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Stefan Feld
제작사: Alea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45~60분
Alea 시리즈의 최신작, 10번의 번호를 달고 나온 게임입니다. 전작이라고는 Queen Mini Box 시리즈로 내놓은 Rome 하나 뿐인 비교적 신인에게 큰 임무가 맡겨졌더군요. 각 관련 사이트에서의 평판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만, Rome을 재밌게 즐겼던 주인장은 디자이너에 대한 믿음으로 구입을 했습니다. 시작부터 결론을 내리자면, Alea의 기존 Big Box 시리즈에 비하면 전략적 깊이는 덜 하지만, 8, 9번에 실망했던 주인장에게는 오히려 Alea Series가 새로운 Positioning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약간은 참신한 맛을 느끼게 해 준 게임이었습니다. 비록 5인용이어야 좀 치열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말이죠.
독어 제목은 Ru(h)m und Ehre 입니다. Rum은 잘 아시는 럼주를 이야기하고 Ruhm은 명성을 의미합니다. Ehre가 명예를 의미하니까... 앞 단어는 동음이의어로 장난(^^)을 친 게 아닌가 싶네요. 럼주를 마시고 명성(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을 중시하는.... 바로 해적들의 이야기입니다만, 피 튀기는 해전을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불행히도, 항구에 정박한 해적들의 야그입니다.
보드는 각각 4개의 장소와 이들을 각각 연결하고 또 바깥을 향해 그려져 이웃한 타일의 장소로도 연결되도록 한 길들이 그려져 있는 타일 9개를 3X3로 배치하여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되면 모든 플레이어들이 소유한 해적들의 대장인 Red Cosair를 이동시켜 특정 장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대신 이동할 때마다, Red Cosair가 지난 길-몇 개의 칸으로 구성-에 해적들을 칸 수만큼 배치해야 하죠. 형님을 모시려면 그 정도 아그들이 필요한 거죠. 이 이동한 장소에 해당하는 액션들을 행한 뒤, 자금의 여력이 있고, 아그들이 여유롭게 있다면 추가 이동을 한 뒤 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행님은 가끔 보드 밖으로 사라지셔서 모종의 장소에서 홀연히 나타나시기도 하죠. 물론 이도 돈의 힘을 빌어서이긴 하지만요. 이동하기 싫으면 돈 내고 쉬어도 됩니다. 쉬기도 싫고 이동하기도 싫으면 아그들을 전부 다 배로 돌려 보내버리죠.
특정 장소에 들어가서 하는 행동들이 게임에서의 승리로 이끄는 명예 점수를 얻는 주요 경로입니다. 도박장에 가서 해당 도박장에 걸려 있는 상품들을 걸고 다른 해적-플레이어-들에게 판돈을 뜯어 낸 후 주사위 도박을 하기도 하고, 회합 장소에 가서 비밀 지령을 받고 특정 장소에 갈 것을 명 받기도 합니다. 물론, 그 장소로 가면 그에 해당하는 명예 점수를 얻기도 하구요. 보물 상자를 찾아서 꿀꺽하기도 하지만, 잘 못 하다간 전갈이 든 보물 상자를 열었다가 Bang에서의 다이너마이트처럼 모든 해적들을 공포-실점의 위기-에 떨게 만들기도 하죠. 보물 지도에 대한 정보를 주는 곳에 가서 각 보물섬 지도 조각을 얻어와서 이를 짜맞추면 점수를 따기도 하고... 점수만 따는 건 아닙니다. 돈을 얻기도 하고, 더 많은 해적을 고용하기도 하고, 돌아다니다가 경비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뭐 쪽수만 되면 물리치고 점수를 벌기도 하죠.
이렇게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지치다 보니, 이동/액션 페이즈를 다 마치고 나면, 승선한 애들이 잠자리를 놓고 다투는 페이즈가 시작됩니다. 아무리 많은 해적이 승선해서 잠을 취하러 왔어도, 단 3명-3 플레이어가 아닌 3명의 해적-만이 잠자리를 얻게 됩니다. 즉, 승점을 얻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아그들을 승선시키면 돛대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상단에 가로로 일렬 배치를 하죠. 즉, 가장 먼저 들어간 아그들이 가장 상단, 그 다음은 그 아래, 제일 마지막에 온 아그들은 맨 아래에 서죠. 아무래도 맨 아래 들어온 놈이 좀 더 안락하게 자겠죠? 뭐 일도 많이 하고 오니라 늦었을테니 좋은 자리 줘야죠. 하지만, 늦게 온다고 무조건 좋은 자리는 아닙니다. 유리할 뿐이죠. 가로로 세우다 보면 세로로도 줄이 생기겠죠. 돛대를 기준으로 가장 먼 세로 줄부터 자리 다툼을 합니다. 해당 세로줄에 혼자 있으면, 반대편-돛대 왼쪽이었으면 오른쪽, 또는 그 반대-으로 넘어가서 다음 다툼을 대기하죠. 여럿이 있으면, 돛대 가장 상단에 가까운 사람부터 주사위를 굴립니다. 주사위를 굴릴 때는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집니다. 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 한 말이죠. 자신의 주사위 굴림이 바로 앞 사람보다 높거나 같은 경우에는 앞 사람의 해적이 제거됩니다. 즉, 이렇게 되면, 세로 줄의 가장 상단에 있는 해적은 단 한 번의 주사위 굴림으로, 같은 줄에 줄 지어 서 있는 해적들의 주사위 굴림보다 무조건 높아야 하는 대단한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거죠. 아무튼 이 주사위 굴림에서 이기면 또 반대편으로 넘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왼쪽-오른쪽으로 번갈아 오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마지막에서 2번째, 3번째 제거되는 사람이 생기겠죠. 이들에게 보다 좋은 잠자리-높은 승점-가 주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5번 거치고 난 후 보유한 타일의 승점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단순한 Move and Action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말 개수의 제한을 통해 Move/Action의 제한을 두었지만요. 아, 금전적인 제약도 조금 있긴 하군요... 규칙이 간단하다는 면에서, 그렇지만, 자잘자잘하게 타일에 대한 정보를 익혀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Ra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Ra와 같은 전략적 깊이는 전혀... 까지는 아니더래도 그닥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상대방의 Action을 예상한다든지 하는 그런 부분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할 듯 하고, 턴이 돌아왔을 때, Best Action을 찾는 그런 류의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간의 상호 액션이 작용하는 경우는 주사위 굴릴 때 뿐입니다. 비록 상대방의 이동이 내 다음 액션을 좌지우지하지만, 꼭 뭘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안하는 게임 특성 상 좌지우지라고 하기가 좀 그렇죠. 그러나 주사위 굴릴 때-도박을 하든, 잠자리를 놓고 결투를 벌이든, 아니면 폭탄.. 아니지 전갈 상자를 놓고 눈치를 볼 때든-에는 단 한 번(전갈 상자의 경우는 제외)의 주사위 굴림으로 내가 아님 상대방이 승점을 먹느냐가 결정이 나기 때문이죠. 지리하게 동률일 때 여러 번 또 굴리는 게 아니라, '해적은 단판 승부!'라는 모토로 깔끔하게, 그러나 잔인하게 끝나는 게 시원하다는 느낌입니다. 비록, 주사위 신은 절 버렸지만 말이죠.
비록 기존의 Alea Big Box 시리즈만큼의 깊이는 없지만, 최근 나왔던 Middle Box 시리즈에서 보였던 간단하면서 보드 게임 본연의 재미에 좀 더 주력하는 모습은 오히려 복잡한 시스템을 찾아다니는 것보단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간단하게 (비록 5인이 모여야 하지만) 웃고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는 꽤 적절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Alea 이름을 안 달았으면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지 않았을 작품이란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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