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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34]Extrablatt(1991)

디자이너: Karl-Heinz Schmiel
제작사: Moskito
인원수: 3~4인
소요시간: 90분


요즘은 인터넷이 발전해서 News들을 다 인터넷 포탈 사이트나 각 신문/방송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들 하시지만, 90년대 초반만 해도 집집마다 배달되는 일간지나 또는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신문을 사서 뉴스를 접하곤 했죠. 특히나 정치/사회 얘기엔 관심이 없고 연예인 가쉽 거리나 스포츠(특히 프로야구)에 더 관심이 많았던 중고교 시절, 자극적인 Title로 관심을 끄는 스포츠 신문은 늘 제 동전 3개를 강탈해 가곤 했죠. 그 시절 가장 강렬했던 Title은 '박XX, 방화범'이었죠. 소방수(야구에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굳히기 위해 투입되는 에이스급 투수)로 당시 부산을 연고로 하던 L모 팀에서 활약하던, 박XX 투수가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실점해서 게임을 지게 되자(그리고 한동안 슬럼프로 계속 이런 실수(?)를 계속 했었죠) 헤드라인을 '방화범'이라는 무지막지한 족쇄를 한 개인에게 채우더군요. 


스포츠 신문이나 연예 관련 신문은 그렇다 치고 정론지니 하는 그런 신문에서도 거짓, 왜곡, 눈속임 기사가 1면에 떡 하니 올라오는 것 보고 분통을 터뜨렸던 경험이 다들 적어도 한 번은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직접 신문 편집인이 되어 일간지를 꾸려 나가는 대리만족을 해주게 하는 게임이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Extrablatt'입니다. 게임 디자이너는 Boardgamegeek의 게임 Entry No. 1인 Die Macher의 디자이너 Karl-Heinz Schmiel입니다. 하지만, Die Macher만큼 다소 복잡한 규칙과 다소 긴 플레이 타임을 가지는 심도 있는 전략 게임이 아닌, 가벼운 터치의 딴지 걸기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가장 나쁘게 이 게임을 설명하자면, 개인 보드에서 1인용 Blockus 하는 여러 플레이어가 모여 서로 상대방 게임 딴지 놓는 형식이라고나 할까요.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헤드라인 포맷을 가지는 현재는 공백만 있는 일간지 포맷을 표시한 보드 하나와 똑같은 심볼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사이즈의 기사 타일 한 Set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공용 보드에 해당되는 팩스 보드에는 기사 제목들이 쓰여져 있는 타일들을 잘 섞어서 덱을 만든 후, 이를 팩스 보드의 각 칸에 하나씩 배치하게 되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되면 팩스 보드 상에 배치된 타일 중 각 열 별로 하단에 있는 타이틀을 가져와서 원하는 사이즈의 기사 타일과 함께 자신의 일간지 상에 위치시키게 됩니다. 이 타이틀들은 색깔별로 테마가 다르며(스포츠, 정치, 경제 등등등) 같은 제목을 가진 타이틀은 3개씩 존재합니다. 같은 테마의 기사들은 서로 연결되게 배치 되어야 하며(단 헤드라인 기사는 제외) 다른 테마들은 서로 떨어져 있게 배치가 시작되어야 하며 게임하는 과정에서 이어지게 되는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같은 제목의 타이틀은 한 플레이어가 2개 이상이 사용 불가능하나, 기사 타일을 붙여 둘 수 있는 경우에는 나중에 배치된 기사 타일은 사진을 포함하는 연속 기사로서 배치가 가능합니다. 


만약 원하는 타일이 없다면, 2개까지 기사 타이틀을 게임에서 제거가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다른 플레이어가 자신과 같은 기사를 올리지 못하게 해서 독점 기사의 기회를 가지게 되죠. 또 타이틀 타일 중에는 시계가 표시된 타일들이 있는데 이는, 게임 초반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신문에 광고를 배치할 기회를, 게임 후반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신문에 실린 기사를 오보 처리해버리는 기능을 가집니다. 광고를 배치함으로써 다른 플레이어의 신문 레이아웃을 방해하거나, 아예 오보 처리해서 그 기사의 가치를 없애 버리는 거죠. 한 플레이어가 다른 한 플레이어에게 시계 타일을 사용하기로 하면 두 플레이어 간에 돈을 비공개로 비딩해서 이긴 사람이 상대방의 신문에 해당되는 딴지를 걸게 됩니다. 


게임은 모든 시계 타일들이 사용되게 되면 그 순간 게임이 종료됩니다. 각 테마별로 가장 넓은 면을 할애한 플레이어에게 보너스가 주어지고, 같은 제목의 기사 중 기사 타일 사이즈가 큰 플레이어에게만 점수가 주어집니다. 점수는 게임 후반에 기사가 만들어졌을수록 점수가 높습니다. 기사 사이즈는 점수 받는 자격에만 관련이 있고 점수 크기에는 상관이 없습니다. 헤드라인에 배치한 경우에는 2배의 점수를 획득하게 되죠. 이런 점수를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일단, 한글화가 시급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신문 타이틀이 배치됩니다만,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색깔만 보고 배치를 하기 때문에 테마를 제대로 살렸다고 하기에는 독일어를 모르는 한국인은 입맛만 다시는 느낌이죠. 아무래도 '이나영, 장동건 결혼!(할껄)', 이런 타이틀이, 뭔지 모르는 알파벳 조합 보다는 흥미를 유발하겠죠. 그런 면에서는 트라움파브릭과 같은 언어적 장벽을 느끼게 된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게임은 간단한 규칙이지만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높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같은 타이틀에 대한 기사 사이즈 경쟁, 경쟁사 동일 기사 오보 처리하기, 광고 게재시 서로간의 눈치보기 비공개 입찰, 광고 기사 타일 배치를 통한상대방 특정 테마 기사들의 확장 배치 견제 등등을 통해 우정 무너져가는 소리와 쾌재를 외치는 웃음을 함께 느끼실 수 있게 해 줍니다. 구하기 힘든 게임이긴 하지만 힘들게 구해서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