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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수원화성에서의 삶

[2023 힐링폴링]#14 정조의 식탁 <수원화성문화제>

한글날 전후의 주말에는 매년 수원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가 진행됩니다. 몇 년 전부터는 세계유산축전과 시기가 겹치게 해서, 어찌 보면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이 는 거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그냥 세계유산축전이 계속 되는 느낌도 있는데, 어찌 되었던 '수원화성문화제'를 맞이해서 올해도 새로운 행사가 몇 개 보이길래, 어김없이 또 예약을 해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 중 일정 상 첫번째 행사가 '정조의 식탁'이라는 행사였습니다. 정조가 화성행궁 행차를 했던 걸 기록으로 남긴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나온 정조가 어머님을 위해 벌인 잔치인 진찬연 때의 음식과, 어머님과 비슷한 나이 대의 당시 수원화성에 있던 나이 드신 분을 불러 진행했던 양로연에 올린 음식들을 다시 재현한 음식들을 직접 먹어보는 행사가 바로 '정조의 식탁'이라는 행사였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거나 장독대를 보러 가끔 들리던 '수원전통문화관'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는데요.

이 행사는 10월 7일과 8일에 각각 12시와 18시에 행사가 있었는데, 저는 12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집에서 나가다 보니 생각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입장이 시작되는 15분 전까지 앞에서 대기 타다가 입장이 시작되고 나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사전에 미리 예약자에게 연락이 와서 테이블 배치 관련해서 물어 봤었는데, 2인 테이블이 없어서, 다른 참석자 부부와 함께 4인 테이블에 앉게 되었습니다.

전통문화관 안에 식생활체험관 안뜰에 위치한 행사장에는 4인 또는 5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고, 비가 오거나 또는 햇빛을 막기 위한 차양막이 있었구요. 그리고 한 편에는 식사 중에 공연을 해 주실 악단 분들의 무대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제가 참여한 회차에는 경기대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같이 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보니, 테이블에는 꽃 장식과 함께, 제이름이 적힌 리플릿이 있었고, 펼쳐 보니 오늘 제공될 음식들이 전식, 본식, 후식 별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바로 행사가 시작되어서 먼저 전식(전채요리)에 해당되는 작두콩차와 김부각, 연근칩, 감자칩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걸 하나씩 먹기 시작하자 행사를 진행하시는 대령숙수와 노상궁님이 나와서는 이런저런 얘기(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 얘기, 정조의 얘기, 화성을 짓게 된 얘기, 그리고 원행을묘정리의궤의 얘기와 이 음식들이 재현되게 된 사연 등)를 하시고는 바로 '아름드리'라고 하는 퓨전국악을 하시는 밴드 분들의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전식을 맛잇게 먹고 나니 오늘 요리를 준비해 주신 분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바로 본식인 식사가 나왔습니다.

음식을 만들어 주신 분의 설명에 따르면, 음식의 간이 심심하다고 했는데, 말씀하신 것보다는 간이 좀 센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워낙 전복을 좋아하다 보니 전복증이나 생각보다 부드러운 족편 등이 특히 입맛에 맞았고 나머지 음식도 다들 맛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양도 꽤 되더군요.

흑태증(검은콩, 왼쪽)과 보김치(낙지가 들어간 김치, 오른쪽)
전복증(왼쪽)과 삼합장과(홍합,소고기, 전복이 든 음식, 오른쪽)
탕평채(왼쪽), 섭산삼(더덕, 찹쌀가루가 든 음식, 중앙), 화양적/표고전/민어전(오른쪽)
갈비증(소갈비, 닭갈비, 전복이 든 음식)
족편(왼쪽), 적두수라(붉은팥이 든 쌀밥, 중앙), 두포탕(오른쪽)

본식을 다 마치고 나서는 후식으로 소약과, 흑임자다식, 인삼편정과, 유자화채와 감로빈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큼한 감로빈이 취향저격이었습니다.

 

그렇게 후식을 즐길 즈음에, 행궁광장에서 과거시험 이벤트에 참석했던 정조(를 연기하신 분) 임금님이 직접 오셔서는 훈시와 절, 그리고 테이블마다 돌면서 사진을 찍고는 가셨고,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하신 분들에 대한 안내가 다시 한 번 있고는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습니다. 후식을 마친 사람들은 편하게 먼저 나가면 되는 거라, 저희도 식사를 다 마치고는 나왔네요. 음식이라든지 전반적인 행사 진행과 준비는 맘에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재밌긴 하셨는데, 원행을묘정리의궤나 하는 부분을 너무 대본을 들고 읽고 계셔서 오히려 이런 건 영상물로 보여주셔도 괜찮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고, 어쨌든 아주 즐겁게 행사를 잘 즐겼네요. 이런 행사는 참석자를 조금 늘리거나, 아니면 회차를 좀 늘려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양에서 하는 '수랏간 시식공감'이나 아니면 '생과방' 같은 행사처럼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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