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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494]Mysterium (2015)

디자이너: Olekandr Nevskiy, Oleg Sidorenko

제작사 : Asmodee

인원수: 2~4인 

요시간: 45분


주인장이 어린시절, 겁이 참 많아서 호러 영화나 '전설의 고향'같은 단막극을 보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보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이런 이야기에 보면 참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억울하게 이 세상을 뜬 원혼들이 저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른바 구천을 떠도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쉽게는 장화홍련전이 있고....... 있네요. :)


오늘 이 글에서 소개드리는 Mysterium이란 보드게임은 바로 그 장화홍련전과 유사한 이야기를 아이디어로 해서 만든 보드게임입니다. 게임 프롤로그에 따르면 대저택에서 집사로 일하던 한 남자의 사망사건이 나오고, 이 사건은 결국 자살이라고 결론지어지고, 이 집을 살던 집주인은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그리고 몇 십여년이 지나 이 집에 살려고 온 부유하신 분께서 전세계의 유명한 심령학자들을 불러다가는 자꾸만 나타나는 귀신을 처리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심령학자가 되거나 또는 그 귀신이 되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혹여나 전투적인 분께서는 1대 다의 전투 게임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전원이 힙을 합쳐 몇 십여년전의 미궁 속에 빠진 사건을 풀어야 하는 추리협력게임이며, 게임 메카니즘으로 따지면 유령의 가이드를 받아서 나머지 심령학자가 된 플레이어들이 비밀을 풀어나가야 하는 퀴즈게임입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할 때 똑같은 구성으로 된 유령카드와 심령술카드에서 같은 번호의 카드를 정해진 갯만큼 뽑습니다. 범인, 장소, 흉기의 3가지 카테고리에서 플레이어와 난이도에 의해 미리 정해져 있는 갯만큼의 같은 번호의 카드가 정해집니다. 이 중 심령술카드는 각각 범인, 장소, 흉기에 해당되는 게임 구역에 보기 편하게 펼쳐지게 되고, 유령카드는 유령역할을 맡은 플레이어 전용 스크린 뒤의 심령학자별로 범인,장소,흉기를 하나씩 뽑아서 꽂게 됩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유령카드와 심령술카드 사이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보통 플레이어수보다 많은 장수의 카드를 뽑은 후, 유령카드에서는 플레이어수만 남기게 되기 때문에 심령학자는 더 많은 후보군 중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죠. 


심령학자들은 7번의 턴 동안에 유령이 자신에게만 제공하는 카드(이를 공개해서 심령학자들끼리 협의하는 건 상관없음)를 가지고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범인, 장소, 흉기 카드를 차례대로 찾아내야 합니다. 


엥? 심령학자 자신에게만? 이게 뭔소리야? 하실텐데요. 


게임 초기 세팅 시에 유령은 심령학자를 맡은 플레이어별로 범인, 장소, 흉기 카드 셋을 만들어 둔다고 애기드렸었죠. ㅎㅎ 그리고는 매 턴마다 각 심령학자 플레이어들에게 유령에게만 주어진 비전(기억) 카드를 한 장씩 나눠주면서 각 심령학자들에게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합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가급적 유령은 얘기를 하거나 표정을 짓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비전카드가 결국 게임의 핵심이 되는데요. 똑같은 번호와 그림 구성으로 되어 있는 유령카드/심령술카드와는 달리 비전카드는 완전히 다른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비전카드들을 유령은 7장씩 손에 쥐고 있으면서 한 장 씩 유령에게 주고 다시 덱에서 한 장을 뽑아 핸드를 채웁니다. 이 유령카드를 이용해서 분위기가 비슷하다던지 카드 내의 어떤 특정 파트가 힌트를 주고자 하는 심령술카드의 일부에 해당된다던지... 암튼 유령 맘대로 각 심령학자의 카드들에 대한 힌트로 이 비전카드들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Dixit이 즐거우신 분들이라면 이 부분이 바로 그 Dixit을 차용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실제 플레이를 해 보면 (바보같은 귀신을 맡았던 저로써는) 각 플레이어들이 제 힌트와는 반대로 움직이게 될 때, 소리도 못 내고 그냥 흐느낄 수 밖에 없는.... 아 나는 구천에 떠돌 운명인가보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ㅠㅠ 아, 이게 게임의 재미인가?


각 심령술사는 7턴 내에 자신에게 해당되는 범인, 장소, 흉기 카드를 찾아내어야지 게임의 다음 단계로 이동합니다. 한 명이라도 실패할 경우에는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고 게임은 종료가 됩니다.


모두 다 자신만의 범인, 장소, 흉기 셋을 발견했다면, 수집한 그 카드들로 각각의 Set으로 펼쳐둔 채 게임의 마지막 단게로 이동합니다. (5명이 심령학자라면 5개의 범인/장소/흉기 Set가 마련되겠죠)


유령 플레이어는 다시금 자신의 핸드 속에 있는 7장의 비전 카드를 잘 살핀 후, 펼쳐져 있는 5개의 범인/장소/흉기 Set 중에서 하나를 고른 후, 그 Set 내의 범인/장소/흉기를 가장 잘 설명할 비전 카드 1장씩 총 3장을 뽑아서는 비공개로 순서대로 테이블에 내려놓습니다. 그럼 각 심령학자는 자신의 예지력 수치(이 부분은 직접 게임하면서 알아보세요 ㅎㅎㅎ)에 따른 등급에 따라 가장 낮은 등급의 플레이어부터 정해진 장수의 카드만 혼자 본 뒤에 유령이 말해주고자 하는 카드 셋에 투표를 합니다. 예지력 등급은 1,2,3의 3등급으로 1등급은 1장, 2등급은 2장, 3등급은 3장 모두를 보고 투표할 수 있습니다.


낮은 등급부터 높은 등급까지의 모든 심령학자 플레이어들이 투표를 마치고 난 후,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범인/장소/흉기 Set가 만약 유령이 알려주고자 했던 카드 셋이었다면, 게임은 모두의 승리이자 유령은 드디어 저 세상으로 갈 수 있게 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뭐 유령은 또 구천을 떠돌게 되겠죠.....


사실 처음에 비대칭형 협력 게임이라고 해서 어떻게 구현이 되나, 그리고 규칙서를 읽었을 때도 추리게임인데 도대체 어떤 게 정답이라는 거지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중간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키포인트는 비전카드였습니다. 게임설정 상 답을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유령도 몇 십여년, 아니 백 여년이 지나 정확한 기억이 아닌 부분부분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Dixit과 같이 그림 카드로 정보를 제공하고는 그 파편의 기억을 통해서 보다 자세하게 묘사된 범인/장소/흉기 카드를 찾도록 만드는 거죠.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모두 하나만 찾게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별로 각기 다른 Set을 찾게 한 후, 마지막에 한 번 더 비전카드로 그 중에서 다시 서로가 답을 찾게 만드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뭔가 딱 부러지게 답이 나오는 게 아니고 주관적 해석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게임 호불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거 같네요. Theme를 잘 살린 메카니즘이여서 눈길은 가는데, 그 메카니즘에 대해서 호불호가 크게 정해질 거라 참 추천하기도 애매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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