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여행의 테마가 식도락이었고, 그래서 미리미리 일정을 짜면서 반드시 예약해야 하는 집이 몇 곳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집 '정체불명'이었습니다. 위치도 동선을 짜는데 애매해서, 둘째날 서귀포 가는 길이 아니면 안되었고, 예약은 특정 타임에 한 팀만 받길래, 거의 두 달 전 쯤에 예약을 미리 해뒀던 기억이 나네요. 시간 맞춰서 가는데, 예전에 아줄레주 갔던 거 마냥 여기에 레스토랑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의 고즈넉한 동네로 들어가고 또 들어가다 보니 뭔가 주위와는 좀 다른 적산가옥 느낌의 레스토랑이 떡 하니 등장하더군요.
윗 사진에서 1층 중앙에 보이는 문(하얀 안내문 종이가 붙어 있는)을 살포시 열고 들어가니 인심 좋게 생기신 사장님이자 쉐프이자 웨이터이신 분이 나오셔서는 방으로 안내해주시더군요. 방으로 가는 길은 아래 사진처럼 돌이 깔린 나무 판으로 칸칸이 배열된 구조인데 뭔가 실내이지만 실외인 느낌도 들고, 그 옆에 무심하게 배치되어 있는 각종 식기랑 도구들이 왠지 모를 앤티크한 느낌을 주더군요.
방은 윗 사진에서 1층에 보이는 통창문으로 밖이 시원하게 보이는 그런 방이었습니다. 방 한구석에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식기가 정렬되어 있고, 테이블 위에도 각각 안 어울리 같은 잔과 식기인데, 이게 묘하게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서 왠지 모르게 편해지더군요.
메뉴판도 손글씨로 적혀 있는데, 피자와 고벅, 새벅 이렇게 3개 밖에 없습니다만, 이미 먹고 온 게 있어서 다 시키진 못하고 고벅하고 새벅을 시켜 먹었습니다. 불행히도 고등어 패티로 만든 고벅 사진이 포커스가 맞지 않아서리..... 암튼 든든하게, 저희에게만 온전히 주어진 40분여를 충분히 즐기면서 날씨 좋은 성산 어느메의 조용한 가게에서 시간을 즐겼네요.
나오다 보니, 저희 뿐만이 아니라 견공도 제대로 시간을 즐기고 있더군요. (^^)
그렇게 든든하게 2끼와 간식, 커피까지 충당하고는 이 날의 Main행사이자, 제주 여행을 오게 된 이유인 "서귀포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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