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ory/만만치 않은 삶, 일

근황

여행 얘기만 쓰다 보니 요즘 뭐하는 지 얘길 안 한 거 같아서.. 아무도 안 궁금해 하겠지만, 그냥 글을 올립니다.

1. 지난 주말 Atlanta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는, 업무 때문에 Stress의 연속이었습니다. 솔직히 여기 나온 이후로 일 때문에 Stress를 받은 일은 없었는데... 이번엔 어케 그렇게 되었네요. 방금 막 여기 연구소에 방문하신 높으신 분 앞에서 영어로 과제 계획서를 발표해야 하는 것 때문에 그랬습니다. 한국 있을 때도 다른 곳에 파견 보내어졌기 때문에 Project를 주도적으로, 그니까 공식적으로 맡아서 진행해 본 적이 없었는데다가, 여기서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제를 진행했기 때문에 특별히 누군가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든지 하는 그런 Stress는 없었는데... 이번엔 어케어케 하다 보니 과제 책임자가 되어버려서는 이걸 준비해야 하고 발표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국외에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을 덜 모시고 한다든지, 절차가 약식으로 진행된다는지 하는 건 있지만, 그래도 한번도 안 해 본 걸 준비해야 하는 것.. 그것도 여기 퇴근시간이 되야 업무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는 한국에 이것저것 물어봐가면서 해야 되는 게 나름... 거기다 그것도 입사 때부터 모시던 나름 친밀하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아니라, 새로이 부임하신, 나름 너무 활동적이라는 얘기를 들으시는 분한테라니.... 뭐 어케어케 약간은 짜고 치는 고스톱 분위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안 해 본 걸 하려니 좀 많이 떨었는데.. 어케 잘 넘겼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 그 동안 쌓인 Stress에 기인한 피로가 엄습을 해오네요... 그 분 평소 Style대로 딱 듣고 싶은 내용만 챙겨서 Aggressive하게 물어보시곤, Bye-Bye.... 정말 Gone with the Wind였습니다. 쿨럭.... 풍파에 휩쓸리고 나니... 졸음만.....

2. 지금 집에는 새로이 Stanford에 방문 연구원으로 오신 회사 분이 잠깐 기거 중입니다. 집을 구하긴 했는데, 이사날짜가 좀 뒤인지라.. 사정상 그 분 가족(부인&3살배기 딸)이 함께 조그만 Guestroom에서 불편하겠지만 지내구 있구요... 거기에 Roommate 형네 가족(부인&2살배기 딸, 둘다 미국 나이)도 와 있죠. 뭐, 집에 들어가면 두 공주님들이 Up and Down을 계속하는지라... 솔직히 미국에 있는 실감은 안 나고 갑자기 대가족의 막내 도련님이 된 느낌입니다. 쌀밥에 반찬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같이 사는 형들이랑 식사 후 술도 한 잔 하면서 얘기도 나누고.... 뭐, 대신 먹은 만큼(^^) 조카들도 봐 주고.. 뭐 그닥 봐주는 건 하긴 심히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말이죠... 늘상 드는 생각이 확실히 애기들이 귀엽긴 한데...그 애기들을 직접 키우는 거라면.... No thanks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공주님이 너무 활달해서 말이죠... 두 형수님이 농담으로 여자애들 둘이 이런데 남자애들 둘이었으면 어땠겠냐는 얘기를 하시는데, 정말 동감입니다. ㅋㅋㅋ 아무리 봐도 주인장은 결혼이나 자식 이런 거 하고는 전혀 인연이 없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졸지에 주인장의 조카가 된 두 공주님들...

3. 앞서 언급한 높으신 분의 방문 건 때문에, 정확히는 원래 오기로 했던 또 다른 분의 방문 때문이지만... 우찌 되었든, 그 높으신 분을 모시고, Stanford에 유학중인 한국 유학생들(어쩌다 보니 다 화학과 사람들이더군요)이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와중에... 거참..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대학원 실험실에 다닐 때 잠깐 같이 실험하다 유학갔던 학부생 후배녀석과 랩 동기로 지냈다는 사람을 만나지 않나.... 뭐 나름 기호가 잘 맞아서 종종 Stanford에 실험하러 갈 때 자주 뵐 듯 싶네요. 얘기 나누던 것 중에 가장 와 닿던 건... 한국 돌아가고 싶은데 다 말린다는 거더군요. 처음 유학 시작한 지 2년 동안은 여기가 정말 Paradise 같았는데... 3~4년 쯤 되니, 아무래도 근본적인 사람 사는 방식이 다르니 서서히 질려 가더니, 이젠 정말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뭐랄까... 나중에 가족/자식 다 보내고 큰 집에서 외로이 보내는 이 동네 문화가 조그만 땅에서 치고박고 살면서 사람 부대끼던 문화에 익숙한 자기 자신에게는 넘 심심하다는 게 이유더군요. 하지만, 한국의 집값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여기선 누가 뭘 하든 뭘 입든 so what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기에 느끼는 부인들의 불안감, 그리고 Job 자체나 그 조건 등등 모든 제반 사항이 당장 한국에 돌아가는 건 힘들게 하지 않나 싶답니다. 그래서, 여기서 Job을 찾긴 하는데... 뭐....  그렇다는 얘기더군요... 뭐랄까 전 아직 2년도 안 되서 물릴 단계도 아니고, 현재 Job이 있어서 풍족하게 지내고 있어 불만이 없긴 합니다만... 글쎄요... 사람 일이란 잘 모르는 거니까요.. 하지만,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란 거, 뭐 핑계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조금은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네요.

4. 사무실 다른 사람들이 근처 S Group의 다른, 좀 더 큰 Office의 Cafeteria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한 다음부터, 주인장은 요즘 식당 찾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뭐랄까요 '런치의 여왕'의 그 여주인공이 된 기분이랄까요... 솔직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되온 집 떠나 사는 삶 때문에 식당/Cafeteria라고 하면 질릴대로 질린 주인장인지라.. 여기선 점심 시간으로 1시간이 full로 보장되고 어디 움직일 곳도 많으니 돈은 좀 더 들더래도 어케든 Cafeteria만은 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찾은 "Gombei'라는 일식점인데.. 진짜 일본 사람들이 하는데 맛도 괜찮고, 또 주인 일본인 할머니하고도 친해져서 반가이 인사하며 다니고 있는데... 오늘은 간만에 거기 가서 먹어야겠네요. 점심 식사와 차가운 기린 맥주 한 잔..... 아 이게 피곤을 풀어줬으면 좋겠네요.

'Life Story > 만만치 않은 삶,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온 만만찮은 물건  (2) 2008.01.15
[펌]Marine Blues 2007년 4월 23일자  (0) 2007.04.24
급한 불은 끄고...  (11) 2007.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