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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40]Ursuppe(1997)/Primordial Soup

디자이너: Doris Matthäus/Frank Nestel
제작사: Doris & Frank
인원수: 3~4인
소요시간: 90분


Ursuppe의 일러스트를 봤을 때 이거 무지 익숙한 그림인데 왜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 하고 한참을 고민했드랬습니다. 그 익숙한 일러스트가 게임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커다란 장벽이었거든요. 뭔가 상처받았거나 아님 당했던 적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Trick-taking 게임의 이단아 Frank's Zoo의 일러스트와 똑같더군요. 게임 디자이너까지요. 음, 아마 알고 나서 게임을 하자는 얘기를 들었으면 아마 안했을 겁니다. 몰랐으니까 했지 말이죠.


이 디자이너는 Frank's zoo에서는 열심히 동물들 서열을 세우더니 이제는 아예 아메바 수준까지 내려가는 집요함을 보였습니다. 게임은 아메바의 삶처럼 단순합니다. 가장 원초적인 힘싸움의 테마를 가장 원시적이라 할 수 있는 아메바를 통해 재현했죠. 눈에 보이는 대로 먹이를 찾아 이동하고 먹을 게 없음 그냥 꼴까닥 하면 됩니다. 글치만 이것만 있음 심심하니 카드를 통해 여러 가지 옵션을 주고 또, 물 흐름, 먹이 분포에 따라 맘대로 이동하는 걸 막기 위해서도 카드가 쓰이고 있죠.


게임 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플레이어는 다각형으로 구현된 아메바들을 거느리고 다니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먼저 현재 살아 있는 아메바들을 플레이 순서대로 이동시키게 됩니다. 이 이동은 보드 가운데에 펼쳐진 환경 카드에 의해 결정됩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방향은 Action Point의 소모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방향이며 만약 그 방향으로의 이동이 싫다면 AP 1을 사용하고 주사위를 굴려 그 나온 숫자에 해당하는 방향(환경 카드에 표시됨)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동이 완료되면 각 아메바들은 먹이를 먹게 됩니다. 먹이는 이동한 지역에 놓여 있는 다른 아메바들의 분비물입니다. 즉, 자신의 색 큐브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의 큐브를 일정량 먹어야 되는 거죠. 만약 필요한만큼 다른 색깔의 큐브를 먹지 못하면... 한 턴 굶게 되고 아메바는 Damage Point 를 1개 얻게 됩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은 만큼 분비물(자신의 색깔 큐브) 내놓습니다.


다음은 새로운 환경 카드를 보드 가운데 오픈하게 됩니다. 일단 이 환경 카드에 적힌 주사위 눈은 다음 라운드에 아메바들의 이동 방향에 참조표가 되구요. 카드 아래쪽에 적힌 숫자는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유전자 카드의 제한을 표시하게 됩니다. 유전자 카드에는 돌연변이 포인트라는 게 있는데 이 합이 환경 카드에 적힌 숫자보다 큰 경우에는 유전자 카드 일부를 버려서 그 합을 이 포인트 아래로 내리든지 아니면 넘는만큼 Action Point를 지불해야 합니다. 


다음은 자신의 Action Point 한도내에서 유전자카드를 사고 싶은 만큼 삽니다. 이 유전자카드의 기능은 보유하는 즉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고 나면 각자 10 Action Point를 얻게 되는데 자신이 보유한 Action Point 한도 내에서 아메바의 세포분열을 일으켜 현재 보드 상에 배치된 자신의 아메바의 이웃한 자리에 새 아메바를 놓을 수 있습니다. 물론 Action Point 지불이구요.


그러고 나면 Damage Point가 일정량(기본은 2, 유전자 카드에 따라 변함)이 된 아메바는 죽게 되고 남은 아메바 수에 따라 그리고 보유한 유전자 카드 장수에 따라 점수를 받게 되면 한 라운드가 끝나게 되고 누군가가 지정된 점수를 넘게 되는 순간 게임이 끝나며 이 때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게임은 라운드 구성의 단순함만큼이나 고려할 부분이 매우 단순한 편입니다. 각 페이즈가 현재 순위에 따라 오름차순 또는 내림차순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누가 먼저하느냐에 의한 눈치싸움은 덜한 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각 페이즈의 중요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동 페이즈를 먼저 하는 것이 좋아 보이더군요


만약 유전자 카드 없이 게임을 진행한다면 이게임은 단순하게 큐브 많은 곳으로 이동해서 어떻게든 아메바를 죽이지 않는 게임이 됩니다. 하지만, 유전자 카드의 도입으로 인해 좀 더 플레이어 간에 상호영향력을 증대(남의 큐브를 없애거나 아니면 직접적인 아메바 공격)시키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가 늘어났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워낙 단순한 시스템-보이는대로 가면 된다-때문인지 게임이 그렇게 치열하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세력 게임으로서는 그냥 입문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좀 더 난이도 있는 다른 게임들이 하고 싶어지더군요. 뭐 게임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냥 그랬다는 얘기죠. ^^: 요즘 다들 이게 재밌다면서 열심히 사 모으고 하는 데 대한 반감일겁니다. (이놈의 반골 기질은... --; ) 아무튼 각자 재밌게 하면 다 좋은 거죠. 뭐, 그럼 다들 각자 판단에 의해서 게임을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