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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91]Keytown(2000)

디자이너: Richard Breese
제작사:    R&D Games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60분

XX XXX님이 X,XXX,XXX(여기서 X는 절대 0이 아닙니다)원을 투자해서 모으신다는 Richard Breese의 Key 시리즈의 한 작품입니다. Keywood라는 사람이 창건하고 지배하는 Keydom이라는 나라의 상업 중심지 Keytown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는 내용이죠. 이후에 이 Keytown의 돈 많이 번 인간들이 Keythedral이라는 성당을 만드느라 고생하게 될 거라는 전설이...


이 게임은 아주 치열하고 냉정하다 못해 아주 비정하게 상대방을 괴롭히는 게임입니다. 자기의 자원을 투자해서 남을 더 높은 곳으로 보내 버리죠.. 그러나 부자가 천국 가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드시 높은 곳으로 갈수록 게임 승리와는 더욱 더 멀어지는게 이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일련의 마을 주민을 데리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 일꾼들은 Keydom이 생기던 당시 아주 초급 기술만 배운 초보들이죠. 이 초보들을 어떻게든 숙련공으로 만드는게 게임의 목표입니다. 기술의 습득 정도는 일꾼 타일에 적힌 숫자로 표현(1~5)되며, 게임이 끝났을 때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일꾼들의 숙련도의 제곱의 합이 자신의 승점이 되고 이게 가장 높은 사람이 게임의 승자가 되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일꾼을 크게 다음 3군데에 보냅니다.


먼저 생산지-5가지 자원에 해당하는 5곳의 생산지-에 보내서 필요한 재화를 모아오죠. 게임에서 유일하게 숙련공일수록 이득인 장소입니다. 능숙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을 더 빨리 챙기는 곳이고 또 생산품의 가치를 조절하는 능력도 배우게 되는 곳이죠.


2번째로는 새로운 기술을 접하기 위해 마을의 중요 건물 3 곳-마을회관, 교회, 시장에 보냅니다. 왜 새로운 기술을 마을회관이나 교회, 시장에 보내나 모르겠습니다. 가서 배우는 거라곤 정치 아님 장사 아님 신학인데... 이 3개 모두다 비호감인 저로서는 뭐 그런 걸 배우나 싶습니다만 아무튼 여기에서 신기술을 배워 2급, 3급, 4급 자격증을 따게 되죠. 다들 아시겠지만, 급수가 높아질수록 배움의 길은 어렵기에 여러 사람이 모이게 되면 쉽게 배우는 초급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격증을 따게 되죠. 아니면, 복지 정책이 너무 잘 된 도시라... 아니 양극화를 해결하려는 Keywood의 강력한 의지일 수도 있죠. 그러나 여기에는 자신의 능력(타일의 숫자)만으로 숙련도나 지위의 우위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왜 재화가 많으면 기회가 그만큼 더 기회가 주어지기에 그만큼 더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사태가 생기죠. 왜, 약간 모자라도 고액 쪽집게 과외면 얼마든지... 한국 사회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나요? 이 게임에서도 돈 많고 초급 기술 보유한 사람, 고급이지만 돈 없는 사람은 그만큼 우위에 있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이 게임은 돈 없고 기술도 없는 사람에게 먼저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집니다.


뭐 이도저도 싫으면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의무를 무시하고 가족을 꾸리고 2세를 만들어도 됩니다. 때로는 유혹과 꾀임에 빠져서 일도 안하고 (가족은 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2세를 만들 수도 있죠(뭐... 게임 내용으로 얘기하면 초보 일꾼이 게임에 투입되게 되는 겁니다). 저학력층일수록 2세를 빨리 얻고 대가족을 꾸린다는 통계청 자료를 본 걸까요? 여기에서도 기술 배우는 곳처럼 숙련도가 낮을수록... 그리고 저소득층일수록 아기를 가지게 됩니다. 왜, 2세 양육 비용에서는 감안 못했는지 조금 아쉽긴 하지만요...


뭐... 이리저리 비꼬아서 얘기했지만, 아무튼 플레이어는 숙련공을 만들게 되면 자원을 많이 얻게 되지만, 이 숙련공을 만들거나 더 많은 일꾼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보가 더 좋은 조건이죠. 하지만 단지 숙련도로 비교하는 것은 게임이 너무 단순해지기 때문에 숙련도와 재화 보유 여부에 따라 기술 습득이나 일꾼 추가 여부를 결정하게 되죠. 근데, 다 기억하시죠? 후자에서는 낮을수록 좋다고.. 따라서, 자신이 모은 재화를 남에게, 정확히는 남이 배치한 나보다 더 낮은 타일들에 배치함으로써 자기를 낮추는 겸손을 꾀하죠... 즉, 고생해서 벌어들인 거로 남이 얻고자 하는 걸 딴지 거는데... 아니 내가 대신 얻기 위해 쓰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게 바로 이 게임입니다.


뭐 내가 기술 습득이나 추가 일꾼을 못 얻으면 해당 자원을 얻긴 하지만, 단 4 라운드만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의 기술 습득을 못한다는 건 제곱수로 점수를 계산한다는 점에서 타격이 큰 편이죠.... 그래서 어떻게든 재화를 긁어 모아 내가 키우는 녀석을 성공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녀석들에게 재화로 매수하거나 또는 재화를 뿌려서 다른 곳에 눈 돌리게 하는 거죠... 인간 사회의 아주 삐리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그럼, 이 게임을 안 하는 게 좋은 거냐..... 기분 상하고, 사회 생활이라는 게 참 삐리리하구나 라고 뼈저리게 느끼게 하지만 게임은 완성도나 재미 측면에서 아주 Good입니다... 종이로 된 스크린이 좀 아쉽긴 하지만, 아시는 분은 아는 R&D Games의 컴퍼에 충분히 만족할만하구요.... 가격 대비 성능비로 만족하냐고 하면 글 초반에 얘기한 그  삐리리한 분 때문에  Overpay한 면이 없진 않지만... 매우 만족하는 게임입니다... 그 분께서 이 게임을 해 보셨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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