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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90]Britannia(1986/2006)

디자이너: Lewis Pulsipher
제작사:    Avalon Hill(1986)/Fantasy Flight Games(2006)
인원수:    3~5인
소요시간: 4시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영국 정부는 브리튼 섬은 1066년 이후로 절대 대륙의 침공을 받지 않았다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으나, 히틀러의 공군은 런던을 무참하게 공습했었죠. 1066년 이후 처음으로 브리튼 섬이 공격을 받은 셈이죠. 이 1066년에는 정복왕 윌리엄이 노르만인을 이끌고 들어온 해로 결국에는 마지막 색슨족 왕 해럴드 2세를 물리치고 노르만 왕조를 수립했죠. 마지막 외세의 침입을 받은 해라 이 1066년을 (이 게임의 규칙서에 따르면) 영국의 초등교육을 받은 이라면 누구든지 아는 년도라고 하더군요. 뭐, 우리로 치면 경술국치-한일합방은 친일파들이 일한병합에서 따온 말입니다. 언제 우리가 합쳐지려고 했었나요? 용어부터 일제, 친일파의 잔재를 제거합시다-가 1910년인 걸 초등학교 나온 사람이 아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아무튼 유럽 대륙과 동떨어졌있다가 로마의 카이사르에 의해 처음으로 역사 시대에 등장한 이후 1066년 윌리엄이 잉글랜드의 왕이 될 때까지의 브리튼 섬에서 일어난 그 수많은 종족들의 분쟁을 다룬 게임이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Britannia입니다. 


3~5인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4인용입니다. 왜냐구요? 17개 국가(부족)를 4개의 색깔로 구분지어 한 팀을 만들어 놨죠. 물론 3인용이나 5인용일 때 국가를 나눠주는 방법이 있지만 아무래도 색깔이 헷갈리는 것 보다야 4인용이 낫겠죠?


영국의 고대사를 재현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17개의 부족이 16개 라운드(각 라운드가 커버하는 실제 기간이 표기되어 있음) 동안 역사적인 사실에 맞춰서 순차적으로 등장합니다. 원래 있다가 사라지는 부족도 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약탈만 하다 가는 부족도 있고 아예 정복하러 와서 싸우다가 소멸하는 부족도 있죠. 이에 대해서는 보드 오른편의 타임 테이블에 라운드별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럼 게임 진행을 살펴 보죠.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명중 주사위 굴림수를 가지는 전쟁 게임입니다. 자신의 유닛을 이동력 내에 이동시킨 후 다른 부족의 유닛이 존재하는 영역에 들어가게 되면 서로 유닛 수만큼의 주사위를 굴려서 명중 주사위 굴림수가 나온 주사위 갯수만큼 상대방의 유닛을 제거하고 전투를 계속하거나 퇴각하는 시스템이죠. 상대방을 전멸시켰을 때는 그 지역을 확보하게 되는 거구요. 브리튼 섬을 공략하다 보니 해상 이동이나 약탈에 대한 이동 시의 수정 규칙, 그리고 강력한 로마 군대와 그 성채에 대한 수정 규칙을 제외하면 등장하는 나라가 많다 뿐이지 실제 라운드에 진행되는 내용은 단순합니다.


한 라운드의 진행은 정해진 부족 순서에 따라 부족이 해당 한 턴을 완료하면 다음 부족이 이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라운드가 종료되며, 한 라운드는 증원군 생산 및 '배치, 이동, 전투, 해상 침공군 후퇴(침공/침략 부족에 대해서만 해당됨)/배치 제한 확인'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군대 배치는 배치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한 부족이 한 지역에서는 일정 갯수 이상의 유닛을 보유하지 못하며, 단 하나의 지정된 부대에 대해서만 무제한(또는 제한 수치가 높아진)의 유닛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배치 단계, 배지 제한 확인 단계에서 지켜주면 됩니다. (여기서 로마군은 제외입니다. 왜냐구요? 역사적인 사실을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서이죠. 뭐...)


앞서 여러 부족을 한 플레이어가 담당한다고 했는데, 그럼 게임의 승리는 플레이어 기준이냐, 아니면 부족 기준이냐가 궁금하실텐데, 게임의 승자는 자신이 담당한 부족의 승점 합이 가장 많은 사람입니다. 부족 별로 따로 승점을 기록하지만, 결국엔 합산으로 플레이어별로 이를 비교하죠.


그럼 승점은 어떻게 획득하느냐? 이건 각 부족별로 주어지는 부족 참조 카드에 나와 있습니다. 크게 다음 3가지로 점수를 얻게 됩니다.

1) 점수 계산 라운드(특정 라운드가 끝나면 기타 라운드에는 없는 점수 계산 페이즈가 진행됨)가 끝난 시점에서 특정 지역을 획득한 경우
2) 특정 라운드 동안 특정 지역을 점령한 경우
3) 특정 라운드 동안 특정 유닛-리더, 부대, 요새-를 제거한 경우


각 부족 별로 해당되는 라운드와 지역, 유닛들이 전부 다릅니다. 물론 예상하셨겠지만, 역사적인 사실에 기인하여 그 라운드와 지역, 유닛들이 배분되어 있구요.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이 참조표에 따라서 자신의 부족이 나아갈 길을 짜야 되죠.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서로 같은 브리튼 섬 내에서 다투었듯이, 서로가 같은 시점에 같은 지역을 경쟁하는 경우가 다분히 발생합니다. 이게 이들 부족간에 충돌을 유발하게 되죠.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점에서 매우 맘에 드는 게임입니다. 기본 진행이 어려운 것도 아니구요. 그러나, 재현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그 점을 부족별 추가 규칙으로 보상한 점은 아무래도 여러 번 플레이를 통해 익숙해져야 하는 나름대로의 난이도를 야기하게 되더군요. 특정 지역을 특정 라운드에 획득해야 점수를 주게 함으로써 역사적 재현은 이루었을 지언정 게임의 자유도는 그만큼 pay-off가 된 게 아닌가 싶네요. 쉽게 말하면 History of the World에서 맘대로 뛰어놀던 국가-흉노족이 왜 소련을 가냐고요!!!-들이 이젠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면 무조건 중국으로 쳐들어 가야 한다는... 가다 죽든 말든 말이죠...


언젠가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사 관련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충실히 재현된 게임이 맘에 듭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스토리가 꽉 짜여져 있다고는 했지만, 주사위 결과라는 건 언제나 역사와는 다른 결과를 제공하니까요... 나름대로 그 틀 안에서의 Random한 결과는 보장된다고 봅니다. 좋은 퀄리티로 좋은 게임이 다시 나온다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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