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는 일반적으로 조선 왕조의 궁궐 내 건물이라고 보기에는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건물이 몇 개 존재합니다. 덕수궁 권역이지만, 별도로 떨어져 있는 건물(중명전)이나 내조 제일 안 쪽에 있고 녹색 지붕이라 상대적으로 눈에 잘 안 띄는 전각(정관헌) 말고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아마 석조전일 겁니다. (그 옆의 국립현대미술관은 궁궐 전각이 아니라 일제가 미술관 용도로 덕수궁 궐내에 만든 건물이지 궁궐 전각이 아닙니다.)
그리스 신전이나, 유럽 어디메의 의사당 건물 같은 걸 떠올리게 하는 석조전의 외관 모습인데요.
사전 예약한 내부 안내 해설이 시작할 시간 약 5분전에 석조전 정문이 열리더니, 예약명단을 확인하고는 입장이 진행되었고, 실내화로 갈아 신고 건물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1층 홀에서 대기하였습니다.
잠시 후, 내부 투어를 안내해주실 학예연구사/안내자 분께서 오시고는 석조전 1층 동쪽 권역부터 해서 2층 동쪽, 중앙, 서쪽 그리고 다시 1층 서쪽 권역으로 해서 돌면서 한 45여분의 석조전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조명이 약하다 보니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도, 조금 아쉬운 사진들이긴 하네요. 어쨌든 1층 동쪽 편을 보고는 2층 올라가기 전에 대기하던 홀에서 봤던 안쪽의 접견실을 둘러봤습니다. 조선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이 많고, 특히나, 학예연구사 분이 설명해주셨던, 이 접견실에서 가장 비싼 거울(당시 기술력 및 운송료 때문에)에 비치는 셀프 사진 찍는 시간 등을 가지면서, 그 화려함을 눈으로 즐기면서, 안내를 따라 2층으로 올랐습니다.
2층은 황제와 황후의 생활 공간입니다. 동측 계단으로 올라가니 바로 황제의 침실 공간이더군요. 황제의 공간이다 보니 금색의 노란 계열의 색상이 많이 사용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쪽(건물 정면에서 보면 뒤쪽)으로 침실과 서재들이 있는데, 그 반대편 남쪽 공간으로는 아래와 같이 세면실/화장실과 욕조가 있는 욕실이 있더군요. (황제 전용과 황후 전용으로 나뉘어 있던 기억이...) 이게 전부 타일이 있었던 기록에서부터 시작해서, 당시 여러가지 자료들을 토대로, 그리고 건축 당시 납품했던 영국 회사의 카탈로그 내 모델 출시/제작연도 등을 비교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다 재현하게 되었다는 설명에 정말.... 아 나도 이런 걸 하는 직업을 꿈꾼 적이 있었지 라면서.... 정말 여러 고생하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더군요.
그러고는 황후의 공간으로 이동해서, 황후의 거실/Tearoom과 침실로 이동하는데, 황제의 노란색과 대비되게 보라색으로 모두 색깔 톤을 맞췄더군요. 그리고,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죠. 그게, 밖에서 봐도 석조전이 좌우 대칭적 구조로 보이는데, 건물 내부나 방배치도 전부 좌우대칭을 만들어서, 그 덕분(?)에 나름 신기하고 재밌는 경우도 생기는데.. 바로 황제의 공간과 황후의 공간이 거의 대칭 구조로 만들어진 대신 색깔이나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인한 사용하는 가구의 차이 정도일 뿐 기본적인 배치나 구성은 정확히 대칭으로 했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디테일까지.....
그렇게 2층 공간을 설명을 들으면서 견학을 한 다음에, 석조전 내부 관람의 하이라이트은 석조전 2층 테라스에 나가 보았습니다. 밖에서 그냥 바라본 석조전 안에서, 오히려 밖으로 내다 보는 덕수궁 전역의 View가 정말 좋더군요. 역설적으로 내부만큼이나 황제가 되어 궁을 내려다 보는 재미도 쏠쏠 했습니다.
안내를 해 주신 학예연구사님이 이 곳이 덕수궁의 가장 베스트이자 은밀한 포토 스팟이라고 해서 마나느님과 몇 장 사진도 남기고는 서편 계단을 통해서 1층 서편 구역으로 내려갔더니, 이 곳은 대식당이더군요. 중세 영화에서나 또는 대저택에서 보던 그런 기~다란 식탁에 고가의 접시들이 쫘악 깔려 있는.... 그리고, 이 대식당의 한쪽 구석에는 2층에 있던 욕실/세면실/화장실로 올라가던 수도 배관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알찬 45분의 내부 관람을 보고 석조전 관람을 마치고는 덕수궁 내를 터벅터벅 걸으면서, 이 날의 덕수궁 관람을 마쳤네요. 언제 상세관람이랑, 외부에 있는 중명전, 그리고 고종의 길도 한 번 걸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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