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사재를 털어 항공기를 전세내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병원에 갇혀 있던 환자 등 약 270명을 긴급 구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고어 전 부통령은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후 사흘째인 지난 1일 채러티 병원 신경외과 의사 데이비드 클라인으로부터 다급한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즉각 아메리칸 항공사 비행기를 전세내 자신의 사촌을 포함해 의사 2명과 함께 현장으로 날아갔다.
클라인은 1989년 고어 전 부통령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크게 다쳤을 때 수술을 해준 의사라는 관계도 있어, 고어 전 부통령으로선 보은의 의미도 있는 셈이다.
고어 전 부통령의 카트리나 긴급구조 활동은 환자에게 신속한 의료 서비스 제공운동을 벌이는 '패스터큐어스(FasterCures)'의 그레그 사이먼 회장이 민주당 웹사이트에 글을 올림으로써 알려졌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특히 개인적 영향력을 이용, 테네시 주지사와 연방정부 노먼 미네타 교통장관의 도움으로 관료주의적 절차를 뛰어넘어 구조기 착륙허가 등을 신속하게 얻음으로써 긴급구조가 가능했다.
항공사측도 서면계약이나 지불보증 요구없이 "고어가 약속한 것이라면"이라며 즉각 비행기를 내줬다.
당시 뉴올리언스 상황에 대해 사이먼 회장은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었다. 음식과 물은 떨어져가고, 전력도 없고, 병원은 1.2m 깊이의 물에 잠겼고...바깥에는 시체가 떠다니고"라고 썼다.
고어 전 부통령은 당초 항공기 편당 5만달러(한화 5천만원)를 지불키로 했으나, 한편의 전세비는 다른 사람이 내주기로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