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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31]Europa: 1945~2030(1998)

디자이너: Duccio Vitale/Leo Colovini
제작사: Descartes Editeur
인원수: 3~6인
소요시간: 120분


예전부터 찜했던 게임인데 끝끝내 해보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할 게임이 없어지고 있네요. ^^: 게임 디자이너를 확인해 봤더니 Serenissima의 Co-designer인 Duccio Vitale와 우리에게 친숙한 Leo Colovini더군요. 간단하고 심플하다는 면에서 두 디자이너의 냄새가 느껴질만도 한데, 플레이했던 그날은 너무 게임이 고팠던지라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유럽 통합의 꿈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커다란 Project 중 하나죠. 1992년 마하트리히트 조약이 체결되었지만 그 내용이 각 개별국가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한 각 개별국 국민의 반대에 의해 난항을 걷게 되고 그래서, 일부 내용도 바뀌고 하고 해서 경제적 통합의 가장 큰 실천적 성과로 볼 수 있는 유로화 사용이 겨우 4년 전에 이루어졌으니까요. 원래 EU(유럽 연합)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쟁 무기의 근본이 되고 각 국가 재건의 시금석이 되는 철광 산업에 대해 더 이상의 분쟁을 막고 이를 다 같이 공유하고 잘 지내 보자는 의미에서 원수 사이였던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 하에 베네룩스 3국이 참여하고 일부 기타 유럽 국가가 모여 창설한 ESCC(European Coal & Steel Community)에서 기원을 가지게 됩니다. 그 이후부터 유럽의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부분적 통합이 아닌 경제, 사회, 정치 전반에 걸친 유럽 통합을 외치는 통합파들이 각국 정계 또는 시민 운동의 형태로 등장하게 되죠. 이 게임 바로 이러한 유럽 통합의 노력을 보드 게임화한 게임입니다. 실제 역사를 알고 게임을 해 보면 이 게임이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구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나 터키의 꾸준한 유럽에 대한 짝사랑들이 잘 나타나 있죠. 물론 게임도 재밌습니다. Diplomacy류의 협상(나쁘게 말하면 협잡)을 원하신다면, 많이 짧고 더 대놓고 배신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매 라운드 유럽의 각국 중 자신이 원하는 곳에 통합을 외치는 자신의 정치적 동료들을 보내 그 국가 내에서 통합 운동을 추진하게 만듭니다. 보드는 유럽 대륙을 잘 표현 해 놓았으며 각 국가에는 2개의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이 중 원 안에 적힌 숫자는 해당 국가에서 유럽 통합을 선거에 붙이기 위해 필요한 정치 선동가-플레이어들이 내보낸 정치적 동료, 즉 말-의 수를 나타냅니다. 나머지 숫자는 이 국가가 유럽 통합에 참여하게 되었을 경우 이를 이끌어 낸 플레이어들 전체에게 주어질 정치적 영향력을 나타냅니다. 


매 라운드 현재 유럽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의 카드들을 잘 섞은 뒤 차례대로 보드 한 편에 놓인 숫자가 적힌 국가 카드 자리에 1의 자리부터 차례대로 놓습니다. 이들 국가는 국가 카드가 놓인 숫자에 해당되는 차례에 유럽 통합 선거 시행의 유무를 확인하고 선거 결과를 확인하게 됩니다. 특정 국가에 해당 국가의 원안에 적힌 숫자 이상 플레이어들이 말들을 배치했다면 선거는 시행되지만 선거가 시행되지 못하면 해당 국가는 통합 이야기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차례가 넘어가고 만약 거기 말이 놓였다면 그냥 플레이어에게로 돌아가게 됩니다. 



선거가 시행되면 놓여진 말들의 과반수 초과(말이 4개면 2개가 아닌 3개)의 말들이 연합을 해서 연합 내각을 구성해서 통합을 추진해야 합니다. 특정 플레이어가 과반수 초과의 말을 해당 국가에 배치했다면 토의가 필요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플레이어간의 합종 연횡이 시작됩니다. 최대 3명의 플레이어가 연합을 할 수 있습니다. 즉, 4명의 플레이어가 각기 말 1개씩 놓은 지역이라면 한 명이 왕따를 상황이 생기는 거죠. 한 플레이어가 2개, 나머지 3명은 1개씩 해서 5개가 있는 지역은 2개인 플레이어가 한 명만 꼬셔도 과반수 초과가 되지만 나머지 3명이 모여서 2개를 가진 플레이어를 바보 만들 수도 있게 됩니다. 아무튼 어떻게 해서든 과반수를 넘겨야지 그렇지 못하면 모든 말이 쓸데없이 배치한 게 될 수 있습니다. 


합종 연횡이 잘 되어서 통합을 추진할 과반수 초과 확보한 연합이 나오게 되면 그 연합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말의 갯수와는 상관없이) 똑같이 그 국가에 적힌 숫자-원 안의 숫자 말고 나머지 숫자-를 연합에 참여한 플레이어 수만큼을 나눈 숫자만큼의 영향력 점수를 얻게 됩니다. 거기다 승점 칩을 각각 한 개씩 받게 됩니다. 그리고 연합에 참여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말 하나를 이웃한 국가에 사절단으로 보내 그 이웃한 국가의 유럽 연합 참가를 추진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거가 진행될 차례를 보고 아직 선거가 치루어지지 않은 국가에 가서 또 영향력 점수와 승점 칩을 노리게 되는 거죠. 잘만 하면 하나의 말로 남부럽지 않게 영향력과 승점을 획득할 수 있죠. 



게임은 총 4라운드가 진행되며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유럽 역사의 진행과 마찬가지로 동유럽,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들이 게임에 추가되며, 아직 유럽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과 함께 새로운 선거 차례를 정하게 됩니다. 또, 3~4라운드에는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및 동부 유럽의 자유화, 민족주의 운동의 격렬화 등을 반영해 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분쟁은 주사위를 통해 분쟁 국가를 랜덤으로 발생시키며 이런 분쟁의 발생은 해당 국가 및 그 주변 국가의 유럽 통합으로의 참여를 더욱 힘들게 하죠.


게임은 영향력-매 라운드 배치할 말의 수와 순서를 결정-과 승점으로 2원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영향력을 많이 획득하면 그만큼 말을 많이 배치해서 승점을 얻을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어떻게든 연합에 참여해서 영향력 획득량은 줄이더라도 승점 칩을 확보해서 승기를 노릴 수 있는 전략이 가능하게 하죠. 또, 매 국가의 선거 때마다 영향력과 점수 칩을 확보하기 위한 합종 연횡, 즉, 난상토론이 이루어진다는 점도 게임을 즐겁게 하는 요소입니다. 


깔끔한 보드에 비해 독어 표기, 그리고 약간 불편한 통합 표시 시스템 빼고는 협잡, 협상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아마 진국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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