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2월 18일이 설날인 관계로 전날인 17일 토요일부터 19일 월요일까지 연휴였습니다만, 미국에서야 뭐 설날이 어딨겠습니까! 그냥 하도 기념할 게 없는 이 녀석들은 President Day라고 해서 Washington이었나 Lincoln의 생일을 대표로 지정해서 그 날 하루 놀게 되죠. 근데 올해는 이게 월요일(2월 19일)이 되어 한국의 설 연휴와 똑같은 기간이 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것도 3년만에 처음으로 설 연휴를 일-돈 버는 일-을 안 하고 쉴 수 있게 되었답니다.
'뭘 할까'를 고민했다기 보다는 룸메 2명이 의기투합해서 결정한 Las Vegas 행에 저도 찬성해서 3일 연휴를 Las Vegas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우리네 계획을 알게 된 Supervisor가 길이 험하니 (이거 정말 험하고 멀더군요) 가다가 밤에 산 넘지 말고 일찍 가라고 해서 오전 업무만 하고 Let's Go를 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로 갔으면 그런 일이 없었겠지만, 차로 가게 되어서 말이죠...
그럼, 제가 사는 San Jose에서 Las Vegas는 얼마나 머냐 하면.... 약 530 mile, 그니까 익숙한 Km로 환산하면 850 km 정도가 됩니다. Google Map에서 계산한 거(평균 시속 70mph-110km/h)로 따지면, 한 번도 안 멈추고 갈 경우 8시간 10분이죠.
San Jose에서 일직선으로 그냥 Las Vegas로 그었다면 더 짧아졌겠지만, LA에서 먼저 그어진 고속도로도 있고, 또 SJ와 LV 사이에는 험난한 Sierra Nevada 산맥과 Mojave 사막 때문에 뭐,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한답니다.
어쨌든, 룸메 형이 차를 끌고 출발한 것은 오후 12시 30분 경. LA로 내려가는 101번 도로를 타고 가면서, 나름 California의 광활한 평지를 보며, '역시, 얘네 땅덩이는 정말 넓다'라며 부러워 했드랬습니다.
101번 도로는 LA까지 꾸불꾸불 내려가는 도로인지라 5번 도로(US Highway)로 바꾸기 위해서 잠시 구릉지대를 건너는데, 뭐 말이 구릉이지 해발 6~700m 되는 곳에 연못이라기 보다는 완전히 바다 같은 호수를 끼고 돌면서, 5번 도로로 갈아 타는데만 1시간이 걸렸죠.
5번 도로에 갈아 타고는 열심히 달리는데, 처음엔 갈색의 광활한 대지가 참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운전 중인 룸메 형 曰 '조만간 질릴 거다. 아주 징그러울 걸'.... 네, 그랬습니다. 시속 110mph, 즉 대충 180km/h를 밟고 2시간을 꼬박 달렸는데, 경치가 하나도 안 변하더군요. 가끔 마을이나, 녹색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왜 그리 반가운지...
휴게소에서 만난 이동식 집... 왜 영화 Gilbert Grape 보면 나오는... 그거 중 가장 최신식이라는... 아 부럽다..
2시간을 지겹도록 내려가고 또, 더 달려서 이제 58번 도로를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58번 도로에 딱 올라서는 순간, Supervisor가 말한 산길이 등장하더군요. (근데 알고보니 산길은 한 번 더 건너야 하더군요) 차로 올라간 높이 중 가장 높은 높이가 해발 5500ft, 즉 1600m 정도. 쿨럭.... 차를 타고 올라가면 갈수록 귀가 멍해지고.... --;
이제 시작입니다...
이런 곳에도 소를 풀어서는 키우더군요..
홰발 1000m 이상 되는 지역에 설치된 풍차... 지표면 색이 그래서 그런지 정말 음산하더군요...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산을 관통해서 지나가는 기차가 있다는 사실. 거기다, 그 기차의 길이가... 뭐라고 하더라... 암튼 기관차 3대가 맨 앞에 달리고 그 뒤에 연결된 차량이 무려 110대..... 대충, 차량 1대가 승용차 3~4대 길이라고 하면....자동차 380대 정도가 일렬로 선 길이만큼의 기차가 그 험난한 산을 넘더군요.... 입이 좌악 벌어지는데... 정말 징그럽더군요... 뭐든 이렇게 크기로 승부하다니..
암튼 이렇게 Sierra Nevada 산맥을 넘고 나니 해는 서서히 지고.... 출발한지는 5시간을 꼬박 넘겼드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Las Vegas로 직접 이어진 15번 도로에는 도착 못한채 58번 도로에서 Mojave 사막과 놀고 있었드랬습니다.
Mojave 사막 한가운데서 맞이한 일몰...
줄기차게 달려왔으니 적어도 Nevada 주는 되지 않았겠냐고 생각했지만, 그건 큰 오산. 아직도 California를 벗어나지 못하고는 겨우 15번 도로에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이 도로 역시 장난이 아니게 높더군요. 지나가는 동안에 해발 표시가 된 표지판을 보는데, 심심하면 4000ft(해발 1200m 이상)를 찍더군요. 밤에 지나가다 보니, 그냥 연휴를 맞이해서 우리처럼 Las Vegas로 가는 California 차량들 무리에 파묻혀 주위를 전혀 의식 안하고(또, 칠흑같은 밤인지라 의식 할 수도 없었고) 오다 보니, 뭐 그냥 높은가 싶었습니다만.... 뭐... 역시 모르는 게 약이더군요.
출발한지 8시간 반... 오후 9시 쯤 되어서 갑자기 저 멀리에서 휘황찬란한 불빛이 보이더군요. Las Vegas인가 하고 기뻐하려고 보니 너무 규모가 작아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California와 Nevada(Las Vegas가 있는 주)의 경계-15번 국도 상-에 위치한 Primm Valley라고 하는 작은 마을로 오고 가는 여행객을 상대로 조금 싸고, 대신 많이 떨어지는 Service를 제공하는 곳이라더군요. 역시나.... 상술이란...
뭐, 그래도 Nevada 주에 들어왔다는 기쁨에 잠시 들러서 볼 일(^^) 좀 처리한 후, 다시 Las Vegas로 달렸습니다. 지도를 찾아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Las Vegas는 Nevada 거의 남쪽에 위치해서, California, Arizona(이 방향으로 가면 바로 Grand Canyon), Utah와 지척-미국에서 1시간 안이면 지척이죠... 물론 경계선까지지만-에 위치한 곳이랍니다. 암튼, Primm Valley를 출발해서 다시 산자락을 타고 계속 달려가니 40분 남짓 지나서 휘황찬란한 Las Vegas에 도착했드랬습니다.
Primm Valley와는 급이 다르더군요. 불야성이라는 말이 정말.... 주위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정도의 암흑인데, 그 가운데, 호화롭게 엄청난 면적을 Cover하는 Sin City란....
불행히도 도시 전경을 찍은 사진은 없고... 시내로 들어오는 엄청난 교통량의 일부만 보여주는 사진 1장.
이 엄청난 도시에서의 4일간의 행적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배고픔을 느낀 저희는 10시가 다 되어서 식사를 하러 갑니다.
주인장도 이제 좀 졸리네요.... 자야겠습니다. 나머지는 내일 또 올려드리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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