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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시마 신사를 보고 나서는 나름 익숙해지기 시작한 좌측통행(오른쪽 좌석 운전)을 다시 시작해서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 비행기 이륙 시간이 30분 정도 지연되고, 렌트카 사무실에서 이래저래 묻느라 시간을 지체해서 아오시마 신사를 나온게 오후 2시 반이 넘은 시간. 이동 경로인 남쪽으로는 가까운 선멧세 니치난이나 우도신사로 갈 수 있지만, 거긴 다른 날에 짜투리 시간에 들리기로 하고, 일단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오비성으로 향했다. 직선거리상, 그리고 한국과 같은 도로 상황에 막 밟았으면 4~50분에 주파도 할 수 있었겠지만, 일본에서도 워낙 시골이고 거의 국도가 계속 이어지며, 거기에 1차선 도로에 속도도 지켜서 달리는 차량들 사이를 가다 보니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그래도 가는 길에 도깨비 빨래판이 계속되는 아름다운 해변도로(호리키리 도케-고개 포함)를 따라 가다 보니 시간 가는지도 몰랐다는.... 뭐, 거기에 운전에 집중한 것도 있지만서도.....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안내소에 가니, 오비성과 주변마을을 돌아보는 투어패스를 2가지 종류를 안내해줬다. 다른 블로그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하던데, 우리에게는 안내소 분이 2가지 종류만 알려줬다는... (왜? ^^). 하나는 610엔으로 오비성/마을의 7개 주요 유적지를 들어가 볼 수 있는 투어패스였고, 비싼 거는 1200엔으로 이 7개 유적지 모두와 오비성마을의 각종 가게(먹거리도 있고 기념품도 있고)에서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 5개를 제공하는 食べあるき(타베아루키-걸으며먹기) 투어패스였는데, 구름이 많이 끼어서 그닥 돌아볼 시간도 많지 않고, 또 곧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 타베아루키를 하나, 일반투어패스를 하나씩 해서, 시간 되는 대로 일단 7군데 중 볼 만한 건 다 보고, 5개의 교환권으로 맛만 보는 걸로 하고 그렇게 투어 패스 구입! 패스를 구입하니, 타베아루키 패스를 구매하면 주는 지도 뒷면에 가게 안내에서 방문한 당일 안하는 가게를 표시(요일별로 쉬는 가게가 다름)해주고, 또 이미 4시가 넘어서 이미 문 닫은 가게도 표시해줘서,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배려!
세계 몇대, 일본 몇대... 뭐 이런 걸 좋아하는 건지, 일왕이 살던 교토와 비슷한 작은교토라고 해서 47개 곳을 지정해두었는데, 그 중 특히 오비성을 포함한 12군데가 유명하다고 한다. 사전에 이런 얘기를 듣고 와서인지 많이 기대했는데, 일단 날씨가 흐려서 뭔가 이쁜 하늘을 보지 못해 좀 아쉬웠다. 안내소를 나와서 성으로 향해 올라가는 길에 요쇼칸(豫樟館)이라는 오비성의 성주 이토 가문의 정원을 들렀다.
사진은 필터발로 그나마 좀 낫게 나오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너무 흐려서.... 시간도 없고, 그닥 안내 받을만한 것도 없고 해서 바로 나와서 오비성으로 향했다. 요소칸에서 나오면 바로 왼쪽에 보이는 성문-오테몬(大手門)-에서 일단 사진 한 장.
계단을 올라가면 하늘 끝가지 솟아오른 나무들이 정렬된 숲이 보이고 이를 뒤로 하고 상가 전시관 건물을 둘러서 있는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보면 매화 나무와 벚꽃나무들이... 그리고 올라가는 길의 계단과 계단 사이의 약간의 사각형 공간의 네 귀퉁이에 큰 나무들이 있는데, 그 나무들을 잇는 대각선이 교차하는 점에 서 있으면, 행복해진다는 전설이 있다는 안내문구도 볼 수 있었다. 오비성 내에는 소학교도 있는데, 가장 볼만한 것은 마쓰오노마루(松尾の丸)였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오비성의 가장 높은 구릉 쯤에 저택이 지어져 있는데, 내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이후의 다른 곳에서 더 감명을 받긴 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일본의 다다미식 방/저택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보니 재밌었다. 뭔가 미로처럼 뱅뱅 돌며 이어진 구조도 재밌었고.... 내부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어둡게 나와 건진 게 하나도 없는 게 에러.
마쓰오노마루(松尾の丸)를 보고 내려와서는 상가전시관에 뭔가 물어보러 갔다가 전시관까지 보고 나왔지만, 뭐, 옛 일본의 무장, 여인네들의 복식이나 가마, 칼 등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닥 관심가는 주제도 아니고 시간도 얼마 없어서 바로 나와서는 오비성은 일단 이것으로 끝냈다.
오비성 이외에도 나머지 4개의 사적 건물들이 있었지만, 들어가봤을 때 그닥 임팩트가 있다거나 한 건 없었다. 날씨와 방문 시간이 문제라 지나다니는 관광객도 거의 없고(한적하고 좋긴 했지만),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가게들도 일찍 문을 닫다 보니, 교환권도 문 연 가게가 있으면 거기서 그냥 바꿔야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아쉬웠다. 어묵이랑 나무젓가락이랑 고구마 과자 등등을 교환하며 마을 구경을 했다.
정말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있고 해서 날이 좋을 때 다시 한 번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미 시간은 5시가 넘어서 가게들도 문 닫고, 이제 미야자키로 또 돌아가야 해서 아쉬운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차로 미야자키로 돌아오는 길은 다시 또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오면서 뉘역뉘역 돌아왔더니 거의 저녁 7시 반에 숙소에 체크인. 짐을 숙소에 넣어두기만 하고 바로 저녁 먹으로 숙소 근처의 AEON Mall 맞은 편에 있는 우동/소바집에 들러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며 미야자키 여행 첫날을 마쳤다.
아, AEON Mall에도 들러서 구경해봤지만, 저랑 제 아내는 쇼핑 지진아라서 뭐 딱히 끌리는 것도 없고 해서 AEON Mall 내 슈퍼마켓에서 간단하게 숙소에서 먹을 간식거리와 맥주들을 사들고는 그렇게 역사적(?)인 일본 미야자키에서의 첫 날을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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