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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22]Im Schatten des Kaisers/Shadow of the Emperor(2004)

디자이너: Ralf Burkert
제작사: Hans im Gluck/Rio Grande Games
인원수: 2~4인
소요시간: 60분


독일은 영국 프랑스와는 달리 강력한 왕권을 가진 전제 군주 국가의 형태를 오랫동안, 특히 근세기에 들어 가지지 못했던 국가입니다. 이는 독일이 신성 로마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광스러웠던 프랑크 왕국이 샤를마뉴의 치세에 비잔틴 제국과의 대립 관계에 있는 동안 이를 이용해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한 교황청의 행동에 의해 기독교의 수호자' 칭호와 함께 제위에 오르게 되죠.


이는 이후 프랑크 왕국의 특이한 세습 제도 때문에 매번 일어나는 분쟁에서 교황청의 힘이 강력하게 발휘할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프랑스, 독일, 이태리로 프랑크 왕국이 갈갈이 찢긴 상황에서 신성 로마 제국의 굴레를 안고 간 독일은 황제를 각 제후들의 연합회의에 추대한 황제가 교황의 추인을 받는 형식으로 제국의 명맥을 유명무실하긴 하지만 이어나가게 되죠. 이는 18세기까지 독일이 제후국들로 갈갈이 찢어져서 다른 전체주의 유럽 열강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이 게임은 바로 이러한 독일-신성 로마 제국-의 독특한 황제 추대 과정을 묘사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가솔들을 종교적인 제후국 또는 일반 제후국들에 보내서 해당 제후국의 제후 자리를 차지하고 이들을 제후들의 연합 회의에 보내 황제 자리를 노리면서 그 과정에서 보다 많은 승점을 얻고자 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보드 상에 독어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는 지명 등 별반 상관 없는 내용들이며, 실제로 중요한 것은 각 위치에 높여진 심볼들로 이는 해당 자리에 배치됨으로써 얻는 이득이나 하게 될 액션의 종류 등을 알려주기 때문에 한 번만 게임을 해보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심볼들입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귀족을 나타내는 7개의 타일과 기사 3개 등을 포함해서 자신의 색에 해당되는 물품들을 챙깁니다. 귀족 타일은 앞면은 싱글, 뒷면은 부부로 그려져 있으며 부부가 되면 영향력이 2배가 되죠. 또한 4변에 나이가 적혀 있어서 나이가 들게 되면 은퇴-아마 늙어 죽어-하게 됩니다. 기사 역시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중세이다 보니 영주들 또는 귀족들에게는 깨갱이라서 성이나 지켜야 자리를 유지하지 귀족들이 등장하면 그냥 따땃~~이 데워 둔 회의석상 자리에서 쫓겨 나야 합니다. 


게임은 총 5라운드로 진행되며 각 라운드는 1라운드를 제외하고는 7개의 단계를 모두 반복합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할 때, 황제-선-을 정합니다. 그러면, 황제는 황제 자리에 가장 늙은이를, 그리고 같은 나이의 늙은이들을 각 플레이어는 원하는 지역에 제후로 내보냅니다. 그리고 그보다 나이가 어린 귀족들을 각 나이별로 하나씩 원하는 제후국의 귀족 자리에 돌아가면서 하나씩 배치해서 총 4개의 귀족들을 제후 자리 또는 귀족 자리에 배치하게 되죠. 그러고 나서는 기사들도 한 녀석씩 밥벌이를 원하는 제후국에 내보내게 됩니다. 황제는 자신의 직할 도시를 원하는 제후국 내에 하나 배치합니다. 이렇게 하면 일단 게임은 시작됩니다.



각 라운드는 수입 산출, 나이 먹기, 후계자 배출, 액션, 제후 선출, 황제 선출, 황제의 액션으로 이루어집니다만 첫 라운드는 바로 카드 액션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액션 단계에 가능한 일은 카드 액션, 제후의 특수 능력, 기사 배치가 있습니다. 기사 배치는 초기 배치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제후국에 성 또는 귀족 위치에 기사를 배치하여 영향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기사 배치와 카드 액션은 각기 카드에 기재된 만큼의 돈이 사용되며 돈은 따로 주고 받지 않고 돈을 기록하는 트랙에서 마커의 이동으로 표시합니다. 카드 액션에는 새로이 귀족 또는 기사를 배치하거나 도시에 자신의 성을 배치함으로써 제후국 내의 자신의 영향력을 높일 수도 있고, 또는 약을 먹어서 회춘하거나 또는 남을 늙게 만드는 일도 가능합니다. 또한, 황제를 선출할 때 영향력을 더 가지도록 하는 액션도 포함되어 있으며, 황제에 반기를 드는 액션-황제 선출 시에 직접 사용-도 있습니다. 특정 제후국의 제후가 자신 집안의 귀족이면 해당 제후의 특수 능력을 써서 행동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 액션을 다 취하고 나면 각 제후국별로 제후를 선출합니다. 해당 제후국 내에 배치된 귀족, 기사, 도시들이 투표권을 하나씩(커플인 귀족은 2)를 가지며 황제 도시는 황제 가문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하죠. 이렇게 각 가문의 총 득표수를 계산해서 제후를 결정하게 되며 제후가 바뀌어서 새 제후가 취임하게 되면 새 제후를 배출한 가문은 승점을 얻습니다. 간혹 해당 제후국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가문이 제후의 자격-종교적 제후국에는 솔로 귀족만 가능-을 갖춘 귀족이 없으면 제후 자리는 공석이 됩니다. 이런 제후국은 나중에 황제를 선출하는 제후들의 연합회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죠.


아무튼 이렇게 제후들이 결정되고 나면 이제 제후들이 모여 황제 선출 회의를 엽니다. 물론 이는 황제에게 반기를 든 가문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자신의 가문이 배출한 제후의 수, 그리고 액션 카드들에 의해 얻게 된 추가 투표권에 따라 각기 다른 투표권을 가집니다. 황제에 대해 또는 황제에 반하는 가문에 대해 투표-출마자는 자신을 투표해야 함-가 이루어지며 승자에게 투표한 이-승자 제외-에게는 승점이 주어집니다.



이게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황제로 선출된 이는 라운드에 따라 정해지는 황제의 액션-현재 인터넷을 떠도는 영문 룰북에는 에러가 있더군요. 이 부분에-을 취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그리고 나면, 각자 기본 수입에 소유하고 있는 성의 갯수에 따라 수입이 주어지고, 귀족들이 나이를 먹고 또 자손을 이 세계에 데뷔-사용한 액션 카드에 따라 남녀가 결정-시킵니다. 아들은 귀족으로 남지만 딸은 정략 결혼을 시도해서 돈 또는 점수를 얻게 되죠.


게임은 5라운드까지 하고 종료가 되며 이 때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아들 딸 순풍순풍 낳는 게임이라길래 뭔가 엽기적인 걸 기대했습니다만 게임은 생각보다는 진행에 있어서는 평이합니다. 한 라운드만 돌려보면 게임의 진행 과정은 쉽게 와 닿습니다. 하지만, AP와 같은 개념의 돈을 적절히 사용해서 각기 다른 비용이 드는 Action 중 가장 효과적인 카드 액션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규칙의 난이도에 비해서는 실제 플레이상의 난이도는 어려운 편입니다.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일단 새 제후로 등극해야 하며 제후 자리를 유지해야지만 황제 선출회의의 투표 행사에 참여해서 성공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가문의 귀족들을 유효 적절한 자리에 잘 배치해야 하죠. 하지만 이 노마들이 나이를 꼬박꼬박 먹기 때문에 이 귀족 타일들을 너무 비슷한 나이에 몰아 넣어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다간 한꺼번에 죽어 버려서 순식간에 영향력을 잃어버리는 사태도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적당하게 쌍동이들 말고 세대별로 유지해주는 게 좋더군요. 물론 도시를 배치함으로써 돈도 벌고 영향력도 얻을 수 있지만 한 번에 드는 비용이 무지막지하기 때문에 선뜻 할 수 있진 않더군요. 특히나 돈이 궁한 초반에는 말이죠. 또한, 자리 선점이나 독약을 먹여서 상대방 귀족을 늙게 하는 등의 딴지도 있기 때문에 혹자의 표현에 따르면 Gamer's Game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하지만 약간은 귀찮은 인터페이스 때문이지 그닥 첫 느낌은 좋진 않았습니다. 여러 번 좀 치열하게 해봐야 맛을 느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냥 약간 어렵지만 해볼까 싶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