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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수원화성에서의 삶

[수원화성성곽길13]서남암문(西南暗門), 서남각루(西南角樓)와 서남일치, 서남이치

원래 수원 화성 성곽은 한붓그리기, 그러니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요즘 보니 약간 눌린 하트 모양 비스무리 하게 생겼는데요, 마치 그 하트에 손잡이용 끈이라고 할까 아님 그냥 정말 손잡이라고 할까, 약간 일직선으로 삐져나온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그 시점이 서남암문에서 갈려지는데요. 

다른 암문들은 문의 한 쪽은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 서남암문(西南暗門)의 양쪽은 평평하고 계단이 없어서 그냥 일반 문을 지나는 느낌이 있더군요. 물론 서남암문 안쪽에는 문 양쪽으로 계단처럼 경사길을 올라가면 문 양쪽을 관찰할 수 있는 포사(舖舍)가 존재합니다. 

서남암문(西南暗門) 안쪽
서남암문(西南暗門) 바깥쪽

서남암문(西南暗門)을 통해 성곽 밖으로 나가면 용도(甬道, 길 양쪽이 성벽/담인 길)가 나옵니다. 이 성곽 사이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소나무가 푸르르게 우거진 길을 죽 지나가게 되고, 길 오른쪽에 하나, 왼쪽에 하나 씩 해서 치성이 존재합니다.

숲길을 걷는 듯한 용도(甬道)
용도(甬道)를 가는 길에 있던 치성 중 하나

그렇게 용도를 걷다 보면 그 끝에, 위치 상으로는 팔달산 정상 자락의 마지막 끝 부분(이 이후로는 경사진 길로 산자락을 타고 내려가는 지형임)에 서남각루(西南角樓), 화양루(華陽樓)라고 하는 건축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서남각루가 위치한 이 곳에도 양쪽 좌우로 치성 모양의 성곽이 존재하는데요. 여기에서도 사방이 트여 있어서, 용도에서 걸어오는 진행 방향인 남쪽은 물론 동으로나 서로 다 보여서, 실제로는 화성성곽들이 잘 보입니다.

서남각루(西南角樓)
서남각루(西南角樓)
서남각루(西南角樓)에서 팔달산 자락으로 내려가는 길
서남각루(西南角樓)

처음으로 이 용도를 지났을 때는 왜 성 밖에다가 성벽으로 난 길을 만들었을까 했는데, 찾아보니 이게 다 방어적 측면에서 그리고, 성벽 공사의 공기 및 효율성을 고려해서 지어진 것이었더군요. 팔달산 자락을 따라서 성곽을 한붓그리기로 다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이 서남각루 곳을 포함시키게 되면 그만큼 성벽을 지어야 하는 거리가 늘어나게 되고, 또 그럴만한게 성곽아래 땅을 다지는 기초공사가 필요하니 공기가 늘어나고 그만큼 자원이 많이 들게 되는데요... 대신에 현재의 서남암문 자리를 원 성곽이 이어지게 하고, 서남각루까지 용도를 만듦으로써. 팔달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적군은 이 성벽 안 용도를 오가면서 방어를 할 수 있고, 또 이 용도의 치성과 서남각루에서 각각 서포루와 남포루 쪽을 바라보며 그 쪽으로 이동해 오는 적군을 막고 반대로 서포루와 남포루에서 서남각루 쪽 용도를 바라보며 서로 방어를 도와주는 구조로 만들어서 그 군사적 가치를 높이는 거이라고 하더군요. 설명을 듣고 보니 무릎을 탁!

 

처음 걸을 때는 이걸 왔다갔다 사진 찍겠다고 왕복하는게 맘에 안 들었지만, 이런 깊은 뜻이 있는 걸 알고 지금 보니 날 풀리면 다시 한번 가서 제대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서남암문까지 올라가려면 팔달산 정상을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게 문제지만요.....

 

그럼 이 다음 글에서는 그 가파른 길 중 하나인 남치 주위를 얘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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