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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257]Ticket to Ride(2004)

디자이너: Alan Moon
제작사: Days of Wonder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30~60분


솔직히 말해 이 게임을 잡게 된 건 개인적으로는 극과 극을 달리는 안남문 선생님 팬클럽 한국 지부 회장 B모씨의 집요한 공세와 한글화 퀄리티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게임 하기 전에 접한 Transamerica와 Union Pacific을 합쳐 놓았다는 평은 더욱 더 이 게임을 하기 싫게 만들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저 평가는 개인적으로는 악평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플레이하고 난 소감은 시스템은 그 용도의 차이와 그에 따른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리뷰 막판에 토를 달겠습니다. 전투적 리플도 환영입니다.


일단 이 게임에 대한 얘기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죠. 플레이어는 미 대륙에 건설될, 보드에 미리 노선의 설치될 구간과 그 길이가 결정된, 철도 운행 구간에 자신의 철도를 최대한 많이 배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간이 길수록 운행되는 철도에 의해 획득하는 점수가 커지게 되죠.



게임의 진행은 전적으로 카드 플레이에 의해 진행됩니다. 공개되어 있는 5장의 철도 카드 혹은 비공개 카드 덱에서 최대 2장까지 철도 카드를 가져 오는 것이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하나의 Action입니다. 이렇게 모은 철도 카드 중 같은 색 카드 set(+조커 카드)을 사용함으로써 특정 구간에 철도를 운행하게 되는 것이 또 하나 선택 가능한 Action이 됩니다. 보드 상에 그려진 철도 노선에는 길이(칸 수)와 색이 표시되어 있죠. 그 색깔과 똑같은 카드를 길이(칸 수)와 같은 수의 카드를 사용하면 해당 노선에 자신의 철도 모형을 배치하고 점수를 획득하게 됩니다. 길면 길수록 점수가 높아지지만 최대 구간 길이는 6칸입니다. ^^: 


앞서 언급한 2가지 Action은 서로 상충되는 Action이죠. 추후에 특정 노선에 필요하게 될 카드들을 미리 모아 둘 것이냐, 아니면 상대방에게 선점 당하기 전에 먼저 사용해서 지금 바로 카드를 점수로 환산할 것인가에 대한 플레이어의 선택을 매 턴 강요하게 되죠. 물론 카드가 모여야 한다는 카드 운의 문제는 카드만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남문 선생님 스타일 상 피할 수 없는 문제죠. 하지만 공개된 카드 덱이라는 시스템으로 좀 완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노선 길이만으로 점수를 획득하는 시스템이라면 작정하고 카드만 모아서 긴 노선만 획득하면 되겠죠.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이 단순화되는 걸 막기 위해 Ticket 카드를 통해 보너스 점수가 주어지게 됩니다. Ticket 카드에는 특정 두 도시가 적혀 있죠. 이 두 도시를 여러 구간을 거쳐 잇기만 하면 해당 카드에 적힌 숫자에 해당되는 점수를 게임 종료 시에 받을 수 있습니다만 실패하면 그만큼 감점이 되죠. 즉, Mission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긴 노선만 점유할 것이 아니라 짧은 노선이라도 어케든 두 도시간을 잇기 위해 먼저 차지해야 하는 동기 유발이 생기는 거죠.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에 정해진 장수만큼 Ticket 카드를 소유하고 게임을 시작하게 되므로 처음부터 동기 유발이 됨과 동시에 게임 진행 과정에서도 자신의 턴에 이 카드를 덱에서 가져 오는 Action을 통해 취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특정 플레이어가 주어진 철도 마커를 1~2개를 남기게 되면 모든 플레이어에게 추가 한 턴씩이 주어진 후 종료되며 철도 노선 점수, Ticket 보너스, 그리고 Longest Railroad 보너스 등을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일단 게임의 규칙이 간단하고 시스템이 군더더기가 없음이 매력적입니다. Union Pacific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카드 draw 방식에 의해 제기되는 '강제된 Action의 선택'입니다. 공개된 카드 덱 때문에 저 카드를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라도 사용할 것인가라는 상충되는 Action을 플레이어에게 강요하여 그 선택의 재미를 플레이어에게 느끼도록 강요하고 있죠. 카드의 사용 방식 역시 기본적으로는 Rummy 형식을 따른다는 점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T2R의 경우에는 일단 Rummy 게임 형식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카드 set을 내리면 그 즉시 점수를 획득하게 되죠. 또한 해당 노선을 선점하는 것에 실패하게 되면 현재 모은 카드 set과 다른 카드 set을 모아야 하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카드를 draw하느냐, play하느냐는 일차원적으로 상충되는 Action임을 플레이어가 느끼게 한다고 생각됩니다. 


Union Pacific 역시 '저 회사 주식을 한 장 더 가져와서 배당 탈 확률을 늘릴 것인가 아님 언제 배당할 지 모르니 지금 가진 걸 가지고 승부를 걸 것인가'라는 카드 draw와 play간의 선택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점수를 얻게 해주는 대상은 노선이 아닌 회사의 크기입니다. 따라서, 선택으로 주어지는 2가지 Action은 '특정 회사를 늘리고 주식 카드를 가져 오느냐'와 '주식 카드를 공개하여 점수 받을 가능성을 높이느냐'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원하는 회사 카드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회사의 주식을 가져오는 차선책이 가능하기 때문에 T2R과 같은 팽팽함이 덜한 편이죠. 물론 점수를 계산하게 되는 주식 배당 시점이 Random이라는 점이 게임에 재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만 카드의 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공개 카드 덱에 점수 계산 시점이 Random하다는 건 하나의 모순이라고 느껴집니다.



T2R은 여러 번 행해지는 Rummy 게임을 하나로 합쳐 놓았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한 비유일 듯 싶습니다. Rummy 게임의 단순한 카드 set 먼저 만들기라는 다소 단순한 Racing적인 요소를 공개된 카드 덱과 Rummy 게임이 여러 번 행해지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냄으로써 Rummy의 손털기와 상충되는 요소를 첨가하여 매우 단순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보여집니다. 간만(!)에 Alan Moon 게임을 즐겁게 한 것 같네요. 


피에수)안남문 팬클럽 한국지부장님께서 무지 좋아하실 듯.. ^^: 

피에수2)아, 그리고 Union Pacific와의 비교를 하는 과정에서 함께 토론해 주신 ghiot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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