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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448]Long Live the King(2006)

디자이너: Mark Rein-Hagen
제작사:    White-wolf
인원수:    5~30인
소요시간: 4+시간


도대체 무슨 Game이길래 인원수가 30명이 나올까요? 그리고 도대체 어떤 Game이길래 소요시간이 4시간이 넘는다는 건지.... 아주 Rough하게 말하자면 턴 제한 있고 사회자를 아예 명시해 놓은 협상 Game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근데, 이게 Player의 특성에 따라서, 단순하게 앉아서 Card를 주고 받는 치열한 딴지 전략 Game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웃고 떠들고 놀 수 있는 Party Game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상하시죠? 도대체 어떤 Game이길래....



Game 제목에 또 왕이 등장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저 '무지하게 오래 산, 그니까 무지 오래 집권한' 왕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는 바람에 드디어 후계를 놓고 피바람을 몰고 올 권력 다툼이 서서히 시작된다는 게 이 Game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이런 배경이면, 왕은 앓아 누워서 Game에 안 등장하는데, 이 Game은 아직은 정정한 편이라 왕이 Game에 참여를 합니다. 사회자로 참여를 하는데, 가끔은 앓아 누워서,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말이죠.


Game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왕을 제외한 다른 Player들-이후 설명하겠지만 Major Player에 한함-은 저 왕이 꼴까닥 하기 전에, 정신 오락가락하기 전에 잘 보여서-정말 잘 보이는 겁니다. 절대, 점수 많이 따고 땅 많이 따고 아닙니다-는 후계자로 최종적으로 지명 받는 게 목적입니다. 그 때까지는 어케든 왕을 잘 살려 둬야겠죠. :)


Game을 시작하기 전, 누가 왕이 될 지, 그리고 누가 어떤 직책을 맡을지를 정합니다. 8명이 넘으면, Minor Character도 등장하지만, 일단은 적어도 8명은 Major Player(왕 포함)로 할당이 되어야 합니다. Major Player들은 각자 자신에게 할당된 Major Character의 Card를 받고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을 숙지하여야 합니다. 


일단 제대로 된 Play를 하려면 최소 8명이 필요합니다. 물론 최소 인원은 5명이지만, 사회자이자 Player로서의 King이 필요하고 나머지 왕위를 노리는 7 Character를 연기(진짜 연기입니다)할 7명의 Player가 필요합니다. 7 Character를 간략히 정리하면, 이 나라가 쫄딱 망했으면 하는 인접국 대사, 아무런 권리도 없으면서 왕이 되고 싶어 쿠데타를 도모하고자 하는 지방 호족, 금권으로 권력을 사려 하는 재무상, 왕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궁전 내 대소사를 모두 관리하는 시종, 배후에서 꼭두각시를 세워 왕위가 아닌 권력을 얻고자 하는 대주교, 자신이 낳은 어린 왕자가 차기가 되었으면 하는 젊디 젊은 왕비, 이 모든 이들에게서 왕위를 지켜 내야 하는 왕비가 아닌 첩의 소생인 교활한 현재 후계자로 지명되어 있는 왕자, 이렇게 구성됩니다. 


이제 그럼 Game이 시작되는데.... 일단 Game은 총 7 Round 동안 진행되며, 각 Round는 각기 3개의 Phase로 진행됩니다. 


Round가 시작되면 첫 Phase인 알현(Audience) Phase가 시작됩니다. 딴 거 없습니다. 왕께서 친히, 아 물론 심기가 불편하시지 않은 경우입니다만, 어쨌든, Major Character들에게 각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서 수당(Allowance) 지급하고, Game에 딴지가 난무하게 하는 책략(Intrigue) Card 나눠 주고, 원한다면, 왕께서 친히 각자에게 널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Favor-총애-라는 수치로 기록됨)를 공식적으로 공표해 주시죠.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는 아무나 못 들어가겠죠? 네, 어느 정도 직급(Status라는 수치로 기록됨) 이상이 되어야지만, 참가할 수 있고, 지하 감옥 Dungeon에 갇힌 Player 역시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줘야할 걸 안 주는 건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왕한테 직접 받는 거 보다는 누구를 통해 전달해서 받는다면, 누군가가 중간에 떼 먹어서 양이 줄 수 밖에 없다는 건 감내하셔야 할 겁니다.


알현이 끝나고 나면 다들 Court를 떠돌면서 여러 가지 물밑 교섭을 나누는 Diplomacy Phase가 시작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Game이 Party/Role Playing Game이 되느냐 단순 Ultra Card 딴지 Game이 되느냐를 결정합니다. Role Playing도 싫고 돌아다니는 것도 싫으시다면, 그리고 왕께서 그리 명하시면, 다들 Table에 주저 앉아서 서로 뻔히 보는 상황에서 공개 협상을 벌이던가 아니면  협상도 없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Card를 사용하면서 다음 Phase로 넘어가면 됩니다. 물론 Card는 이 Phase 말고 다른 Phase에도 쓸 수 있습니다만(Card에서 따로 제한하지 않는 한)... 이렇게 무미 건조하게, 아니 살벌하게 Game하기 싫으시다면, 서로 각자의 Hideout(근거지)에서 따로 만나서 다음 Phase에 논의될 내용에 대해서 미리 사전 조율을 하는 동시에, 기회를 틈 타(^^) 왕과 독대를 하면서 몰래 Card를 사용해서, 다른 Player를 괴롭히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건 전적으로 Game을 하시는 분들의 선택 사항이니.. :)


사전 조율-Rulebook 상에 명시된 정확한 내용은왕께서 정하신-된 시간이 지나면 Diplomacy Phase가 끝나고 Round의 마지막 Phase인 회의(Council Phase)가 시작됩니다. (마찬가지지만, 왕이 아프지 않다면) 왕께서 친히 진행하시는 어전 회의에서 Major Player는 각자 한 가지씩의 간청/탄원(Petition)을 하게 됩니다. 누가 먼저 할 지는 당삼 직급(Status)가 낮은 사람부터 합니다. 왜, Big Star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며 중요한 안건은 늘 마지막에... 물론, 직급이 높은 사람이 자청해서 먼저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자기 께 넘 중요해서 미리 결정 지어버리고는 이후 Game의 흐름을 확실히 바꾸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저 놈 죽여주세요'나 '저 놈 감옥 보내세요' 같은 직접적인 해꼬지가 아니라, 자신의 Character Card의 목적에 부합되는, 또는 허용하는 간청만을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누군가가 탄원/간청을 하면, 역시나 또 Status가 낮은 사람부터 그에 대한 찬/반 의사를 드러내게 됩니다. (재미없게 찬성/반대만을 간단히 거수로 표시하는 것보다는,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얘기하는 게 재밌겠죠?) 안건이 통과되었느냐 아니냐는, 찬성 표를 던진 사람들의 총애의 합과 반대 표를 던진 사람들의 총애의 합을 비교(재밌는 건 Ambassador의 표는 항상 얘기한 반대로 계산됨)해서, 많은 쪽으로 결정이 납니다..... 면 좋겠지만, 결국 결정은 왕 맘대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왕이 가지고 있는 결론(Desicion) Card에 따라 결정이 납니다. 이 결론 card는 Deck에서 탄원/간청에 대한 투표 결과가 중간 집계가 되고 나면 뽑게 되는데, 여기에는 투표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이 적혀 있답니다. 물론, '왕 맘대로 하세요'라는 Card도 있지만 말이죠... 


이렇게 3 Phase가 끝나면, 새로운 Round가 시작되고, 이런 식으로 7 Round가 끝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차기 왕위 또는 권력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밑 교섭과 어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Game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도 등장합니다. 첫번째는 왕의 건강 상태에 관계되는 Card로 2 Round부터 이 건강(Health) Card를 공개합니다. 이 내용에 따라 일부 Phase가 진행이 안 되거나 또는 그 Phase의 기본 규칙이 바뀌게 되죠. 일례로 현재 후계자가 없는 경우-지하 감옥에 갇힌 경우-에는 총애고 뭐고 상관없이 1인 1표제의 민주주의 투표가.... 나머지 2개는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데... 백성들의 분노입니다. 백성들의 분노가 치솟게 되면 반란이 야기되고, 이를 막기 위해 군대가 징집되고 하는 과정이 어전 회의에서 다루어지지만, 게임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충 Cover가 다 된 거 같네요. 7 major Character 각자의 목적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서로에게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적을 7 Round 안에 이루느냐를 달성하는 게 Player가 해야 할 일인데요... 이런 전략적인 면과 더불어, Status에 근거하여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든지, 즉, 자신보다 Status가 높으면 절대 극존칭을 사용하고 공손히 해야 한다는 사실, 왕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눈 밖에 벗어나게 되면 지하 감옥에 갇혀서 간수가 허하지 않는 한, 수당도 다른 사람과의 비밀 회동-공개 회동은 감옥에 있는 양 큰 소리 지르며 하는 건 가능-도 못 하게 된다는 등의 실제 Role을 충실히 수행하는 Party Game의 측면을 동시에 가진 꽤 기발한 발상의 Game입니다. 


사회자로서의 King의 역할이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모호한 경우의 판단 등 모든 대소사의 결정은 (아프지 않는 한) 왕께서 친히 하기 때문에 Game의 흐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Game의 승패는 얻지 못할 지언정 나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 영어 못 한다고 King을 시키다니...라고 했지만, 나름 옆에서 나보다 커다랗고 덩치 큰 애들이 Your Majesty하면서 우러러 봐 주는 척 하니 기분은 좋더군요) 그렇다고 너무 터무니없이 Game을 이끌어 가서는 안 되겠죠. 그러다간, 수라상에 독약을 넣어서 혼수상태로 보내 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죠...


Player 수가 허용하는 한에서는 이 Game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처음 도전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타 Minor Character를 부여하여 참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각 Major Character의 Status는 각자가 거느리고 있는 부하들을 나타내는 Status Card(이 Card 보유 개수가 바로 Status임)의 직업으로 하면 됩니다. 그니까, 해당 Card를 누군가가 보유하게 되면, 이 Card에 해당하는 직업을 가진 이는 그 Card를 보고 역할을 숙지한 후, 자신의 주인인 해당 Master Charcter를 위해 Game에 참여하면 되는 거죠. 일례로 간수가 되면, 지하 감옥에 투옥된 Major Character가 자신의 주인에 대해 우호적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고 행동할 수 도 있고, 뭐, 그냥 '돈이 최고야' 하고 늘 매수 당해도 되고 말이죠... :) 


개인적으로는 Playing 측면이 강한 Role Playing Game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 목적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또 theme 자체는 물론 전개 방식도 독특하다 보니, 매우 유쾌하더군요. 이걸 조선시대로 옮겨서, 영의정도 등장하고 내시도 등장하고... 뭐 이러면 또 나름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이런 Party Game을 평상시에도 즐긴다는 이 Group들이 넘 부럽더군요. 쿨럭... 이걸 한국에서는 해 볼 수 있을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