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Hans Im Gluck/Rio Grande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90~120분
Funagain에 Tikal로 4번째 SdJ를 받고 난 후에 행해진 Kramer와의 인터뷰에 보면 Kramer는 게임 디자이너를 직업으로 삼기로 하고 나서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고 하는군요. 첫째는 이 직업으로 밥은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은 제대로 해내자. 둘째, 100년이 지나도 계속 플레이 될만한 게임 두 세가지는 만들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혀 새로운 형태, 방식의 게임을 만들어 보자.
뭐 첫번째야 아직도 계속 게임 디자이너를 하는 걸 보면 적어도 밥은 먹고 다닐 정도는 하나 보죠(^^). 그리고 10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플레이 될 만한 게임을 만들자. 이건 아마 Torres와 함께 El Grande도 그 후보작 중 하나가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전혀 새로운 형태, 방식의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는 아마 이 El Grande가 어느 정도 그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Torres는 AP 시스템을 쓰는 게임들의 연작시리즈이지만, 적어도 El Grande의 경우에는 영향력을 다투는 게임의 기준이자 명작 반열에 오를만한 게임이고 해 보시면 아 어느 게임이 여기서 이걸 본따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니까요.
설명...잡설이 길었습니다. 워낙 대단한 게임이다 보니 이렇게 얘기가 길어지네요. 게임의 배경은 스페인, 즉 이베리아 반도입니다. 플레이어는 스페인의 귀족 가문의 수장이 되어 기사들-Caballero-을 각 영지에 보내어 각자의 세력을 넓혀 나갑니다. Caballero들은 영지에 배치되기도 하고 또는 Reserve에 보관되기도 하죠. 왠지 어디선가 좀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네... Carolus Magnus를 하신 분이라면 '어.. 너무 흡사한 걸..'이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Reserve에 보충하는 방식, 그리고 기사단의 소유권에서 나타나는 차이 때문에 두 게임은 색다른 맛을 서로 가지게 됩니다.
그럼 게임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일단 보드에는 이베리아 반도가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라운드 트랙과 점수 트랙이 있습니다. 각 지역에는 각기 다른 점수가 주어지죠. 각 플레이어는 한 색깔을 선택하여 그 색깔 큐브-Caballero-와 카드를 모두 가져갑니다. 그리고 Action 카드를 숫자별로 나누어서 잘 섞은 후 옆에 배치해 둡니다.
게임은 여러 라운드를 반복하고 정기적으로 점수 계산 라운드가 매 3라운드(5인용 기준) 있어서 이때 점수를 계산합니다. 각 라운드는 순서 정하는 페이즈, 그리고 순서에 따라 카드 선택 후 행동을 취하는 페이즈로 나뉩니다. 순서 정하는 페이즈에는 각자 자신의 손에 쥐고 있는 1~13의 숫자 카드 중 하나를 내면 됩니다. 같은 숫자를 내선 안되구요. 숫자가 높은 사람이 다음 페이즈를 먼저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순서 정하는 페이즈의 역할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카드에는 숫자만이 아니라 기사의 얼굴이 각기 다른 개수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갯수에 따라 페이즈에 자신의 Reserve로 가져다 놓을 Caballero의 숫자가 정해지죠. 숫자가 높으면 기사의 수는 작습니다. 즉, 빨리 할수록 기사 보충은 적게 된다는 얘기죠.
순서가 정해지고 나면 플레이어는 순서에 따라 펼쳐져 있는 카드 5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 Action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죠. 그리고 이 Action카드들은 1~5까지의 숫자별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덱을 형성하고 매 라운드 각 덱에서 한 장씩 공개합니다. 이 숫자의 의미는 이 페이즈에서 플레이어가 보드, 즉,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Caballero의 수를 나타냅니다. 2짜리 카드를 골랐다는 말은 즉, 해당 페이즈에서는 자신의 Reserve에 있는 Caballero 중 2개를 보드 상의 원하는 지역에 배치한다는 거죠. 배치는 왕 마커가 있는 지역에는 할 수 없으며 왕 마커에 인접한 지역이나 또는 성 안에만 해야 합니다. 카드의 Action은 왕 마커를 이동한다던지, 특정 지역만 점수를 또는 추가로 기사를 더 배치한다던지 또는 상대방의 Reserve에 있는 기사를 몇 개 제거한다던지의 행동이 있습니다. 즉, 이런 카드의 내용을 보고 현재 자신의 Reserve의 Caballero의 수 그리고 보드 상의 상황을 보고 플레이어는 순서를 선택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두 페이즈를 반복하며 여러 라운드를 하다가 점수 계산 라운드가 되면 보드 상에 정해진 순서대로 각 지역별로 점수를 계산합니다. 이 때 성도 점수 계산을 하며 성의 점수 계산이 끝나면 성 안에 있던 기사들은 다른 지역으로 지원 나가게 되죠.
이렇게 3번의 점수 계산 라운드가 끝나고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게임의 승자가 됩니다.
일단 Kramer 게임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 몰입도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Tikal로 시작된 AP 시스템의 경우에는 할 옵션을 많이 줘서 알아서 골라하게 만든 반면, 이 게임에서는 지역마다 점수를 차별화하고 초기 배치를 다르게 만들어서 어느 지역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르게 하고 이를 위해 매 라운드 Reserve와 보드 상의 Caballero의 수 그리고 카드 액션 간의 상관관계를 고민하여 선택하게 만들게 해 두었습니다. 또한 Action들이 전부 또는 일부 지역에만 필요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지 않는 카드 Action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또 내가 필요한 Action을 남이 해버려 기회를 놓쳐 버리는 등 플레이어간의 상호 작용을 크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Carolus Magnus의 경우에는 주사위로 Reserve를 채우는 Random 요소를 둔 반면 El Grande에서는 이마저도 선택으로 돌려 두었죠. 그렇다고 Carolus Magnus가 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의 소유권이 플레이어 간에 오고 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난이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죠. 분명한 건 5년이나 먼저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완성도와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El Grande는 대단한 작품이라는 거죠. 굳이 꼬투리를 잡자면 큐브나 보드에 비해 카드의 일러스트 특히 순서 카드의 일러스트는 별로였었다는 점이죠. 별 걸 다 트집을 잡는군요...--;
개인적인 Kramer의 게임 선호도 순위에서 Java, Tikal등을 물리치고 El Grande가 2위로 Hot Shot 데뷔를 했군요. Torres에겐 좀이란 생각이 들지만 아마 이 게임을 먼저 했더라면 아마 순위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꼭 한 번 해봐야 할 명작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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