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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한양나들이

운현궁(雲峴宮) 관람기

창덕궁(昌德宮) 희정당(熙政堂) 특별관람을 하러 간만에 한양 도성에 들어간 날, 시간이 꽤 남다 보니, 창덕궁에서 그닥 멀지 않은, 정확하게는 주차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운현궁(雲峴宮)을 잠깐 마실을 갔습니다. 창덕궁에서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가다가 낙원상가를 향해 내려가다 보다 만나게 되는데요. 토요일 아침인데도 현장 교육을 받으러 온 아이들과 인솔 교사(가이드?)로 된 그룹이 3~4개 정도 입장을 대기하고 있더군요.

 

운현궁은 무료입장이어서 QR Code로 입장 등록을 진행한 후에 내부를 드려다 보니, 실제 주거하고 공간은 안쪽에 따로 떨어져 있고 축구장 하나가 완전히 들어갈 정도는 되어 보이는 넓은 공터가 궁궐 외벽 안 쪽에 있더군요. 

입구에서 안내를 받은 책자를 받은 후 보이는 건물은 운현궁을 지키던 이들이 살던 공간이라고 하는데, 저 정도면 한 20명 이상은 살 공간이 될 듯 한데... 역시 임금의 살아 계신 아버지의 권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운현궁은 조선의 26대 임금인 고종의 아버지, 한 때 '상가집 개'라고 불리며 세도정치를 펼치던 안동 김씨 등의 주의를 피해, 결국엔 아들을 임금으로 만들고, 조선 중흥의 꿈을 실현시키려 했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살던 곳입니다. 고종의 잠저(임금 되기 전 거처하던 사저)이기도 하기에, 결국 '운현궁'이라는 별궁으로 격상되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늦가을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해서 해가 숨어 있던 오전이라 약간 쌀쌀하고 어둑한 상황이라 사진들이 그닥 이쁘게 나오진 않았네요. ㅠㅠ ㅠㅠ. 어찌 됐든, 운현궁 내당인 노안당, 노락당, 이로당 등을 돌아 봤습니다.

 

노안당과 노락당으로 가는 길에 있는 나무. 단풍이 제대로 들었다. 그리고 왼쪽 뒤에 그 유명한(?) 양관이 보인다.

 

위 사진에는 반가운(?), 아니 아주 유명한 건물이 배경으로 보이는데요, 원래는 운현궁의 양관(일제가 흥선대원군의 손자에게 지어준 양식 건물)이었으나, 지금은 덕성여대 소유가 되어 있는 건물인데......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와 이동욱이 함께 살던 그 집이 바로 저 양관이랍니다. 

사진 안의 단풍나무의 오른쪽에 위치한 문을 통해 들어가면 노안당이 먼저 나옵니다. 일반 한옥 건물과 크게 다를 게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마당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건물과 그 위에서 내려다 봤을 흥선대원군을 떠 올리면 왠지 모르게 위압감이 느껴지더군요.

 

노안당에서 바라 본 궁외벽 너머의 단풍나무들

노안당 내부는 들어갈 수 없지만 들여다 볼 수는 있는데, 길게 이어진 내부에 집주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이것저것이 드러나는 가구 등이 있더군요. 노안당을 보고 그 뒤로 돌아가니 이번에는 노락당입니다. 흥선대원군과 여흥부대부인 두 사람이 살던 곳이다 보니 늙은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늙을 로(노)'자를 써서 건물들의 이름을 다 지었다고 하더군요.

 

노락당까지도 구경한 다음 옆 통로를 지나서 나오니 마지막 내당 건물인 이로당(두 늙은이 ^^)이 나오더군요.

은행 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로당을 볼 때 즈음 되니까 해도 나고 안개도 사라지고 하다 보니 너무 일찍 왔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다음 일정 때문에 운현궁 나들이는 여기까지로 마무리 합니다.

 

익선동이나 창경궁 간 길에 짬이 나실 때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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