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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소회(素懷)

방 정리



하루 종일 방 청소를 했습니다.

2년동안 산 방이다 보니 그만큼의 흔적이 쌓여있더군요. 물론 가끔 청소할 때 손 안 댔던 그 곳은 흔적이 지워지는 게 안타까워서 건드리지 않았지만 말이죠... 쿨럭..

13일 해외 이사할 때 보내야 할 것들은 이전에 사 두었던 상자들을 가져와 거기다 대충 쌓아 두었구요... 여기에 넣어두고 나중에 포장해 달라고 하면 되겠죠...

이 상자에 넣어 두기 위해 책꽂이에 또는 여기 저기에 널부려져 있던 물건들을 쌓여있던 먼지를 닦고 그 내용물을 보는데, 그 각각의 물건에 얽힌 추억들이 떠오르더군요. 멀게는 코흘리개 시절 친구들 사진부터 가깝게는 Mask 쓰고 Darth Vadar 형님 흉내내던 그런 소소한 기억들마저 말이죠. 앨범 바깥을 닦아 내고 간만에 사진들을 봤는데, 즐거웠던 기억부터 가슴 아픈 기억까지....

이제 적어도 회사 생활의 첫번째 기간은 끝낸 듯 합니다. 이제는 바다 건너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되겠죠.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데...

그 두려운 마음을 없애려고 지금 이 방에서의 흔적을 열심히 지워내고 있습니다. 뭐, 물론 주인집에 꼬투리 잡히는 것도 싫고 또 다음 사람에게 조금이나 깨끗한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은 쓰레기 봉투에... 그리고 간만에 다용도실과 욕실도 청소하고... 또 제 맘 속의 앙금들을 다 씻어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같이 살았던 토끼들의 흔적들도 아직 있더군요....

아직 조금 남긴 했지만,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가구들이랑 가전제품들을 넘기고 나면 진짜 이 방에는 이불하고 이 노트북 밖에 안 남을 거 같네요.

네, 이렇게 여기엔 제 흔적은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빼고는 하나도 안 남기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만 말이죠...

맥주 한 잔이 땡깁니다.

@뭔 소리를 써 놓은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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