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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219]Santiago(2003)

디자이너: Roman Pelek/Claudia Hely
제작사: Amigo
인원수: 3~5인
소요시간: 60~90분


'내 논밭에 물길을 대라.' 음, 이 비슷한 속담이 있었나요? 아무튼 이 게임은 자신의 농장에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점수를 얻는 시스템입니다. 농장은 경매를 통해 물길은 거래를 통해 결정되죠.



게임 시작 전 각 플레이어는 한 색깔을 선택해서 해당 색깔의 큐브를 가져갑니다. 이 큐브는 각 농장에 놓여서 점수를 보태주는 역할을 하죠. 그리고 하나의 물길 블럭-파란 색의 길쭉한 나무 블럭-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물길 블럭은 공용으로 두죠. 게임 시작 전 수원을 표시하기 위해 보드 상의 한 곳을 정해서 파란색 원기둥을 둡니다. 여기서부터 이 마을의 물길이 시작되죠. 농장 타일들은 전부 뒤집은 다음 4개의 덱-Puerto Rico를 생각해 보세요.-으로 나눠 둡니다.

게임은 농장 타일 배치 페이즈와 물길 배치 페이즈로 나뉩니다.

농장 타일 배치 페이즈에서는 4개의 덱의 가장 윗 농장 타일들을 공개합니다. 농장 타일에는 해당 농장의 작물과 그 위에 배치할 큐브 숫자가 표시되어 있죠. 물길 관리인 마커를 가진 사람 왼쪽부터 비딩을 합니다. 비딩은 자유롭게 그러나 남이 한 숫자의 비딩만은 금지-단 제로 비딩은 제외-된 채로 한 번씩만 합니다.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사람부터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농장 타일을 가져간 뒤, 보드 상의 원하는 칸에 배치하고 그 위에 타일에 그려진 숫자만큼 자신의 큐브를 배치합니다. 가장 낮은 비딩을 한 사람-제로비딩 동률이면 먼저한 사람-은 물길 관리인 마커를 가져가죠. 다 돌아가면서 하나씩 배치-3인용일 때는 가장 높은 비딩한 사람이 큐브 배치 없이 타일만 배치-를 끝내면 물길 배치 페이즈로 넘어갑니다.



물길 배치 페이즈에는 물길 관리인이 공용 물길 중 하나를 가져와서 현재 놓여진 물길 또는 수원에 이어지게 물길을 배치하게 됩니다. 물길 관리인 왼쪽 사람부터 원하는 위치를 말하고 놓아줄 경우 얼마를 주겠다고 거래를 합니다. 다들 돌아가면서 한번씩 얘기를 하죠. 같은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금액이 합쳐지죠. 다들 제시하고 나면 물길 관리인은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배치해 주고 해당 플레이어에게서 제시한 금액을 받아오든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가장 높은 제시금액+1'만큼의 금액을 내고 배치하면 됩니다. 물론 하기 싫으면 아예 배치를 안 해도 되죠.

그러고 난 다음 각 플레이어-물길 관리인 왼쪽부터-에게 각자에게 주어진 물길을 놓을 건지를 결정합니다. 이 물길은 공짜로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지만 게임에 단 한 번 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죠. 그리고 누가 먼저 놓고 나면 그 다음 순서인 플레이어는 해당 라운드에는 아무도 놓을 수가 없고 바로 라운드가 종료되죠.

라운드가 종료되면 농장에 물길이 잘 들어가는 지 확인을 합니다. 물길이 옆으로 지나고 있지 못한 농장은 해당 타일 위에 놓인 큐브를 하나씩 제거합니다. 만약 제거할 큐브가 없다면 해당 농장은 사막화가 되어 타일을 뒤집어서 사막화를 표시하죠.

이렇게 농장의 수로 확인까지 끝나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돈을 일정량 은행에서 지급받습니다. 게임은 공용 물길 블럭이 떨어지거나 타일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합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각 플레이어는 각자 농장별로 점수를 받습니다. 같은 종류의 농장이 이어진 경우, 그리고 큐브가 많이 올려져 있으면 점수를 많이 받게 됩니다. 왜냐면 점수는 (농장의 크기*해당 농장에 올라간 큐브 수)가 되기 때문이죠. 즉, 남의 큐브가 올려진 농장이라도 같은 타입이라면 내 점수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거죠. 대신 큐브 수가 많으면 그만큼 자신에게 유리해지는 거구요. 아무튼 이렇게 농장 점수를 계산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깔끔한 타일에 알록달록 큐브가 쌓여 가는 걸 보면 일단 시각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게임입니다. 경매가 길어지는 걸 막기 위해 겹침을 방지한 입찰도 게임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편이구요. 하지만 물길 배치 부분에서의 시스템이 조금은 아쉬운 편입니다. 싸게 걸면 물길 관리인 맘대로 갈테고 비싸게 걸면 손해이고 하니 이를 잘 조절하라는 게 게임 제작자의 의도인 것 같은데 의도대로는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아 좀 아쉽더군요. 그러다 보니 타일 먹기 경매 파트에 좀 더 주력하게 되구요.

결국 큰 점수를 얻으려면 같은 타입의 농장을 남의 것과 이어 놓기를 해야 되고 대신 큐브 수 조절을 물길로 제약을 가해야 하는데 물길을 놓는 위치가 고정되다 보니 그렇게 맘대로 조절이 되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물길 페이즈가 게임의 핵심 부분으로 디자이너가 제작한 느낌인데 제게는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물길 블럭을 길게 하나가 아니라 짧은 거 2개를 해서 좀 더 복잡하게 가는 게 좀 더 전략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간단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심오한 깊이까지는 아닌 나름대로의 전략성이 있는 배치 게임입니다. 경매와 거래를 도입해서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을 많이 넣으려 한 시도는 훌륭해 보입니다만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적어도 제게는, 어쩔 수 없네요. 그렇지만 분명 괜찮은 게임인 건 사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