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씨의 글이 아니더라도, 가증스러운 원숭이와 그 똘마니들의 파렴치한 행각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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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한겨례 필진네트워크
가증스러운 나치 전범들이 뉴른베르그에서 재판을 받았을 때에 그들이 피고석에서 정식 군복을 입고 있었어요. 세계가 그들을 혐오했지만 재판의 진행 과정에서 그들의 인간적 존엄을 꺾는 그 어떤 행위도 취해지지 않았어요. 세르비아의 전 대통령 밀러세비치가 헤이그에서 재판을 받았을 때에 넓은 방에서 기거했으며 자료 열람이라든가 지인 접촉하는 데에 있어서는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았어요. 서구 언론들이 그를 마치 구 유고 전쟁들의 유일한 원흉처럼 악마화시키고 있었지만 역시 그를 존엄성을 훼손시키는 어떤 행위도 재판과정에서 저질러지지 않았어요. 그가 중도에서 사망했지만 유럽에서 진행되는 재판이라 어차피 사형을 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담 후세인이 미군에게 붙잡힌 그 첫 순간을 기억하시지요? 방송사들이 그 때에 앞을 다투어 그의 입안을 "연구"하는 미국 의사들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그를 소나 돼지처럼 체크하고 있었던 것을, 미군이 전세계적으로 방송하도록 주선했지요. 저들이 그를 단순히 잡을 뿐만 아니고 그의 인간적인 기본적 존엄성까지 모조리 다 만천하 앞에서 짓밟으려 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이라크 저항 운동의 기세를 누르려 한 모양이지요. 히틀러의 공범들에게도, 밀러세비치에게도 안하던 짓을, 왜 후세인에게 할 수가 있었을까요? 그가 백인/기독교 문화권과 인연이 없는 "바깥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미군의 입장에서는, 아랍인에게 인간적 존엄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후세인의 입안을 카메라 앞에서 뒤져도 되고, 엄연히 유엔에 가입돼 있는 북한보고 신문 논설마다 "paranoic dictatorship"이라는 식의 모독적인 수식어를 붙여도 됩니다. 저는 후세인이나 김정일을 좋아할 일은 평생 없겠지만, 그들에 대한 태도는 인종주의라는 것이 구미인에게 얼마나 몸에 밴 아비투스인지를 잘 보여주지요. 그래도 후세인을 어떻게 봐도, 그가 이라크 민족과 팔레스타인 투쟁 만세를 부르고 미제 침략자들을 저주하면서 그 죽음을 장렬히 맞이했더랍니다. 부시나 블레어를 누가 잡아 이렇게 린치한다면 과연 이렇게 자존심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요?
유럽 자유주의의 꽃이라 할 영국의 <Guardian>이 후세인의 일생을 정리하면서 그 권력 장악에 CIA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란과의 전쟁을 미국이 어떻게 부추겼는지, 미국과 영국의 2003년 침략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언급조차 하지 않았어요 (http://www.guardian.co.uk/Iraq/Story/0,,1980293,00.html). 후세인이 저질러온 불법적 행동을 다 열거하면서도 마치 영국이 저지른 침략의 불법성을 이야기하지 않는, 너무나 "공정하고 자유주의적" 태도! 그리고 고급 일간지답게 (?) 그 첫페이지에 죽어가는 사담의 사진을 걸었더라고요 (http://www.guardian.co.uk/Iraq/Story/0,,1980290,00.html). 그렇다, 아랍인의 죽음이란 여러분의 즐거운 볼거리인 셈입니다.... 아니, 저 냉혈 동물들이 혹시나 나중에 이북을 침략한다면 미국의 융단폭격으로 처참한 주검이 된 이북인 병사들의 사진들도 이렇게 "볼거리"로 취급할 것인가요? 서구 언론의 여태까지의 전력으로 봐서는 분명히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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