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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02]ZERTZ(2000)

디자이너: Kris Burm
제작사: Schmidt Spiele/Rio Grande
인원수: 2인
소요시간: 15~30분


보드 게임을 자주 하게 되다 보면 같이 할 사람을 찾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지고 있는, 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게임이 적어도 4명 이상이 모여야 진정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게임뿐이었기에 2인용 게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다 이 게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Mensa'의 추천 게임이라는 사실도 고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죠. 물론, 다른 사람들의 추천 글도 있고 무엇보다 짧은 플레이 시간이 맘에 들어 큰 맘 먹고 게임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내용물이라고는 설명서 1부, 도너츠처럼 생긴 검은색 보드 piece 37개와 검은색, 회색, 흰색 구슬 뿐이었습니다. 구슬이 이쁘긴 했지만 뭐 이렇게 내용물이 간단해라고 생각하면서 툴툴대었지요. 근데, 해보니까 정말 머리 깨지는 게임이더군요. 마치 바둑처럼 몇 수를 예측해야지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일단 어떤 게임인지를 설명하려면 게임규칙을 좀 이야기해야겠군요.

37개의 보드 piece를 한 변이 4개의 보드 piece로 이루어진 육각형으로 배치합니다. 그 후 각 플레이어는 번갈아 가면서 구슬 하나를 선택해서 비어 있는 보드 piece에 배치하고 이웃하는 보드 piece를 이동시키지 않고 제거 가능한 보드 piece를 떼냅니다. 또는 자신의 턴이 시작할 때 한 구슬이 이웃하는 구슬을 직선방향으로 뛰어넘어 빈 보드 piece에 그 구슬을 배치할 수 있을 경우 이웃하는 구슬을 획득해야만 합니다. 

또한 구슬이 놓여진 보드 piece가 다른 보드 piece와 분리되는 경우에 분리된 보드 piece와 구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isolated rule, 이건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이런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먼저 지정된 양만큼의 구슬을 획득하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주어진 구슬이 떨어지면 자신이 획득한 구슬 중에 하나를 보드 piece에 다시 배치해야 됩니다. 또한 구슬을 더 이상 배치할 수 없을 경우에는 위의 isolate rule에 의해 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보드 게임은 줄어드는 보드 위에서 하는 게임입니다. 따라서, 초반에 구슬을 이웃하지 않게 배치한다고 해도 줄어드는 보드 piece 때문에 언젠가는 이웃하게 배치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 배치를 유효 적절하게 하여서 상대방은 적게 또는 필요없는 구슬을 획득하게 하고 자신은 최대한 또는 필요한 구슬만 획득하도록 상대방의 수를 유도하여야 합니다. 그냥 보이는 대로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왕창 상대방에게 구슬을 잃고 말죠. 또한 배치하는 구슬의 색깔도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보고 잘 선택해야 합니다. 

게임 초반에는 그냥 서로 멀리 구슬 놓기 경쟁이지만 갈수록 머리싸움이 됩니다. 하지만 한정된 보드 piece 덕에 게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과 한 20판 정도 했는데 아직 승률이 30%도 안됩니다.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리는데 읽지 못한 수가 생기는 바람에 매번 지게 되더군요. 동료들과 식사 후에 잠시 커피 내기로 수싸움 해 보시면 재밌을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도 2인용 게임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체스나 장기 바둑 대신 좀 더 빨리(?) 끝나는 머리 쓰는 게임으로 괜찮지 않나 봅니다. 시리즈로 GIPF. TAMSK, DVONN이 있는데 모두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