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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39]Around the World in 80 Days(2004)

디자이너: Michael Rieneck
제작사: Kosmos
인원수: 3~6인
소요시간: 30~45분


법학도였지만 공상과학 소설가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쥴 베른(Jules Verne). 그가 얘기했던 그런 개념들이 이제 현실화된 게 참 많은데요, 그가 살아서 이 세상을 봤으면 어떤 새로운 아이템을 또 상상해 냈을까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그도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동명의 보드 게임 '80일간의 세계 일주'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체스 정도는 계속 두고 살았을 지 모르지만요. 


최근 성룡의 영화로 더 유명한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해저 2만리'와 함께 가장 유명한 쥴 베른의 공상 과학 소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 포그 경은 친구와의 2만 파운드 내기 때문에 전 세계를 80일간 동안 돌아다녀야 하죠. 별의별 경험을 다합니다. 열기구도 타고, 인디언에게 잡혀서 고생도 하고, 친구들이 고용한 탐정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하고, 하지만 80일만에 도착하죠. 도착한 것도 날짜 변경선을 넘어서 시차 고려를 제대로 못했다는 걸 깜빡하고 실패한 줄 알았다가 아슬아슬하게 성공하게 되죠.


보드 게임에서 이 소설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그대로 많이들 도입 되어 있습니다. 일단, 몇 점을 따느냐는 일반적인 보드 게임 형식이 아닌 얼마나 점수-소요된 날짜의 개념-를 덜 썼느냐는 걸로 승패를 따지게 됩니다. 각 지역간은 정해진 교통수단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이 때 해당되는 교통 수단 카드를 내면, 거기에 적힌 숫자만큼 시일이 소요된 걸로 계산하죠. 열기구를 타게 되면 카드가 아닌 주사위로 자신의 운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됩니다. 탐정을 게임에 도입해서 탐정과 같은 칸에 있게 되면 페널티를 받게 되기도 하구요. 


전체적으로 게임은 카드 셋을 어떻게 잘 만들어서 시기적절하게 움직이냐 하는 게임입니다. 사용된 카드의 숫자 합만큼 시일이 소요되지만, 같은 숫자가 적힌 카드만 내면, 그 숫자-총합이 아닌-만큼만 시일이 소요되니까요. 물론, 끝도 한도 없이 카드를 모으는 걸 막기 위해 핸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카드만 쓰면 심심하니까, 이벤트 카드의 개념도 넣어 두었습니다. 좋은 게 대부분이지만, 잘못하면 악천후 등을 만나 곤혹스럽게 되기도 하죠.


주로 카드로 그리고 가끔 주사위를 써서 가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적어도 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점, 그리고 간단하다는 점에서는 맘에 듭니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게 좀 있는 게임입니다. 간단한 반면, 너무 단순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리 핸드 제한을 두었다지만, 기다리다 보면, 카드 셋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모으는 걸 막는 또 다른 장치로 시일에 상관없이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은 게임에서 승리하지 못하도록 못 박아 놨지만, 아주 지지리지도 복이 없지 않는 한, 적어도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상황이 될 때까지, 카드를 못 모으거나 하진 않습니다. 탐정 외에 딴지를 걸 방법이 없다는 게 이런 상황을 가능하게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조금만 더 상호 작용이 주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죠. 그냥 간단하게 즐기실 때 한 두 번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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