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Just Games
인원수: 1~6인
소요시간: 60~120분
1841년 애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이라는 탐정 소설이 나온 후 탐정 소설, 또는 추리 소설은 대중 문학의 한 축을 차지해 나가며 많은 팬들을 확보했죠. 홈즈나 뤼팽 같은 가상 속의 인물이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캐릭터들도 많구요. 20세기 초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 맞물려 탐정 소설은 크나큰 인기를 끌었고 이 탐정 소설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는 작가가 바로 영국의 Agatha Cristie죠. 그의 작품은 대부분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영화화되기도 했죠. 그 중 하나가 이 글에서 소개할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Murder on the Orient Express)입니다.
일단 탐정 소설에서 소재를 따 왔기 때문에 이 게임은 Clue와 맥을 같이 하는 추리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이동하는 방법을 주사위를 사용한다든지 특정 방에서 누군가 또는 무엇을 발견할 때 질문한다는 점에서는 Clue와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카드 조합에 따라서 다른 사건-정답- 조합이 발생하는 Clue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는 시나리오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수의 게임 플레이만이 가능합니다. 왜냐면 하나의 시나리오를 끝내면 답을 알아버리기 때문에 다시 그 시나리오를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또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물어서 정답을 알아내는 Clue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는 게임 판에 존재하는 용의자, 직원, 그리고 장소 등을 직접 조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플레이어 전부가 형사가 되어 따로 별개의 행동을 하면서 각자만의 증거 확보를 하는 거죠. 즉, Solitare도 가능한 게임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플레이어는 주사위를 굴려 그 눈 이내로 원하는 만큼 일단 이동을 합니다. 이동을 종료해서 특정 방에 들어 가게 되면 거기에 있는 용의자 또는 직원 또는 장소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죠. 이 조사를 통해 Text Book에 적힌 자료를 혼자만 보게 됩니다. 즉, 시나리오 2번에서 외교관을 심문했다면 표를 참조해서 해당되는 문장 번호를 찾아낸 후 그 문장만 읽고 이를 따로 기록하는 시스템이 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용의자들, 직원들, 장소에 관해 각자 알아서 조사를 하게 됩니다. 또한 상대방과 같은 칸에 들어가면 주사위 결과에 의해 상대방이 수집한 증거를 하나 자신도 볼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기도 하죠. 물론 둘이 의기 투합해서 술 마시러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플레이어의 이동 주사위 눈이 6이 나오면 기차는 다음 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보드 테두리에 기차의 출발지와 목적지 그리고 지나게 되는 역들이 표시가 되어 있죠. 이 역을 다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범인을 알아내야 하고 먼저 범인을 발견했다면 혼자 답을 보고 자신의 추리가 정확한지 알아 볼 수 도 있죠. 기차 역 중에는 'T'표시가 있는 역이 있는데 이 역에서는 기차에서 내려 용의자나 피해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얻기 위해 전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로 범행 동기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는데 전 전보를 칠 수가 없어서리... 왜냐구요.. 주사위 신이 절 버렸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떠 돌면서 각자만의 증거를 채집해서 범인과 범행 동기를 찾아내는 것이 게임 목적입니다. 게임 시스템 중 하나 또 재밌는 것은 혼자 어떤 증거를 확보한 후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보호 칩을 그 증거에 걸 수 있습니다. 4에서 6까지의 숫자가 적혀 있는데 자기 이후에 이 증거를 수집하러 온 사람은 보호 칩에 적힌 숫자 이상의 주사위 눈이 나와야지만 확인할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남이 조금이라도 어렵게 얻도록 딴지 거는 시스템도 들어 있다는 얘기죠.
추리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Clue보다 더 치밀한 구성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가진 패를 경우의 수에 맞추어서 제거하는 형식의 유추 게임이 Clue라면 '동양특급'에서는 매 시나리오 별로 수십여 개가 되는 증거를 확보해서 이를 취합하는 조금이나마 좀더 형사가 된 기분을 제공한다고 할까요. 증언 중에는 쓸모 없는 것도 있고 다른 것과 조합해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을 다 플레이어가 체크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보니 그 재미를 느낀다면, 특히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박이지요. 하지만 시스템 상의 문제로 인해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경우에는 매우 번잡하고 귀찮은 것도 없지 않습니다. 증거가 적혀 있는 Text 북을 모든 플레이어가 자기 턴 끝날 때마다 참조해봐야 하는 건 그만큼의 시간 낭비라고 느껴지더군요. 차라리, 증거가 적힌 카드들을 만들어서 해당 상황이 되면 나눠주는 형식으로 하는 것이 표기하는 귀찮음과 하나를 공유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시간 상의 문제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나리오 수의 제한 때문에 특정 횟수 이상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추리 소설의 맛을 제대로 살린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 생긴대로 움직임이 둔하다 보니(주사위가 안 나온다구요!!!) 그냥 남이 범인 찾아 줄 때까지 기다리렵니다.
'Boardgam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물찾기 0284]Die Knasterbruder(2004) (0) | 2004.06.01 |
---|---|
[보물찾기 0282]Commisario/FBI(2004) (0) | 2004.06.01 |
[보물찾기 0281]Alles im Griff(2002) (0) | 2004.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