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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27]Pizarro & Co.(2002)

디자이너: Tom Lehman
제작사: Rio Grande/Hans im Gluck
인원수: 3~6인
소요시간: 45분


'가자, 신대륙으로...'

14세기 말 몽고 제국이 무너지고 육상 수송 경로가 위험해지자, 유럽 상인들은 바닷길로 수송 경로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에 의해 '지리상의 대발견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러한 시도 중에 유라시아 대륙, 아프리카 말고도 다른 신대륙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교역 거점 및 식민지를 선점하기 위해 각 유럽 제국들은 탐험가에게 투자하여 신대륙 탐험을 적극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지리상의 대발견 시대'를 테마로 하여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여기서 설명할 Pizzaro & Co.(피사로와 동료들)입니다. 게임 제목과 테마에 맞추어서 유명한 탐험가 6명-마르코 폴로, 콜럼버스, 마젤란, 바스코 다 가마, 제임스 쿡, 이 그려진 보드가 나옵니다. 



게임은 3년간에 걸쳐서 진행되며 승점을 많이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게임 보드부터 살펴보면 6명의 탐험가(혹은 약탈자) 별로 각각 3칸씩 그려진 보드가 있습니다. 왼쪽부터 1에서 3년째까지의 항해 목적지가 그려져 있으며 또한, 해당 칸에 도착했을 때 얻어지는 승점 또는 특수 기능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2개의 보드-3명씩 그려진-가 앞 뒤로 보드가 그려져 있기 때문에 총 4개의 조합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각각을 지원했을 때 얻어지는 이익-점수 또는 특수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면 안되고 어딘가 2~3곳 정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게임은 매번 탐험가 카드를 한 장씩 공개하면 각 플레이어가 경매를 통해 가장 높은 비딩을 한 사람이 그 사람을 후원하게 되고 따라서 자신의 배를 탐험가와 함께 떠나게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첫해에는 각 탐험가 별로 3장의 카드가 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한 장씩 줄어서 결국 3년째에는 각 탐험가 별로 1장씩의 카드밖에 업게 됩니다. 그리고 첫해에 해당 탐험가에 투자하지 않으면 2년째부터는 후원할 자격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국, 한 탐험가별로 최대 3명까지 후원을 하게 되지만 결국 매년 한 명씩의 후원자가 탈락해서 결국 마지막 목적지에는 한 명만이 도착할 수 있게 되죠. 

이 부분이 바로 게임의 매력입니다. 아무 사람이나 함부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2~3명 정도 투자한 후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각 탐험가를 후원한 뒤 최대한의 승점을 얻어내야 하는 거죠. 즉, A에게서는 돈 카드를 얻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투자해서 B를 마지막까지 보내서 승점을 채운다... 뭐 이런 식으로요...

경매는 각자에게 주어진 카드 돈을 지불하면서 진행됩니다. 그런데 각 카드에는 돈(자루에 적힌 숫자)과 승점(왕관에 적힌 숫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카드를 경매에 지불할 땐 돈이 되지만, 게임 종료시 가지고 있으면 승점으로 계산되어지죠. 그리고 돈의 가치가 높을 수록 승점은 낮게 적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적절하게 밸런싱이 되어 있죠. 그러니까, 투자해서 별 소득이 없을 듯 싶으면 그냥 카드를 지니고 있다가 게임 종료시에 승점으로 받는 것도 전략이 되죠.

일러스트도 깔끔하고 내용물도 튼실합니다. 게다가, 탐험 테마에 경매 방식을 잘 적용했죠. 하지만, 게임은 배우기가... 아니 전략을 세우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꽤 많은 반복 시합이 필요하죠. 멋도 모르고 이것저것 손대다간 돈에 쪼달리게 되고 그렇다고 그냥 쉬면 첫 해에 손대지 않으면 아예 다음 라운드에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기도 하죠. 즉, 적절한 분배 개념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처음 하시는 분은 감이 잘 안 잡히실 겁니다. 즉, 이 독특한 방식이 '양날의 검'이 되는 거죠.



원래 이 게임은 독일 원작은 'Magellan'이란 이름으로 출판되었다가 Rio Grande에서 영문화 하면서 'Pizarro & Co.'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 제목 때문에 게임을 하기가 꺼려졌죠. '잉카 문명'을 파괴한 약탈자의 이름을 버젓이 게임 이름으로 쓰다니... 미국의 관점에선 원주민을 없애고 백인들이 득세하게 된 게 반가운 건가.. 하긴 미국 건국 후에 학살당한 인디언들을 생각하면....--;

마젤란이 필리핀에서 세계일주 도중에 원주민에게 죽자, 서양에선 그 원주민을 무식한 미개인 취급하고 대신 필리핀에선 원주민 추장 '라풀라푸'를 외세를 물리친 훌륭한 인물로 떠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떠올라서 조금 씁쓸해지더군요.

게임 외적인 걸로 씁쓸하긴 했지만 게임 내용 및 시스템은 매우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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