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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41]Mystery of the Abbey(2003)

디자이너: Bruno Faidutti, Serge Larget
제작사: Days of Wonder
인원수: 3~6인
소요시간: 60~90분


'평화로운 수도원에 Adelmo 수도사가 죽었다. 범인은 과연?'

Umberto Eco의 소설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을 테마로 해서 게임을 만들었으나 당시 자신의 소설을 다른 형태-영화 등으로의 각색-의 재제작하는 것을 혐오하던 Eco 측의 요구로 '장미의 이름'이라는 게임 이름은 따오지 못하고 냄새만 풍기는(^^) 형태로 제작한 것이 바로 여기서 소개할 Mystery of the Abbey입니다. 다이브다이스의 리뷰에 가시면 이 버전이 나올 때까지의 간략한 사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게임 제작사는 Days of Wonder로 최근 Visual한 내용으로 승부를 걸고 있죠. 그리고 특히나 Citadel의 Faidutti의 게임만 벌써 3번째 발표하고 있습니다. Faidutti는 예전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안 좋게-사업 면에서나 기타 인간 관계면에서나- 끝났던 회사 건으로 인해 특정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3편이 한 회사에서만 나오다니 혹시 새로이 회사에 참여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게임은 기본적으로 추리 게임입니다. Clue로 보드 게임의 매력을 느꼈던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죠. 거기다 Days of Wonder사가 주력하는 Visual한 게임 내용물과 황송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용의자 시트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되면 수도원의 이곳 저곳을 돌면서 다른 수도사를 만나면 질문도 하고 각 방에 해당되는 행동을 하면서 범인 찾기를 합니다. 용의자만 찾으면 된다고 해서 3가지 항목을 찾아야 하는 Clue보다 절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복잡하죠. 시스템이 달라서 적응이 안되기도 하구요. 일단 용의자는 종파, 지위, 모자 착용 여부, 체형, 수염 여부 등의 5가지 조건이 각기 다르죠. 이런 수도사 24명 중 한 명을 찾아야 하는 거죠.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대답을 거부하거나 혹은 진실만을 대답합니다. 진실을 대답하고 나면 반문할 수 있죠. 손에 든 카드는 별로 없고 용의자 수는 너무 많고 뭘 질문해야 될지 몰라서 '밥은 먹고 다니냐?'(살인의 추억을 안 본 후배가 이 얘기 할 땐 다 뒤집어 졌습니다.)라는 황당한 질문도 나옵니다. 진실 게임 용으로 써도 괜찮겠더군요..--; 차라리 특수한 방에 가서 이것 저것 특수 카드를 사용해서 정보를 얻는 쪽이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아직 초짜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요.



또, 한도 끝도 없이 떠도는 게 아니라 4턴마다 한 번씩 예배당으로 돌아와서 서로 정해진 카드 숫자를 상대방(한 방향으로 다 같이)에게 넘겨주고 이벤트를 진행하죠. 이 이벤트들에는 Faidutti의 장난기가 섞여 있습니다. 수도원을 테마로 했기 때문에 규율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뭐 하나만 틀리면 턴을 잃어버리고 예배당에 가서 참회를 해야 하죠. 게임 하다 보면 범인 찾기 보다 남 틀리는 거만 열심히 찾는 사람들도 있죠...--;

게임은 점수를 많이 따면 이깁니다. 범인을 찾으면 게임을 끝나지만 범인을 찾아도 점수를 주고 범인의 특징 한 가지를 찾아도 점수를 줍니다. 물론 틀리면 예배당 가서 참회를 해야 하구요. 즉, 범인 찾기 과정에서 특징만 알아내도 점수를 벌 수 있고, 많이 찾아내면 자신이 범인을 잡지 않아도 게임에서 이길 수 있죠.



추리 게임이지만 심각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Faidutti가 넣어둔 여러 가지 장난기 섞인 지령들이 게임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죠. 하지만 용의자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각 특징에 해당 되는 수도사가 여러 명이 넘다 보니 범인 맞추기는 꽤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질문하는 것도 전략이고 잘 세워야 하지만 여러 번 해보지 않는 이상이야 좀 무리가 있을 듯 싶구요. 특수 카드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그것도 쓰는 데 제약이 있는 것이 있다 보니 꽤 추리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카드를 상대방에게 넘겨주기 때문에 언젠가는(게임에선 8~9회의 미사) 내에서는 전부 다 알게 되어 있습니다. 그 전에 특징을 한두 가지라도 먼저 알아서 맞춰 점수를 미리 버는 것 이외에는 글쎄요. 특별한 뭔가는 없어 보입니다. 여러 번 반복 플레이를 해 볼수록 추리 게임이라기 보다는 Faidutti의 장난에 맞춰 노는 파티 게임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그리고 그 장난 섞인 코드는 분명 서양인의 구미에 맞는 것이구요. Clue 같은 분위기를 예상했습니다만 제가 느낀 게임은 분명 추리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뭐 머리가 나쁘거나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쁜 그림, 간간이 나오는 장난 섞인 게임 진행을 제외하고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