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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홀로 여행을 다닐 때면, 먹는 것엔 그닥 신경을 쓰지 않고, 맥주나 와인 같은 것에는 좀 신경을 썼었는데, 결혼 후 여행을 다니면서는 어쨌든 맛집이나 유명한 레스토랑을 찾아서 실제로 가 보기도 하고 그렇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여행 전에 한 두군데 찾아둔.. 주로 나는 그냥 이 지역 특산품이라고 하는 거나 뭐 이런 거를 찾아두는데, 마나느님의 경우에는 이 지역에서 먹을 수 있긴 하지만 뭐랄까 특산품이라기 보다는 그냥 취향에 맞는 그런 음식들을 하는 곳을 찾아두는....
여행 둘째날 아침에 찾아간 이 らーめんマン이란 가게 역시 아내가 찾아 놓은 가게. 여행 오기 전 세워둔 계획에 따르면 오후에 두산 베어스의 연습 경기를 보기로 되어 있어서,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편도만 2시간 정도 걸리는 타카치호 협곡(高千穂峡)을 가야 하는 일정이라 새벽부터 하는 가게를 찾다 보니 마나느님이 찾아둔 이 집을 들리게 되었다.
윗 사진에서 보듯이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하고, 또 아침 10시까지는 마치 조조할인처럼 할인된 가격(440원)으로 제공되어서 일단 이 가게로 새벽부터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뚫고 숙소에서 출발. 미야자키 중심가에서는 좀 벗어났지만, 그닥 멀리 있진 않은지라 금방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가게 외벽과 실제 가게 사이에는 길쭉하게 된 공간이 있었다. (아래사진 참조) 아마 손님이 많을 때에는 여기 앉아서 만화도 보고 하면서 기다리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듯 했다.
일본은 자판기 천국이라는 얘기를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그 자판기를... 아니 자판기식 주문을 하는 걸 실제로 해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미 한국에도 이런 가게가 있다고는 하는데, 아직 만나본적은 없고, 요즘 패스트푸드계의 거인 M사 매장에 터치 스크린을 통해 주문을 하는 건 해 봤지만 서도... 카드 넣는 것도 잘 안 보이고, 뭐 일본은 일단 무조건 현금이라고 준비하고 와서, 마나느님과 아직까지도 익숙하지 않은 일본 동전들을 뒤져가며 잔돈을 최대한 안 만들려고 하면서 440엔짜리 라면과 교자까지 주문하니 쿠폰 같은 것이 나와서 그걸 챙겨 들고 이제서야 가게로 들어섰다.
대충 빈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가게 직원 아주머니가 오셔서는 위 사진에 나오는 티켓을 확인하고는 주방에 주문을 넣는다. 그리고는 음식은 준비되기 시작하고 난 뒤 실제 음식이 나오면 해당하는 티켓을 회수해 가는 방식으로 서빙이 이루어졌다. 추가 토핑 같은 걸 물어보는데, 짧은 일본어 실력에 알아듣지 못해 그냥 후쯔..... 보통이요 보통 이러면서 그냥 넘어갔다.
그러고 가게를 좀 둘러보니, 딱 봐도 알 수 있는 가게 주인사마의 덕후력...... 세상에 Beatles의 Poster들로 가득한 벽이라니.... 그리고 식당에 나오는 노래는 Beatles의 노래들이 무한 반복. 정규 앨범 뿐만이 아니라 B-Side라던지 정말 희귀곡들도 나오는데..... 라면을 먹기 전부터 이미 주인장은 배가 불러오고 이미 극강의 맛을 본 듯한 기분!!! 역시 마나느님의 말씀은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어야 하는 것!
일본의 모 대회에서 일본 최고의 라멘으로 뽑혔다는 이 가게의 라멘. 먹기 전부터 가게 분위기와 착한 가격(조식 가격에 근처 학생들이 오면 학생할인 가격도 있다고 한다)에 맘을 빼앗겼다. 전국 택배가 된다는데, 가능하면 한국으로도 택배로 보내주면 안되나 하는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할 때 드디어 아침 식사... 라멘이 나왔다.
라멘은 한국에서 먹던 일본식 라멘과 보기엔 크게 다를 건 없었지만, 기름기 때문에 입술이 끈적끈적해지고 입안이 텁텁해지는 게 거의 없는 매우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숙주와 면발도 딱 적당했고, 어젯밤 숙소에서 자기 전에 먹었던 맥주로 인한 숙취를 아주 개운하게 풀어주는 맛이었다. 라멘 2개에 교자 1접시를 먹고도 만 5천원 정도. 역시 조식 할인이 크긴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아침 일찍 렌트카로 먼 길 떠나기 전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게라, 맛도 좋고 가게 인테리어나 음악도 좋고 너무나 맘에 들었던 가게.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에도 또 먹으러 간 건 비밀 아닌 비밀.
그렇게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길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신기한 먹거리들과 마실 것들을 사고는 바로 동큐슈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이 날의 첫 관광지로 차를 몰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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