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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한양나들이

[조선5대궁궐 나들이 07]창덕궁(昌德宮) 후원(後苑) 나들이 #2

부용지에서 약 15분 정도의 포토타임이 주어진 이후에, 가이드 분의 호출에 따라서 후원관람의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영화당 앞 평지에 모여서는 북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는데, 원래는 없었을 수도 있는 동쪽의 창경궁 내 후원 쪽과 구분 지어주는 낮은 벽들을 오른쪽에 두고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창경궁의 식물원 온실관 건물이 담 너머 보이더군요. 그렇게 조금 걸어 들어가니 다음 도착지인 애련지(愛蓮池)에 도착했습니다. 

숙종이 만들었다고 하는 애련지 남쪽 자락에는 불로문(不老門)이 있습니다. 가이드 분에 따르면 이 문을 만지면 문이름처럼 절대 늙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래 살려면 살부터 빼자.

애련지는 원래 연못 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어 두었다고 하지만, 내려져오는 동궐도와 현재의 모습에는 섬은 없고 북쪽에 정자-애련정(愛蓮亭)만 남아 내려 옵니다. 뒤 쪽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숲이 반사되어 보이는 애련지와 애련정의 모습은 부용지에 비해서는 단촐할지는 몰라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면도 없잖이 있더군요. 

 

애련정에서 약 5분 정도 주어진 포토 타임을 헐레벌떡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별로 건진 사진은 없네요. 가이드 분의 호출에 또 다들 모여서는 얼마 걷지 않아서 관람지(觀纜池) 부근으로 갔습니다. 이 관람지 남쪽 자락에서 사진을 찍으면 갯물이 흐르는 모양이 한반도 모양으로 보인다고 가이드 분이 얘기하셨는데, (그래서 반도지라고도 한다고) 그렇게 들으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관람지(觀纜池) 남쪽에서 찍은 사진. 관람정(觀纜亭, 오른쪽 가까운 누각)과 존덕정(왼쪽 먼 누각)이 옥류천 너머로 보인다.
존덕정으로 가는 다리 위에서 남쪽으로 내려다 본 관림지. 오히려 이 쪽에서 보니 한반도처럼 보이는 걸?!

또, 여기서 N모 동영상 사이트에서 히트를 친 '킹덤'을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주인장은 호러 무비는 절대 사양이라 보지 않아서 별 감흥이 없었고, 대신 다른 후원 내 지역보다 존덕정 옆에 은행나무가 너무나도 크게 있어서 그게 기억에 많이 남더군요. 이 관람지 옆에는 관람정(觀纜亭)과 존덕정(尊德亭) 말고도, 승재정(勝在亭)과 폄우사(砭愚榭)가 있습니다.

승재정(勝在亭)은 실제로는 접근할 수 없었고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었구요.

승재정(勝在亭)

관람지의 동해, 삼척 쯤 위치했다고 봐야 하는 관람정은 부채꼴 모양의 지붕과 현판이 나뭇잎 모양이었던 게 기억이 나구요, 존덕정은 신기하게도 이중 지붕 구조의 팔각정이었는데, 그 옆의 은행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은행잎 비(^^) 아래 서 있는 게 사진 스팟이더군요. 존덕정의 내부에서 천정을 보면 정조가 직접 지었다는 만천명월 주인옹 자서(萬川明月 主人翁 自序)가 빼곡히 적혀 있어서, 개천이 수만개여도 그를 비추는 달은 하나이듯, 이 세상의 주인은 나라는 강화된 왕권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수만개의 개천을 비추는 달처럼 만백성을 모두 어여삐 여기겠다는 정조의 백성을 사랑하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이 글을 한 번 구해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부채꼴 모양 지붕의 관람정(觀纜亭)
우매한 자에게 돌침을 놓는다는 뜻의 폄우사(砭愚榭). 돌침 맞기 싫어...
이중 구조의 지붕을 가진 존덕정(尊德亭)과 존덕정만의 연못-은행잎으로 다 뒤덮여 있음.
존덕정 옆 은행나무
단풍이 정말 불타오르고 있네요.

여기서 또 한 10여분 정도 포토 타임을 가지고는 다들 열심히 포토 스팟에서 인생샷 남기다 보니, 곧 또 이동할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글에서 또 후원의 다른 곳 얘기로 만나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