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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242]Ideology(2003)

디자이너: Andrew Parks
제작사: Z-Man Games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1~2시간


어렸을 적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한때는 사학자나 고고학자를 꿈꾸던 시절도 있어서 그런지 역사와 관련되어 보이기만 하면 왠지 해보고 싶은 게임들이 참 많습니다. PC 게임을 할 때에는 삼국지 시리즈가 그랬고 보드 게임을 배우고 난 직후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쟁에 관련한 게임들-다른 역사적 사건들은 별로 게임화되지 않더군요.-이 괜히 관심이 가더군요. 


그러다가 전쟁 게임들의 플레이 타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잠시 관심을 끊던 중 최근에 20세기에 세계를 뒤흔든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해서 한 전쟁 게임-영향력-이 눈길을 끌었더랬죠. 직접 게임 제작사와 contact도 하다가 그냥 구입을 포기했었는데, 지난 번 모임에서 기회가 되어 간단하게나마 돌려 보았습니다. 뭐 정확하게 평가하기엔 플레이 시간도 횟수도 모자라지만 그냥 감상만 남겨 보려 합니다.



게임은 전부 카드에 의해 진행이 됩니다. 세가지 분야-문화, 경제, 군사-에 해당하는 영향력 카드를 사용하여 세계 각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죠. 각 세력간의 분쟁이 일어날 지역들은 타일-카드라고 하기엔 좀 큰-로 표시가 되며 각 지역의 세력 정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지도는 단지 이 지역들이 어디 있나 알려주는 지표로서의 기능밖에 없습니다. 각 지역에는 플레이어들이 세력 크기에 해당되는 장수만큼의 카드를 각 분야당 배치할 수 있으며 이 영향력 카드가 정해진 장수만큼 배치되게 되면 세분야 통틀어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플레이어가 해당 지역의 소유주가 되며 그 세력 크기만큼 자신의 세력 점수를 높이게 되고 턴 순서 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한 번 소유주가 결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플레이어가 세력 크기보다 더 많은 영향력 카드를 배치할 수 있으며 이렇게 할 경우에 해당 지역의 세력이 증가하게 되어 플레이어의 세력 점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반대로 다른 이의 소유가 된 지역에 배치한 자신의 영향력 카드를 철수시켜서 세력 크기를 감소시킬 수 있구요. 즉, 한 지역의 세력 크기는 물론 정해진 크기가 있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소 변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확장만을 노리는 것이나 내실을 꾀함으로써의 세력 증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잘 표현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력이 커지게 되면 핸드에 쥘 수 있는 카드의 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 라운드 동안 처음 카드 보충 후에 더 이상의 카드 보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방과의 세력 균형이 필수적이죠. 누군가의 세력이 점차적으로 커져 나간다면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연합을 통해 어떻게든 세력 크기를 줄인다든지 아니면 지역 내의 분쟁을 일으켜서 해당 지역을 잃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다른 세력과의 관계 설정을 해야 합니다. 평화, 중립, 전쟁에 따라 분쟁을 걸 수 있는 영향력의 분야의 범위가 바뀌게 됩니다. 이 단계는 라운드의 가장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의 관계에서 허용되지 않는 분야의 분쟁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 라운드가 필요하게 되죠. 또한 분쟁을 일으키는 시점은 플레이어들이 각자 세력 확장-자신의 소유 지역의 세력 크기 증대 또는 중립 지역으로의 세력 확장-을 마친 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분쟁을 유발하려면 한 턴 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합니다. '좀 커졌군, 견제해야겠는 걸'이라고 생각하고 대립각을 세우기에는 한 턴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분쟁을 일으키기 때문에 자칫하면 상대방의 세력이 공고해져서 더욱 더 힘든 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르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또한 기술 개발을 통해 여러 가지 이득을 취할 수 있으며, 각 세력별로 특수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자본주의의 경우에는 경제적 영향력 행사가 쉽다는 등 나름대로 각 사상의 특징을 잘 캐치한 점은 이 게임의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심정적으로는 납득이 안가는 컴퍼넌트의 퀄리티는 게임 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게임 주인장에게는 죄송 ^^:). 보드 게임을 처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3인 플레이에 짧은 시간 동안 해본 관계로 제대로 게임의 특성 캐치를 했다고는 감히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만 개인적인 느낌은 상당히 드라이하고 하드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단 상대방과의 분쟁을 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대로 한 발 빠른 계획적인 카드 사용 전략이 필요한데다가 비교적 적게 보충되는 카드를 세력 확장, 기술 개발, 분쟁에다가 여러 가지 페널티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핸드 관리가 아주 중요한 기술(?)로 요구됩니다. 5인용이 되어 외교가 좀 치열해지면 그때서야 좀 왁자지껄 한 게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또한 서로 상성인 사상들이 다 참여해야 게임의 재미가 제대로 느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지역의 세력 크기에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까다로운 핸드 관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임입니다만 자칫 한 번 벌어진 세력 균형 차를 쉽사리 못 메꿔 버리는 '2인용 게임에서의 초반에 승부가 결정되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적어도 3인용에선 그런 모습-도 없지 않네요. 테마가 끌려서 해 본 게임인데 시스템 자체가 참신해서 일단은 후한 점수를 줘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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