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봄, 화성행궁이 또 야간개장을 했는데, 오히려 저는 주말 아침에 사람들이 거의 없을 때의 화성행궁 내부를 찍고 싶어서, 씻는 둥 마는 둥 하고 화성행궁으로 걸어 나갔네요.
행궁광장에서 바라보니 청의와 홍의를 입은 대형 수문장 피규어가 있었고, 홍살문을 지나서 화성행궁의 정문 역할을 하는 신풍루(新豊樓)를 지나서 행궁 안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신풍루는 누각이면서 또 행궁의 삼문(三門) 중 외삼문(外三門)에 해당됩니다. 원래는 '진남루'라고 이름 지어졌지만, 중국을 통일했던 한고조의 고향이 '풍패'라는 곳인데, 이 때문에 제왕의 고향을 '풍패'라고 부르는 표현이 쓰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관(5대조의 고향이기도 한)이 전주이다 보니 전주에 '풍패지관'이라고 하는 객사도 있고, 또 전주의 풍남문에서도 풍패=전주의 남쪽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정조께서 아버지 사도세자가 모셔진 수원화성을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는 의미에서 '새로운 풍패'라는 뜻으로 신풍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정조가 이 화성행궁을 애지중지 했는지 알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조선은 기본적으로 성리학을 숭상한 유교국가이다 보니, 궁궐의 경우에도 성리학적인 사상이 반영된 건축 구조를 가지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백성/신하가 임금이 계신 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3개의 문을 지나야 합니다. 경복궁의 경우에도 광화문-흥례문-근정문을 지나야 하고, 창덕궁도 돈화문-진선문-인정문 or 숙장문을 지나야 임금이 계신 곳에 도달하게 되죠. 화성행궁도 엄연히 임금이 거처하시는 곳이므로 이 삼문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바깥인 외삼문이 신풍루이고, 그 다음이 중삼문(中三門)에 해당되는 좌익문(左翊門)이 위치합니다. 좌익문을 지나면 마당을 하나 지나서 마지막인 내삼문(內三門)인 중양문(中陽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중양문을 지나면 혜경궁 홍씨와 정조가 머물던 봉수당, 즉 임금님의 권역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화성행궁을 입장해서는 행궁의 뒷산이 되는 팔달산이 있는 서쪽 방향으로 직진해서 일단 갈 수 있는 데까지는 가고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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