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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79]Hacienda(2005)

디자이너: Wolfgang Kramer
제작사: Rio Grande Games/Hans im Glück
인원수: 2~5인
소요시간: 60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 펼쳐진 대초원지대, 일명 팜파스라고 불리는 지대에는 미 서부 카우보이와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우초들이 있었죠. 이들 가우초들의 이야기는 가우초 문학이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문학의 한 장르를 차지하죠. 물론 이런 자유로와 보이는민초들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대토지 소유주인 아센다도스(hacendados)를 위해(라기 보단 채무관계에 의해 속박된) 일하는 민초들도 있었죠. 아시엔다(hacienda)는 이런 라틴아메리카의 어찌보면 전근대적인 대토지 소유제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게임 제목으로는 조금은 '짠~' 해지네요.


플레이어는 아시엔다 제도의 혜택을 받는 아센다도스가 되어서 자신의 영유지와 가축들을 팜파스 내에 확장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광활한 팜파스 지대가 보드 전면을 대부분 차지하고, 그 테두리에 여러 가지 지형-산악, 늪 등등등-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시장도 배치되어 있구요.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지 표시 타일과 가축 타일을 통해 팜파스 지역을 먼저 차지해야 하죠. 그리고 중앙의 시장에 더 많이 도달해서 돈도 벌어야 하고... 타일과 말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개념, 궁극적으로는 바둑의 개념이지만, 보드 게임 내에서 살펴 보면 '사막을 지나서'와 유사한 개념이죠.


하지만 이 게임은 Kramer의 게임입니다. 그냥 곱게 액션을 취하게 하진 않았죠. 영지 타일이나 가축 마커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카드는 타일이나 가축 마커의 위치 또는 크기에 의해 얻게 되는 돈으로 구입해야 하죠. 카드운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 일부 카드를 공개해서 볼 수 있도록 한 후, 카드 덱에서 비공개로 가져가는 것과 공개해서 가져가는 구입 금액의 차이를 두어 운을 줄이는 대신 돈-액션포인트-의 차이를 두었죠.


그 외에도 다른 몇 가지 액션도 추가 되어 있어서, 결국엔 액션 포인트가 아닌 돈으로 바뀌었을 뿐 제약된 돈 안에서 알아서 여러 가지 옵션 중 알아서 하라는 Kramer 게임의 특징은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팜파스 내로 확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그래서 돈 벌기에 더 쉬운 방법인 가축 키우기의 경우에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땅의 경우에는 팜파스 내로 진출이 어렵고 또, 남의 영역을 막다 보면 자신의 땅을 키울 수가 없다는 맹점이 있어서, 치열하고자 하면 한없이 치열해지지만, 서로 곱게 자기 땅만 넓혀 가면, 한없이 평화로울 수 있더군요.


Kramer 게임의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곤 있지만, 전작들보다는 평화로울 수 있는 분위기가 요즘 아주 씨니컬하게 살고 있는 제게는 조금은 아쉽더군요. 나름대로 즐길만한 게임이긴 하지만, 그닥 커다란 임팩트를 주진 못하는 게 Master Kramer의 게임이기 때문에 조금은 실망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