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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30]Tanz der Hornochsen(2004)

디자이너: Wolfgang Kramer
제작사: Amigo
인원수: 2~8인
소요시간: 30분


6 nimmt!는 다수의 인원이 모였을 때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특히 보드 게임 카페에서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이죠. AP 시스템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Kramer의 대표적인 카드 게임이죠. 이런 명작 게임들은 재판 또는 시리즈 물의 유혹을 많이 받게 되죠. 일단 6 nimmt! 역시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Take 5를 내놓았더랬습니다만 아무래도 벌점 먹이는 거 하고 점수 벌어가는 거 하고는 음양의 차이만큼이나 큰 차이를 느끼게 했죠. 


지난 번의 시도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6 nimmt!를 보드 게임으로 만든다는 최근의 시도를 들었을 때는 이거 또 요상한 게임 만드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더군요. 기존의 게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뭔가 뚜렷하게 색다른 재미를 줘야 하는... 쉽지 않은 게 바로 시리즈 또는 확장판이죠. 솔직히 카드 놓는 자리만 만든 거란 느낌을 주면 보드 게임화 했다는 게 말도 안 될 테니까요.


그럼, '황소 떼거지의 춤'을 살펴 보죠. 일단 숫자들과 소들이 잔뜩 그려져 있던 카드는 소들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숫자만 적힌 타일로 바뀌었습니다. 그 갯수도 104개에서 99개로 줄어들었죠. 66점 벌점을 먹으면 게임이 종료되던 것도 보드 상에 그러진 점수 트랙의 한 바퀴에 해당하는 60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바뀐 게임 진행에 의해 타일이 떨어지더라도 게임이 끝나는 걸로 바뀌었죠. '어! 카드는 똑같이 받고 똑같이 내고 채워주지도 않는데 왜 카드가 떨어지는 거지?'라고 6 nimmt! 식 사고 방식을 하면 안 됩니다. 나눠준 만큼만 쓰던 전작과 달리 이 신작 게임에서는 필요에 의해 타일을 보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좀 있다 설명을 하죠. 누가 뭐래도 가장 새로워진 점은 보드가 생겼다는 겁니다. 단순하게 점수 트랙, 카드 놓는 자리로서만의 기능을 하는 건 아닙니다. 카드에서 타일로 변하면서 없어진 소머리들 대신해서 벌점으로 주어질 숫자들이 보드에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6번째 장이면 무조건 벌점을 먹게 되던 전작과 달리 타일이 놓이게 되는 열에 따라 놓는 장수도 달라지고 벌점의 크기 또는 아예 게임 진행 방식에 변화를 주기도 하게 됩니다.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6장의 타일을 뽑아 자신의 스크린 뒤에 숨깁니다. 그리고 4개의 타일을 더 뽑아 보드 상의 왼쪽 상단으로부터 4개의 열의 첫 자리에 하나씩 놓게 되죠. 이제 플레이어는 타일 하나를 골라 다들 비공개로 낸 후 모두 타일을 내고 나면 동시에 오픈해서 타일들이 갈 자리를 정하게 됩니다. 각 열의 마지막 타일들 중에 자신이 낸 타일의 숫자보다 작으면서 가장 차이가 덜 나는 숫자를 가진 타일 옆에 낮은 숫자를 낸 사람부터 찾아간다는 건 전작과 똑같습니다. 


달라진 것은 각 열의 마지막 타일의 숫자 중 가장 작은 숫자보다도 작은 숫자를 낸 사람의 경우입니다. 전작은 4개의 열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낮은 숫자를 낸 사람은 현재 사용중인 열 중 하나를 대신해서 자신의 카드를 놓았지만 신작에서는 타일들이 놓일 열들이 무지 많기 때문에 일단 다른 사람들이 다 타일을 놓을 때까지를 기다린 후 그 다음 가장 윗 열의 마지막 자리로 찾아가도록 했습니다. 즉, 낮은 숫자를 냄으로써 랜덤한 상황을 생성하도록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낮은 숫자를 냄으로써 랜덤한 상황을 당하게 만들었죠.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타일을 Draw한다는 겁니다. 받은 카드 다 쓰고 난 후 새 라운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지정된 벌점을 넘길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작 시에 받은 타일로는 모자라게 되죠. 따라서, 자신의 스크린 안의 타일이 0개로 떨어지게 되면 자동적으로 6개를 새로 채워줍니다. 하지만 남은 타일 중 하나를 뽑아야 하는 선택권이 줄게 되죠. 이러한 상황이 싫다면 타일 1개당 벌점 1점씩 해서 턴마다 최대 3개까지 타일을 채울 수 있게 해 줍니다. 타일을 Draw하는 방법의 마지막은 바로 벌점을 먹으면서 타일을 골라 오는 겁니다. 99개의 타일을 가지고 게임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전작처럼 한 열마다 5개씩 타일이 빠진다면 게임은 금방 타일이 떨어져서 끝나겠죠. 따라서 이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소머리를 없애고 벌점은 보드에다 열마다 달리 하는 대신 타일은 숫자만 적혀서 열 채우기만 하고 열이 차면 다시 원래 모아둔 공용의 덱으로 돌려 놓게 됩니다. 그리고 이 돌려 놓게 만든 타일을 낸 플레이어는 이 열에 있던 타일 중 최대 2개를 선택해서 자신의 핸드를 채우게 되죠. 그리고 자신이 방금 사용했던 타일-열의 마지막을 채운 타일-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가장 아래에 있는 열 바로 그 아래 열의 시작 위치에 놓아 항상 4개의 열이 사용되도록 합니다. 대신 열이 바뀌니까 벌점 그리고 한 열에 놓이게 되는 타일 수가 바뀌겠죠. 


그냥 벌점만 먹으면 심심하니까, 타일이 놓이는 자리에 여러 가지 장치를 해두었습니다. 해당 그림이 그려진 열이 현재 쓰이고 있고 해당 그림이 보이는 한 타일을 2개씩 낸다든지 벌점이 아니라 승점이 된다든지 하는 장치를 도입했죠. 또, 열을 채워야만 벌점을 먹는 게 아니라 특정 타일 배치 자리를 먹으면 자동 벌점 획득이 되도록 하기도 했구요. 점수 트랙에도 새로운 장치를 해두었습니다만 이는 직접 해보시면서...^^: 


게임은 누군가가 벌점 트랙을 한 바퀴 돌게 되거나 타일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순간에 끝나며 그 순간 가장 벌점이 높은 사람이 패자, 가장 적은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처음 한 느낌은 왠지 Never Ending 게임 같더군요. 타일이 떨어질 때까지 해야 하는데 실제로 활성화된 열은 4개가 항상 유지되기 때문에 플레이어 전체가 모두 타일을 최대 보유량-9-까지 가지더라도 해당 사항은 안 생길 듯 하고, 중간중간에 자꾸 승점을 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서 결국에는 다들 비슷비슷하게, 그러나 게임이 끝날 상황은 아닌, 뭐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리더군요. 밸런싱이 잘 맞았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은 지루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전작의 경우 금방 한 라운드가 끝나기 때문에 Refresh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카드에서 타일로 바뀌고 Draw의 개념이 들어가다 보니 좀 밋밋해진 느낌도... 하지만 워낙 전작이 훌륭하다 보니 '황소뿔의 춤' 역시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합니다. 원작에는 없는 여러 변수들에 의해 색다른 재미도 확인할 수 있구요. 하지만 어느 쪽이 더 낫냐고 물으신다면 6 nimmt!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