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마치고 황리단길을 좀 거닐고 다닌 다음에는 차를 타고 '도장찍기' 퀘스트도 할 겸, 경주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왕릉'들을 돌아다녔습니다. 맘 같아서는 1대 박혁거세부터 차례대로 돌아볼까도 했지만, 의외로 멀리 있는 왕릉들도 많아서 일단 보문단지로 나가는 길에 있는 26대 진평왕릉에 들렀습니다. 나름 옆에 주차장도 있고 또 나무들이 잘 둘러쳐져 있어서 볼 만 한 위치에 있더군요.
진평왕릉을 들렀다가 그 다음에는 도리천에 묻혔다는 선덕여왕을 찾아갔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낭산 정상에 있어서, 평지에 있는 다른 왕릉과 달리 꽤나 언덕을 올라가야 했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고 한다. 선덕여왕이 죽기 전에 자기를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했는데, 그게 어딘지 지명을 찾아봐도 알 수 없던 신하가 묻자 지금의 낭산 자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낭산 정상에 묻히고는 세월이 흘렀는데, 3대 뒤인 문무왕 때 낭산 아래에 사천왕사라는 사찰이 지어졌는데, 불교에서는 우주의 중심에 수미산이 있고 그 중턱에 사천왕이 그리고 그 위인 정상에는 신들이 사는 도리천이 있다고 하는데, 결국 이후에 사천왕사가 지어질 줄 내다 봤다는 설화. 뭐, 드라마로도 나오고 나름 신라의 3명의 여왕 중 가장 유명한 분이지만, 역사적 평가는 내가 어렸을 적 교과서에 배울때만해도 긍정적이었는데, 이제는 아닌 듯 한 거 같지만서도.. 어쨌든 산자락을 따라 올라서 선덕여왕릉을 올라가 보고 왔습니다.
선덕여왕릉을 올라가서 보고 나서는 다시 차로 이동해서는 경주오릉으로 향했습니다. 다른 일반 왕릉들은 워낙 경주에 왕릉이 많다 보니 그냥 어디 지나가다 보이는 조그만 언덕 또는 그냥 좀 커다란 둔덕처럼 보이는데, 그래도 신라의 초대 왕(시조)인 박혁거세의 능 (또는 그와 그의 왕비인 알영부인, 그리고 이후 5대까지의 박씨 성의 왕들-4대는 탈해왕으로 석씨임) 이어서 나름 의미가 있어서인지, 아님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박씨들의 시조여서인지, 별도로 담장도 있고 입장료도 받고 하는 형태로 되어 있더군요. 주차를 하고 꽤 나 들어가 보면 5개의 능이 가운데 하나를 기준으로 더하기 모양으로 있던데, 이게 아까 언급한대로 5명의 각각 묻힌 왕릉이냐, 아니면 설화에 따르면 박혁거세의 몸을 5개로 나눠져 버려서 그렇게 각각을 능으로 만든 거냐는 알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안 재밌는 사실은 여기에 신라 초기 박씨 왕들이 모여져 있다 보니 근처에 이후에 박씨로 왕이된 이들의 왕릉이 다들 모여져 있다고... 어쨌든, 나라를 건국한 분이 모셔지기도 하고, 대한민국 모든 박씨 성을 가진 이들의 시조가 되다 보니, 경내에 여러 개의 능이 아닌 다른 제향을 올리고 추모하기 위한 건물들이 좀 있다는 게 특색있었습니다. 경내가 넓은 것도 그렇구요.
오릉을 간단히 돌아보고는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고, 입장시간이 있는 사적지들의 입장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추가로 한 군데만 더 가기 위해 차를 몰아서 김유신 장군묘로 갔습니다. 여기는 평지에 있는 다른 왕궁과 달리 산자락에 있어서, 주차장도 조금 고지가 있는데 있고, 거기서도 조금 언덕을 올라가야 묘지가 나오더군요.
다른 왕릉에 비해서 오히려 여기가 더 찾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 신기하기도 했지만, 능이 만들어진 시기가 좀 뒤여서 그런가, 아니면 왕릉이 아닌 일반인(신하)의 묘여서 그런가... 능 옆에 둘레가 쳐져 있는 것도 그렇고 바로 앞에 비석이 2개가 있는 것도 그렇고 양식이 신라 왕릉하고는 좀 많이 달라서 조금 특이해 보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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