붙고 여기저기서 당근 굶기기 경쟁도 들어가고..... 어찌 보면 마라톤 경주하고 비슷하군요. 나름대로 시작 전 나름대로의 코스 공략법을 들고 나오지만 상대방의 전략에 맞춰서 코스 공략법도 바꿔야 하고 또 남들도 내 전략에 속아 뒤쳐지게도 만들어야 하고....

토끼 칸에서 주사위 운도 좀 필요하지만 게임은 전적으로 레이스의 완급을 조절하는 기수의 능력 싸움입니다. 가끔 생각날 때 할 만 하고 룰도 복잡하지 않아 가족들끼리(특히 애들 수열 공부(^^)) 시키는데 좋겠더군요...처음 할 때 당근 양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자들이 도와줘서 한 두 번만 해보시면 금방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할 수 있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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