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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수원화성에서의 삶

[2023 힐링폴링]#10 완월연 <세계유산축전>

세계유산축전이 시작되고 나서 바로 추석 연휴가 오고, 이번 축전은 주로 주말과 공휴일에만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개막 주간에 좀 구경하곤 다시 돌아온 9월의 마지막 주말까지는 후딱 시간이 지나버렸는데요. 9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토요일에 조금 일찍 나와서 브런치를 먹고는 걸음을 옮겨서는 최근에 화성행궁광장 근처에 새로이 개장한 정조테마공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구름이 서서히 끼기 시작하더니, 일기 예보대로 갑작스런 소나기가 쏟아지더군요. 무대와 그 앞의 간이의자로 만들어진 객석에는 비가 퍼부었고, 저는 공연장이 있는 안뜰을 둘러싼 행랑채(?)의 앞마루에 걸쳐 앉아서는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혹여나 예정되어 있었던 '완월연'이라는 공연이 시작할까 기다렸습니다.

비가 조금씩 멈추기 시작하고, 공연을 준비하던 스태프 쪽에서 나와서는 일기 예보 상으로 비가 좀 있으면 그친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렸다가, 무대의 물기만 다 닦아내고 나면 시작한다고 하니, 서서히 무대 앞 간이 좌석에 사람들이 앉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그냥 계속 처마 뒤에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요.

물기가 다 제거되고, 비가 완전히 그치고 난 다음에는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광대브라더스라고 하는 극단의 서커스 마당극이라고 해서, 마술도 보여주고, 이런 저런 곡예도 보여주고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성인 남자보다도 더 큰 지름을 가진 쇠로된 훌라후프...라기보다 굴렁쇠 안에 팔다리를 뻗어서 굴렁쇠를 잡고는 굴렁쇠와 함께 회전하는 묘기를 가녀린 여성 단원이 보여주시는데 정말 멋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될수록 공연장 밖에서 지나가던 분들이 소리를 듣고 들어와서는 마구잡이로 서서 보기 시작했고, 이를 운영진에서 전혀 통제를 못하다 보니, 나중에는 앞이 가려서 보지를 못하게 된... 날씨가 좋아지고, 한 번 경험해 봐서인지 저녁 공연 때의 사진을 보니 뭔가 좀 관객들을 정리해서 앉히고 구역을 나눠준 모양인데, 낮 공연은 전혀 그러지 못해서, 중반 쯤 부턴는 이런 부분 때문에 좀 짜증이 나긴 했었습니다. 많이 올 줄 몰라서 좌석 준비나 관객 동선을 고려 못 한 점도 그렇고, 이런 좋은 공연이라면, 유료 선예매 공연으로 해도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기며, 공연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이 날의 <세계유산축전> 즐기기를 마쳤네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