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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32]Inkognito(1998)

디자이너: Leo Colovini & Alex Randolph
제작사: Milton Bradley Germany
인원수: 3~4인
소요시간: 30~45분

보드 게임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편을 짜서 같이 하는 게임들이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혼자 하는 게임이고 팀을 짜더래도 일대다 구조의 게임-A&A 시리즈, Scotland Yard 등등- 뿐이고 동수로 편을 만들어서 하는 건 별로 없죠. 그런 의미에서 여기서 소개할 게임은 4인 전용 2:2 팀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Venice 지도입니다. 다들 San Marco랑 Doge 이후에 안 보여서 섭하진 않으셨는지... Venice에서 벌어지는 가면 축제를 테마로 해서 서로 가면을 쓰고 분장한 플레이어들끼리 서로의 신분과 외모를 확인하고 팀끼리 먼저 임무를 완성하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게임 시스템은 참 독특합니다. 일단 각 플레이어는 외형이 서로 다른 4개의 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4명의 플레이어의 신분과 진짜 외모는 각각 4장으로 만들어진 신분 카드, 외모 카드를 한장씩 나눠 받음으로써 정해지게 되죠. 그리고 A~D까지 한 장씩 있는 임무 카드를 마찬가지로 한 장씩 가져갑니다. 같은 팀과의 글자 조합에 의해 여러 가지 임무가 주어지게 되죠. 즉, 각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에 신분, 외모, 임무 카드를 한 장씩 받게 되고 이를 적에겐 숨기고 자기 팀에겐 최대한 알려야 하죠.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각 색깔별로 모든 외모와 모든 신분이 그려진 각각 그려진 카드 8장을 받습니다. 먼저 받은 건 자신의 실체이고 나중에 받은 8장은 속임수 용이죠.

플레이어는 사진에 보이는 검은색 가면을 흔들어서 나오는 3가지 구슬의 색에 따라 이동이 결정됩니다. 각 플레이어는 이동을 하면서 상대방과 만나면 상대방에게 신분이나 외모를 물어보게 되죠. 이때 질문을 받은 사람은 3장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며 이중 한 장은 꼭 진실이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먼저 받은 3장 중 하나를 보여줄 필요는 없고 나중에 받은 8장에서 진짜에 해당 되는 거 하나만 포함하면 된다는 거죠. 그리고 신분을 물었으면 신분 카드 2장, 외모를 물었으면 외모 카드 2장을 포함해서 질문한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또한 대사를 만나게 되면 대사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이렇게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니다가 자기 팀을 알게 되면 서로 질문을 주고 받는 와중에 임무 카드를 서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팀의 임무를 확인하고 이를 먼저 행하면 됩니다. 이 때, 상대방을 잡아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4가지 말 중에 실제 외모와 똑같은 걸 잡아야 하기 때문에 임무에 따라서 외모도 알아야하죠.



게임은 카드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때문에 이 과정에 게임의 핵심이 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좀 허술한 편입니다. 운이 좋은 경우에는 한 번에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질문자의 실체가 포함된 조합을 주는 경우-할 수도 있고, 같은 질문자에게는 같은 조합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적어도 3~4번 안에는 다른 사람의 신분과 조합해서는 정보 확인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드를 통한 블러핑이라던지 술수를 쓸 수 없다는 점이 아쉽죠. 결국 얼마나 구슬 색이 잘 나와서 상대방을 자주 만나고 질문하느냐의 문제가 되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게임을 망치는 카드 플레이 중 하나는 그냥 누가 질문하던지 간에 자신의 실체 카드를 다 보여주고 상대방의 반응을 보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금방 서로의 신분을 확인하기 때문에 누가 먼저 임무 완수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어서 추리 게임을 표방한 시스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고 말죠.



게임 보드, 말, 카드 등 게임 내용물은 테마에 맞추어서 이쁘게 잘 제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맹점을 포함한 시스템 때문에 추리 게임의 재미는 사라지게 되고 단지 서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또는 방해하기 위한 약간은 레이싱 게임틱한 성향이 짙어지게 되는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또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추리물을 원하신다면 약간은 모자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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